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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좌충우돌 유럽 가족여행기⑦ 스위스에서 떼제베 타고 프랑스 파리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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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스위스에서 아침 일찍 마지막 조찬을 먹고 호텔을 나섰다. 덩치 큰 캐리어를 끌고 인터라켄 서역으로 걸어가면서 주위를 둘러본다. 기온은 봄 날씨 같은데 주위 높은 산 정상에는 여전히 잔설들이 쌓여 있다. 사진으로 담기엔 부족해 눈 속에, 가슴 속에 담고 인터라켄에서 스위스 북부 도시 바젤행 SBB 기차를 탔다.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가는 직행 기차는 취리히에서도 있지만 바젤이 가장 가깝다. 바젤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접하고 있는 도시인데, 취리히나 제네바에서 출발하는 기차들도 모두 바젤역을 거쳐야 프랑스로 갈 수 있다. 그래서 바젤역 떼제베 노선이 가장 많다.

 

떼제베 릴리아

 

 

스위스 바젤에서 프랑스 파리로 가는 떼제베 직행 기차는 바젤 SBB역에서 출발해 파리 리옹역(Gare de Lyon)이 종착지다. 기차 운행은 프랑스 국유철도 SNCF와 스위스 연방철도 SBB에서 공동 운행하는 떼제베 릴리아(TGV Lyria)이며 배차는 하루에 약 6대 정도로 2~3시간에 1대 꼴로 있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까지의 기차 이동 시간은 3시간 4~8분 소요된다.

 

떼제베는 많이들 아는 것처럼 우리나라 초창기 KTX의 모델이다. 떼제베 열차를 그대로 들여와 우리나라 KTX로 운행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직접 타본 떼제베는 KTX와 완전 다르다. 일단 2층 열차가 대부분이다. 우리가 탔던 것도 2층이다. 땅 덩어리가 넓고 이동 인구가 많다보니 유럽엔 2층 열차가 많다. 속도 역시 우리나라 KTX는 최고 속도 300km인데 우리가 탄 떼제베는 언뜻 전광판에서 340km정도를 오르락내리락했다. 보통 6개월 전부터 떼제베 기차표 예매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우린 한달 전쯤 예매했다. 2등석으로 자리 지정석이다. 4가족이 서로 마주보는 자리로 예매했다.

 

바젤역에 도착해 전광판을 보는데 프랑스 파리로 가는 떼제베가 보이지 않는다. 파리행 떼제베가 오후 1230분인데 우리가 바젤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무렵. SBB 사무실에 물어보니 여기가 프랑스 파리로 가는 기차역이 맞단다. 그리고 전광판에 뜬다니 기다리라고 한다. 점심을 먹고 와서야 전광판에 우리가 타고 갈 떼제베가 나타난 걸 볼 수 있었다. 전광판은 30분 정도 후까지만 나타나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괜히 쫄았다.

 

인터라켄 서역에서 기념컷

 

바젤역 내부

 

동그라미 친 곳이 바젤. 스위스와 프랑스의 국경 부근이다.

 

 

우선 근처에서 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검색해보니 근처에 커다란 푸드코트가 있는데 거기가 괜찮단다. 또 하나 기차역 화장실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 무려 2프랑이다. 우린 푸드코트에 가서 화장실부터 가기로 했다. 캐리어를 끌고 역사 밖으로 나왔다. 여기는 취리히나 인터라켄과는 분위기가 또 다르다. 전기로 움직이는 트램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타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서 기념사진 하나 찍고 패스.

 

5분 정도 걸어가 도착한 푸드코트는 제법 컸다. 우선 다들 화장실부터 다녀오고(이곳 화장실은 무료였다) 자리에 앉아 둘러봤다. 여느 대형 마트 푸드코트처럼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요리를 개별 주문할 수 있다. 우린 일식 라멘 비슷한 것과 인도요리를 주문했다. 가격은 상상 초월이다. 4명이 먹는데 10만원 가까이 나왔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부랴부랴 먹고 바젤역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광판에 나온 플랫폼을 찾아 내려갔으나 문제는 1등석과 2등석 구분이 애매해서 엉뚱한 곳에서 기다리다가 정작 기차가 도착해서야 짐을 끌고 헐레벌떡 뛰어야 했다. 객차 외관에 1등석과 2등석이 숫자로 크게 표시되어 있다.

 

바젤에서 트램

 

우리가 탈 떼제베 릴리아

 

 

우리 가족이 유럽 여행을 준비할 때 가장 심각하게 고려한 것이 소매치기에 대한 위험이었다. 블로그 여기저기에 올라온 소매치기 사례는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스마트폰이나 지갑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무거운 캐리어를 훔쳐간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래서 손목에 걸 수 있는 스마트폰 고리와 캐리어를 묶을 수 있는 스프링 자물쇠 등으로 중무장했다. 떼제베를 타서 캐리어끼리 묶었는데 캐리어 보관소가 출구 쪽에 있다 보니 나중에 리옹역에 도착해 이걸 푸느라(번호키를 풀려면 통로를 막아 사람들이 나가지 못한다) 애를 먹기도 했다.  

 

어쨌든 우리는 바젤 SBB 역에서 프랑스 파리 리옹역까지 3시간만에 도착했다. 중간에 티켓 검사 한 번만 받았을 뿐 국경을 넘나드는데 여권 검사나 출입국 검사 따위는 없었다. 역시 유럽은 여행하기 참 좋은 곳이다.

 

떼제베에서 본 프랑스의 들판 풍경

 

 

파리 리옹역(Paris Gare de Lyon)은 파리 도심에서 쎈강 북동쪽에 있다. 구역상으로는 파리 12구에 있다. 리옹역이지만 파리 남부에 있는 프랑스 제3의 도시인 리옹과는 거리가 멀다. 그 주변 도시로 가는 기차역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보통 출발지를 기준으로 기차역 이름을 짓지만 서양에서는 도착지를 기준으로 한단다. 그래서 파리 리옹역으로 떼제베가 정차하는 전용 역이다. 1900년에 세계엑스포 전시장으로 건설한 건물을 그대로 쓰고 있고 밖에서 보면 영국 국회의사당의 시계탑 빅벤을 연상케 하는 시계탑이 설치되어 있다고 하는데 우린 바로 전철을 타야 해서 외관은 아쉽게도 보질 못했다.

 

파리 리옹역

 

 

참고로 리옹역에는 메트로 1호선, 14호선이 있고 RER A, D호선이 있다. 이 가운데 1호선은 쎈강을 따라가도록 노선이 되어 있는데 개선문, 콩코드광장, 루브르 박물관을 갈 수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의 파란만장한 34일이 시작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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