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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리뷰] 설 명절 연휴에 무료 입장 가능한 경복궁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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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이번 설 연휴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하다. 지난해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올 설 명절부터 자체적으로 차례를 지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어느 한 해도 본가를 내려가지 않은 적이 없다. 여수로, 남원으로,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에 기차표를 몇 달 전에 끊어서 내려가기도 했고 자리가 없으면 입석으로 가기도 했다. 기차표 예매가 안되는 때엔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했다. 어느 땐가는 차를 몰고 내려가는데 폭설이 내려 여수까지 29시간 걸려서 도착하기도 했다.

 

내게 귀향길은 어찌 보면 추억이고, 어찌 보면 고통이었다. 올해 설부터 이런 스트레스가 없어졌으니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한 기분도 든다. 그렇다고 집안에서만 가만 있기 뭐해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서울 4대 궁궐을 명절 연휴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고 서둘러 가족과 나들이에 나섰다.

 

경복궁 근정전

 

 

목적지는 경복궁으로 정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궁궐이다. 경복궁 주변엔 차를 주차할 데가 없으니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601번 버스는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성산대교를 건너 연세대학교와 경복궁, 광화문을 거쳐 대학로까지 왕복하는 노선이다.

 

경복궁 버스 정류장에 내렸는데 매서운 겨울바람이 부는데도 동남아인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옷깃을 여미며 발을 동동거린다. 이런 날씨에 왜 관광을 왔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1 365일 더운 날씨인 동남아에서 한국의 추운 날씨도 멋진 관광 아이템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 건널목을 지나 경복궁 입구인 광화문을 들어서자 입이 떡 벌어졌다. 눈발이 날리고 엄청 추운 날씨에 엄청난 사람들의 인파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한국인들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다. 요즘엔 명절 연휴에 차례를 안 지내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더니 그제서야 이해가 된다.

 

광화문

 

무료 입장이라 사람들이 많다.

 

설 연휴 무료관람 안내

 

 

가족과 경복궁을 방문한 건 10여년 만이다. 우리 아들 초등학교 무렵이었으니 아마도 10년은 훌쩍 지난 듯하다. 사무실이 경복궁 옆에 있어도 주변 돌담길만 수없이 걸었지 안에 들어올 생각은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본 경복궁 근정전은 엄청나게 커 보였다. 국보 223호로 지정되어 있는 근정전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대의 목조 건축물 중 하나라고 한다. 1395년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정궁으로 경복궁을 조성할 때 가장 중추 건물로 중건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968년 흥선대원군이 다시 재건했다.

 

외국 관광객들이 상당하다.

 

중요 행사가 치뤄졌던 근정전

 

국내 가장 큰 목조 건축물 근정전

 

 

경복궁 근정전은 조선 왕조가 외국 사신을 맞이하거나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올릴 때 국가의식이 치러지는 장소였다. 대표적인 게 국왕 즉위식이다. 정종, 세종, 세조, 성종, 중종 등이 이 곳 근정전에서 즉위식을 치렀다. 과거시험도 이 곳에서 치룬 것으로 전해진다.

 

근정전 옆 수정전

 

 

경복궁의 두 번째 건물 경회루로 발길을 돌렸다. 경회루는 경복궁에서 파티를 하는 공간으로,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사신이 왔을 때 연회를 베푸는 장소로 사용했던 누각이다. 처음 지었을 때는 규모가 작았으나 태종 대에 증축하면서 규모를 키웠다고 한다. 단일 평면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누각이다경회루는 연못(연지)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데 세 개의 돌다리를 설치해 육지와 연결했다. 하나의 큰 섬과 두 개의 작은 섬으로 조성되어 있고 가장 큰 섬에 경회루가 서 있고, 작은 두 섬에는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경회루

 

경회루의 웅장함

 

 

경복궁 하면 누구나 아는 또 다른 곳, 향원정을 향해 간다. 경복궁 후원 영역에 조성된 조선시대의 2층 육각 목조 정자이다. 경복궁 북쪽 후원에 있는 향원지 내의 가운데 섬 위에 건립되었다. 왕이나 왕족들이 휴식하고 소요하던 침전의 후원이다. '향원(香遠)'이라는 어원은 '향기가 멀리 간다'는 뜻으로 북송대 학자 주돈이가 지은 애련설에서 따온 말이라고 한다.

 

향원정은 향원지라는 연못 가운데에 위치해 있는데 이 곳으로 들어가기 위한 목교인 취향교도 눈에 띈다. 언뜻 옛날에 저런 다리가 있었나? 할 정도로 현대식 다리처럼 보이지만 6.25 때 부서진 것을 고증을 토대로 1953년에 복구하면서 남쪽에 있던 다리를 북쪽으로 옮겨 2021년 복원했다고 한다.

 

향원정

 

향원정으로 들어가는 다리 취향교

 

 

어이없는 역사적 사실 중 하나는 을미사변때 명성황후의 시신을 불태우고 남은 재를 이 곳 향원지에 뿌렸다는 것이다. 향원정 위쪽에는 명성황후가 묵었던 건청궁이 있다. 건청궁은 경복궁 후원에 있는 궁궐로, 1873년 조선왕조 역대 임금의 초상화인 어진 등을 보관할 목적으로 지어졌다가 1895년 명성황후 시해 사건인 을미사변이 있기까지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로 사용되었다.

 

명성황후가 시해된 건청궁

 

 

건청궁은 을미사변 이듬해인 1896년 고종이 러시아 공관으로 거처를 옮긴 후 일제는 1909년 건청궁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조선총독부 미술관을 지었다. 이 미술관은 해방 후 한동안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사용되다가 1998년에 철거됐고 2007 10 18일 일제가 철거한 건청궁이 복원돼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건청궁 복원공사는 경복궁 복원·정비사업의 5단계 사업인 광화문 및 기타 권역 복원·정비계획의 일환으로 2007년 완공됐다.

 

생뚱맞은 경복궁 내 화장실

 

 

경복궁을 걷다가 한 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 있었다. 경회루 뒤쪽으로 나가다보면 화장실이 하나 나오는데, 이 화장실이 궁궐 내에 있는 게 맞나 할 정도로 생뚱맞게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궁궐 내에 있는 화장실이 옛 전통 건축물처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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