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산객과 외국인들로 가득한 북한산이지만 경치도 좋고 사람도 없는 코스를 추천한다면 저는 단연코 영봉을 추천합니다. 영봉은 아마도 북한산에서 제일 뷰가 좋지만 제일 사람이 없는 코스이기도 하고, 저도 아주 초보때 올라서 몇 년은 찾지 못했던 코스이기도 합니다.

항상 그렇듯 조금 어렵지만 돌아서 육모정에서 올라야 제대로 영봉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코스입니다. 코스 안내는 두 번이나 했기에 오늘은 영봉에서 본 북한산 단풍 위주로 소개해 보겠습니다.

영봉은 북한산을 대표하는 인수봉을 보기 좋은 곳입니다. 북한산을 오르다 명을 달리한 산악인들을 기리기 위한 비석들이 이 봉에 세워져서 영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현재는 이 비석들은 모두 철거되어 도선사 부근 무당골에 합동 추모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은근히 단풍이 멋진 곳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쇄락한 MT촌인 우이동 계곡을 지나서 걷다보면 용덕사와 영봉이라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이쪽으로 들머리를 잡습니다. 작은 암자인 용덕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입니다.

이 코스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이유는 육모정고개까지 오를때 경치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그나마 지금철에는 단풍이 그 무료함을 달래줍니다.

이 코스의 유일한 계단을 오르면 육모정 고개입니다. 예전에는 이쪽에서 도봉산 오봉으로 가는 코스도 있었는데 지금은 막혀 있습니다. 중간쯤 왔으니 딱 쉬어가기 좋은 곳입니다. 예전에 부근에 육모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나 봅니다.

이실직고하자면 이런식으로 올해 단풍은 붉게 물들기전에 말라버린 느낌입니다. 더워서 그런거 같아요. 

상태가 좋지 않기는 하지만 그래도 단풍은 멋집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이곳 저곳 멋진 단풍이 눈을 홀립니다. 

초보때는 정말 아찔하게 올랐던 곳입니다.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지만 기왕이면 장갑 하나 준비하면 좋습니다. 

아마 상장능선으로 기억하는데 이곳 단풍이 절정입니다. 다만 이 부근은 탐방금지구역이라 가면 안됩니다. 눈으로만 담으세요.

이 부근이 높아서인지 사방팔방 전망이 좋습니다. 날이 흐려 단풍이 멋지지는 않네요.

여기서 보면 참 아파트 많은 서울입니다. 

능선길로 올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바위에 오르면 영봉을 만날 수 있습니다. 

여기가 영봉입니다. 저 인수대에 암벽등반하시는 분들도 보이는 명당이죠. 딱히 정상석은 없지만 이 소나무가 정상석 같은 느낌입니다. 

조금 더 위로 오르면 더 멋진 포즈로 영봉을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제법 터도 넓어서 식사하기도 좋구요.

영봉에서 하루재까지는 약 200미터에 불과하지만 급경사라서 아주 조심해서 내려옵니다. 등산은 등산할때보다 하산이 더 조심해야 합니다. 하루재는 백운대를 오르는 정상까지 정류장 같은 쉼터 같은 느낌이라 항상 사람이 북적북적합니다.

북한산 단풍 

약 30분 정도 내려오는 길 곳곳에 단풍 스팟이 있습니다. 그곳마다 사람들이 추억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붐비는 등산 들머리지 싶은 백운탐방지원센터입니다. 외국인도 정말 많습니다. 

이길의 단점은 우이역까지 지겹게 내려서야한다는 거. 개인적으로는 친환경 셔틀 버스를 운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금 2천원 정도해서 운행하면 주차난도 줄고 아주 좋을 텐데 말입니다. 즐겁게 북한산 단풍구경하고 하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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