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칼럼] 맥도날드는 한국 시장이 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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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맥도날드 본사가 한국에 진출해 패스트푸드 햄버거 사업을 시작한 지 38년 만의 일이다. 이미 미국 맥도날드는 몇 해 전부터 국가별 법인을 매각해 왔다. 이번에 한국 맥도날드의 주인으로 손을 든 카타르의 '카말 알 마나'는 튀르키예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서 맥도날드를 운영해 왔고 이번에 한국까지 손에 넣게 된 것이다.
미국 맥도날드는 국가별 사업권을 판매하고 로열티만 먹는 방식으로 전 세계에서 돈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소비자들은 소외되고 기존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생각해 볼 일이다. 이미 광고로 길들여진 언론은 이런 어두운 면을 누구도 살펴보지 않고 있다.
오래 전부터 한국 맥도날드는 경영난이었다. 매출액에 비해 남는 게 별로 없는 그런 허망한 장사를 하던 끝에 대표 제품인 빅맥의 이름이 무상하게 크기를 심각하게 줄여서 지금은 스몰맥이라는 소비자의 비아냥을 들을 정도다. 당연히 재료는 줄이고 가격은 높였으니, 수익성이 좋아져야 할 텐데 도대체 장사를 어떻게 하는지 그래도 수익을 못 내고 마이너스를 계속하고 있다(그 이유는 칼럼 말미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미국 본사는 어떻게 되었든 매각을 최후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듯싶다.
소비자들은 낮아지는 품질에 어이없고, 10년이 되어 계약 연장을 기다리던 점주들은 하루아침에 생활 터전을 잃게 생겼다. 본사가 매각과 함께 10년차 연장 사업자와의 계약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하면서 어렵게 일궈온 사업을 하루 아침에 빼앗기게 된 것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사가 임대하고 그 운영권을 점주와 체결하는 방식이어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 사업자는 하루아침에 일터가 없어진다.
식중독, 대장균 버거, 코로나 등의 어려움을 함께했던 점주들의 배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10년 영업을 하고 영업권 재연장을 안 해준 한국 맥도날드를 대상으로 소송을 시작했지만,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을 내세운 한국 맥도날드를 이길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고, 12월 12일 증인 신문이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기업가 정신이 오로지 이익에 기반하는 최근의 트렌드에 따르면 법원도 기계적인 판단을 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한국 맥도날드 같은 방식의 가맹사업은 점주가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점포는 한국 맥도날드가 임차하고 점주가 이를 전대하는 방식으로 가맹 사업비 2만 2,500달러 이외에 10년간의 운영권 및 시설 임차비로 최소 5억에서 10억 원을 지불하지만, 계약 종료 후 소멸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계약 연장이 안 된다면 아무것도 건지는 것 없이 그냥 손을 털어야 한다.
현재의 가맹사업법이 10년 계약갱신권을 보장하는 것은 약자인 점주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맥도날드가 이를 교묘하게 이용했던 것. 즉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10년 된 매장을 직영 체제로 전환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경영전략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이면 신규 진출 매장에는 10년간 열심히 일해서 매장을 키워줄 어리숙한 점주를 끌어드리면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리고 매장이 잘 성장하면 계약 갱신 없이 본사 직영으로 돌려버리는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이용당한 점주 입장에서는 정말 열불 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점주와 소비자를 봉으로 인식하는 한국 맥도날드는 1조가 넘는 매출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카타르 기업은 매년 적자인 한국 맥도날드를 덜컥 인수했다. 왜 인수를 했을까? 본사 입장에서는 적자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일까?
한국 맥도날드의 적자는 매출에 로열티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재무제표에서 적자가 나도록 유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덕분에 한국에서 법인세를 단 한 푼도 안 내고 있다. 미국 본사는 막대한 로열티 수입이 생기지만 한국 맥도날드는 매년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불법적인 요소는 없다. 그러나 이런 식의 회계 테크닉을 활용해 해당 국가에서 세금을 회피하고, 본사를 배불리는 것은 대한민국에 빨대를 꽂고 단물만 빨아먹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걸 좋다고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는 한국인 임직원들의 국적이 어디인지 묻고 싶다.
2022년 이후 미국 본사로 보낸 로열티만 1,306억 원이다. 1조 1,181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2023년에는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03억 원,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319억 원으로 2019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계속해서 매출이 좋은 매장을 직영으로 돌리면서 수익성을 강화해 이제는 미국과 카타르 양쪽에서 빨대를 꽂는 형세가 되었다.
K푸드가, K팝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산업의 단물이 국내로 흘러 들어오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경제 체력은 앙상한 뼈대만 남을 수밖에 없다. 아무 생각 없이 사먹는 햄버거 하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사람들은 모른다.
<susi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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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윤지상I기자의 최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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