[식당 리뷰] 맛있게 매운 고추장의 힘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보자. 일산 원당 '송화 원조 쭈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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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이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며 호소하고 있다.
개인마다 다양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겠지만 그 중 음식으로 풀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고전적인 방법에 더해 매운 음식. 그것도 점점 더 매운 음식으로 풀려다보니 매운맛을 탐식하는 정도가 중독 수준이다.
필자는 맵찔이는 아니지만 점점 자극적인 매운맛으로 승부하려는 고통스러운 매운맛은 극혐하는 편
매운 음식을 먹을때마다 과거 CF에서 히트쳤던 '맛있게 맵네'라며 진짜 맛있어하는 표정을 짓는 모 배우의 말투가 떠오른다.
그만큼 매우면서 맛있기까지 하기가 어렵다는 뜻일테다.
원당역 일대는 오래전부터 주꾸미볶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이 유명했다고 한다.
오래전 이 일대에 살았던 지인이 추억의 주꾸미 볶음을 먹고 싶다며 데려간 장소는 인근 모든 주꾸미집을 섭렵한 후 선택한 최종 주꾸미 맛집이었다 .
자장면을 받아들일 수 없는 세대이니만큼 아직도 표준어로 채택된 주꾸미가 어색하다.
그래서인지 필자만큼 나이먹은듯한이먹은듯한 이 일대의 간판들은 꿋꿋이이 '쭈꾸미'라는 친숙한 간판을 이름을 고집하고 있다.
짜장면을 자장면이라 부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전통적인 '짜장면'의 맛이 연상되지 않듯이 간판을 '주꾸미'로 바꿔달면 왠지 맛이 신세대 퓨전화되어 우리가 알던 전통적인 쭈꾸미볶음의 맛을 느끼지 못할듯한 느낌이 든다.
한편에선 간판을 송화원조 쭈꾸미
정문 있는 곳에선 송화보리밥의 간판을 달고 있다.
간판도 쭈꾸미와 보리밥으로 나눠 달았듯이 보리밥과 쭈꾸미가 메뉴 순위 원투에 올라와 있는것으로 보아하니 쭈꾸미볶음과 산채보리밥이 이 집의 메인메뉴인듯하다.
삼인 이상의 테이블은 수제비도 주문하는걸로 봐서 수제비도 인기메뉴인듯한데, 양을 보니 이인분 이상이니 삼인 이상이 왔을때 국물로 나눠 먹기 좋을듯하다.
다소 늦은 점심시간이었지만 제법 많은 손님들이 느지막한 점심을 즐기고 있었다.
고추가격 인상으로 리필 안된다며 ㅎㅎㅎ
또박또박 눌러쓴 안내문구가 귀엽다.
매운 쭈꾸미와 코다리구이와 잘 어울릴듯한 술로 동동주가 낙점되었다.
달큰하고 시원한 맛에 캬~ 소리가 절로 나온다.
문제의 리필 안되는 고추
큰 놈으로 줘서 리필은 고사하고 오히려 남긴 음식이다.
콩나물, 무채나물, 열무김치는 전부 비빔용
무한 리필에 많이 넣으면 넣을수록 식감과 맛이 좋아지니 가급적 듬뿍 리필해서 비벼보라.
주꾸미볶음 2인분
큼직하게 잘려진 주꾸미의 비주얼이 제법 실하다.
보리밥이 비벼먹기 좋게 큼지막한 그릇에 담겨 놔왔다.
양념이 매울 수 있으니 숫가락으로 양념까지 쓸어 퍼담지 말고 살만 살살 담아서 일단 비벼보라고 했는데, 내 입맛엔 싱거워서 남아있던 양념 모조리 투하했다.
무한리필인 콩나물과 무채나물 열무김치를 듬뿍 비벼서 한숫가락 푹 떠서 먹으니 진한 불향이 밀려왔다.
맵기가 적당하고 감칠맛이 진한 맛있게 매운맛이다.
우걱우걱 씹으니 콩나물과 무채의 아삭거림 주꾸미의 쫄깃함이 보리밥에 어우려 맛의 향연이 입안 가득 펼쳐진다.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이 신선한 쭈꾸미와 잘 어우러져 밥과 비벼먹으니 환상적이었다.
된장은 직접 담근 시골된장의 맛이다.
슴슴한 매운 주꾸미 볶음밥과 잘 어울린다.
이집 메뉴 거의 다 먹어봤다는 지인의 또 다른 추천작은 코다리구이
한눈에 봐도 살이 실하다.
적당히 꾸덕해진 코다리살과 불향 솔솔 나는 양념이 어우러져 아주 좋다.
동동주 두동이는 거뜬히 비울 각이다.
고추는 남미가 원산지로 임진왜란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해졌다고 알려진다.
지금 글을 적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는 다양한 맛의 매운 고추를 접할 수 있지만, 고추의 본고장에서의 고추 활용법은 썰어서 무쳐내는 정도로 음식의 매운맛을 살짝 더하거나 핫소스나 칠리소스의 매운 소스로 활용하는 정도이다.
고춧가루, 고추장 등등의 고추를 이용한 다양한 응용양념에 더해 그 양념을 이용한 버라이어티한 요리로 탄생시키는 곳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자부하는바, 그 중 고추장을 이용한 요리는 단연 민족의 최고 소울푸드라고 칭할만하다.
어수선한 시국에 전국민 스트레스 지수가 폭발하는 요즈음
맛있게 매운 맛으로 잠시나마 혀와 뇌를 마비시키며 행복감에 취해보길 멀리 남미에서 고추장을 그리워하는 떠돌이가 기원해본다.
<soheeele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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