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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리뷰] 인간과 기계의 경계 ‘휴머노이드 로봇’, 어디까지 발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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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한아름 기자] SF영화 속 인간 같은 로봇이 현실화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간을 닮은 기계, ‘휴머노이드 로봇이 있다. 과거의 로봇이 반복 작업에 최적화된 기계 장비에 가까웠다면, 오늘날의 휴머노이드는 사람처럼 걷고, 물건을 집고, 말을 이해하며 작업을 수행한다. 외형은 물론 동작과 인식, 심지어 판단 능력까지 인간에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두 팔과 두 다리를 가진 이족 보행 구조를 기본으로 하며, 손과 머리, 관절 움직임까지 사람과 유사하게 설계된다. 그 핵심에는 인공지능, 기계공학, 센서 기술, 제어공학, 컴퓨터 비전 등 다수의 첨단 기술이 복합적으로 융합되어 있다. 2025년 현재, 이 기술들은 실험실 단계를 넘어서 실제 산업 현장, 물류 창고, 병원, 가정에 이르기까지 점차 현실에 적용되고 있다.

 

이제 로봇은 쿵푸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다. 이미지=유튜브 영상 캡처

 

 

로봇 기업들의 경쟁 구도

대표적인 기업들로는 미국의 Boston Dynamics, Figure AI, Tesla, Agility Robotics, 캐나다의 Sanctuary AI, 중국의 Unitree Robotics, UBTech 등이 있다. 이들은 자사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용도에 최적화된 인간형 로봇을 선보이고 있다.

 

Boston Dynamics는 백덤블링, 파쿠르로 유명한 ‘HD Atlas’를 통해 인간형 운동 능력의 한계를 넓혔으며, 현재는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전기식 신형 ‘Atlas’를 산업용으로 개발 중이다. 신형 Atlas 2025년부터 한국과 미국 내 현대차 공장에 배치되어 부품 조립과 물류 운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Figure AI BMW와의 협업을 통해 ‘Figure 01’을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했으며, OpenAI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접목해 자연어 작업 지시와 대화가 가능하다. Sanctuary AI ‘Phoenix’ 24시간 내 새로운 작업을 습득할 수 있는 AI 학습 능력을 기반으로 다목적 산업 환경에 도전하고 있다.

 

Tesla ‘Optimus’를 통해 자사 공장 자동화를 실현 중이며, 2026년부터 외부 기업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Unitree Robotics ‘H1’, ‘G1’이라는 고속 휴머노이드로 백덤블링과 측면 회전까지 가능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주요 기업별 휴머노이드 로봇 비교

 

 

신생 기업들의 기술 실험

기존 대기업 외에도, 기술과 속도를 앞세운 스타트업들의 부상도 두드러진다. 미국·유럽·중국에서 등장한 신생 기업들은 저비용 고성능, 생체모방 구동, AGI 학습 구조 등 독창적인 방향성을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과 폴란드에 기반을 둔 Clone Robotics는 인공 근육 ‘Myofiber’를 사용해 인간의 근골격계 구조를 모사한 ‘Protoclone’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206개의 뼈 구조와 1,000개 이상의 인공 근육으로 움직이며, 인간에 가장 근접한 생물학적 동작을 구현하고 있다.

 

Apptronik ‘Apollo’ Mercedes-Benz 공장에서 실제 조립 작업을 보조하고 있으며, 교체식 배터리와 정밀한 힘 제어 기술로 실용성을 강조한다. 노르웨이의 1X Technologies는 가정용 이족보행 로봇 ‘NEO Gamma’를 출시해 안전하고 정교한 가사 보조 기능을 선보였다. 중국의 Fourier Intelligence는 재활 보조와 노약자 간병에 특화된 ‘GR-1’ 로봇으로 의료 현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기술의 3대 흐름: 생체모방, AI, 상용화

2025년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의 기술 동향은 크게 세 가지 흐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생체모방 기술의 부상이다. 단순한 모터 중심 기계 구조에서 벗어나, 인간의 근육과 관절 구조를 모사하는인공 근육’, ‘고자유도 관절’, ‘고토크 액추에이터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Fourier GR-1 300Nm 이상의 토크로 50kg 하중을 지지하며, 이는 산업용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보여준다.

 

둘째, 인공지능 통합의 가속화다. LLM 기반 음성 인식, 강화학습, 멀티모달 AI 기술이 접목되며, 로봇이 작업을 자율 학습하고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Figure AI, 1X Technologies, Sanctuary AI 등은 대규모 언어모델과 센서 데이터를 결합해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셋째, 상용화와 가격 경쟁이다. 고가의 실험용 로봇에서 벗어나 1~3만 달러대의 로봇들이 산업, 교육, 가정용 시장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RobotEra, Unitree, UBTech 등은 이 영역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가형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산업과 일상으로 들어오는 로봇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휴머노이드는 점차 현실의 노동 환경과 생활 공간에 스며들고 있다. BMW, Mercedes-Benz, Tesla, 현대차 등의 글로벌 제조업체는 이미 자사 공장에 로봇을 투입해 조립, 운반, 검사 작업에 활용 중이며, 재활 병원, 간병 현장, 가정 내 조리·청소 작업에 투입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는 휴머노이드의 도입으로 작업자의 피로도 감소, 작업 일관성 향상, 위험 환경 대응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일부 공장은 이미 사람과 로봇이 나란히 협업하는 생산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동시에, 고령화 사회와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가정용 휴머노이드 수요도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휴머노이드 개발은 민간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대차는 Boston Dynamics를 인수하며 Atlas 기술을 내재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통해 2족 보행 기술을 확보 중이다. LG전자와 두산로보틱스도 로봇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차원의 전략은 다소 미비하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부가 추진한 ‘K-휴머노이드 연합은 실행 조직 구성의 지연으로 표류하고 있으며, 규제 및 인증 체계도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공공 리더십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향해

기술이 현실을 따라잡고 있는 지금, 중요한 것은어떻게 사회가 로봇을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다. 일자리 대체, 개인정보 보호, 로봇 책임 문제 등 다양한 사회·윤리적 이슈가 부상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한 제도 마련과 윤리적 기준 정립이 시급하다.

 

국제표준화기구(ISO) 2025년 휴머노이드 로봇의 안전 기준을 제정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AI·로봇 윤리 가이드라인을 2026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한국도 로봇 윤리 위원회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기계와 인간의 경계가 점점 옅어지는 지금,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간의 노동, 관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로봇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지, 이제는 그 질문에 답할 차례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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