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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리뷰] 애플의 야심작 ‘비전 프로’, 아이폰의 영광 재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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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지난 6월에 개최한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 2023(WWDC 2023)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끈 주제는 증강현실(AR)을 넘은 혼합현실(MR)이다. 애플의 MR 디바이스비전 프로(Vision Pro)’의 실물도 첫 공개됐다. 2014년 애플워치를 선보인 후 새로운 디바이스를 내놓은 건 9년만이다.

 



사진=애플

 

AR 기기에 몰빵한 페이스북이 사명까지메타로 바꾸고 이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AR은 여전히 요원한 뜬구름 같은 시장인 상황에서 애플이 발표한 헤드셋 비전 프로가 AR 시장을 뛰어넘어 MR 시장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발표하면서 비전OS의 첫 번째 베타 버전과 함께 비전 OS 소프트웨어 SDK 및 시뮬레이터를 공개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비전 프로는 VR 헤드셋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애플 기기와 통합돼 기능이 확장될 것이라는 게 애플의 주장이다.

 

비전 프로는 어떤 헤드셋인가?

애플이 공개한 비전 프로는 엄밀히 말하면 혼합현실(MR) 헤드셋이다. VRAR을 접목시켜 한 단계 뛰어넘은 MR 제품이다. 영화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스키 고글 같은 기기를 쓰고 가상현실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머리에 쓰면 가상세계를 모험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하던 모든 일을 비전 프로 하나로 할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가상의 창을 만들어 다양한 앱을 구동하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마우스 대신 눈동자로, 손끝으로 커서를 움직일 수 있다.

 

30미터 크기로 화면을 키워서 영화에 몰입할 수도 있다. 작은 헤드셋 안에는 고성능 칩과 함께 12개의 카메라, 6개의 마이크가 숨겨져 있다. 주변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가상 이미지와 섞어서 보여줌으로써공간 컴퓨터가 된다고 애플은 말한다.

 

애플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비전 프로의 주요 특징들이다.

 

“MacOS, iOS iPadOS를 구축한 수십 년 간의 애플 혁신에 기반을 둔 visionOS는 기초부터 새롭게 설계되어 공간 컴퓨팅의 저지연성 요건을 충족한다.”

 

그 결과로 나온 혁신적인 운영체제는 강력한 공간 경험을 제공하면서 사용자의 주변 환경을 활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일터 또는 가정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visionOS는 완전히 새로운 3D 인터페이스를 선보이며 디지털 콘텐츠의 모습이나 분위기가 사용자의 물리적인 세상 속에서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자연광에 동적으로 반응하며 그림자도 드리워 사용자가 공간의 크기감과 거리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가 공간 콘텐츠를 탐험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애플 비전 프로는 사람의 눈과 손 그리고 음성으로 제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입력 체계를 도입했다. 사용자는 단순히 시선을 고정하거나 움직여 앱을 브라우징하고 두 손가락을 맞대어 꼬집듯이 앱을 선택하고 손목을 위아래로 까닥여 스크롤하거나 목소리로 지시할 수 있다.”

 

애플이 새롭게 얘기한 공간 컴퓨팅은 무얼 말하는 걸까? 애플의 기술 개발 그룹 부사장인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처음부터 시스템의 거의 모든 측면을 발명해야 했다. 긴밀한 통합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으로 우리는 강력한 개인 컴퓨팅 기능을 콤팩트하고 착용 가능한 폼 팩터에 결합한 고유한 공간 컴퓨터를 설계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사진=애플

 

기존 제품들과의 차별화 포인트

애플 비전 프로는 두 가지 포인트가 관심을 끈다. 하나는 이 헤드셋에 전체 화면과 대형 화면의 이미지를 제공하는 영화관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콘텐츠를 4K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메타버스에서 더 나아가 콘텐츠를 시청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중점을 둔 애플의 선택은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다.

 

또 다른 하나의 포인트는 애플이 공룡 미디어 기업인 디즈니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WWDC 2023에는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이 직접 등장해 디즈니의 다양한 브랜드를 묘사한 영상을 선보였다. 특히 이 영상에서는 시청자가 <만달로리안> 시리즈의 한 장면을 보고, 가상으로 재현한 <스타워즈>의 사막 행성인타투인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밥 아이거 디즈니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오늘 보여준 영상은 애플 비전 프로를 통해 여러분의 세상에 디즈니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 중 일부에 불과하며, 앞으로 몇 달 안에 더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렸다.

 

애플의 차별화는 몇 가지 기술에 기인한다. 첫째는 비전 프로에 애플 자체 CPU M2칩을 사용했고, VR 전용칩으로 새로 개발한 R1칩을 사용했다. M2, R1모두 범용적으로 구할 수 없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칩으로 타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기술적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에서는 소니가 제작한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다. 4K급 해상도를 구현하며 범용 제품이 아닌 비전 프로용 디스플레이를 별도로 제작했다. 또한 비전프로 외부에는 내부의 표정을 디스플레이에 구현해 주는 '아이사이트(Eyesight)'란 기술을 적용했다. 내부의 표정을 외부로 재송출하는 다분히 애플스러운 기술을 구현했다.

 

물론 비전 프로가 전혀 새로운 제품은 아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퀘스트3를 출시할 예정인 메타를 중심으로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소니 등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글로벌 플랫폼 회사와 MR기기 개발에 돌입했고 삼성에서도 구글, 퀄컴과 협력해 새로운 경험공유 XR폼팩터를 출시하겠다고 했다가 비전 프로를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인지 출시를 6개월 연기했다. 물론 아직까지 내놓은 제품 중에서도 성공한 제품은 없다. 하지만 팀쿡은 비전 프로를 공개하면서원 모어 씽’, 하나만 더 말하겠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내놓을 때 주목을 끌기 위해 썼던 문구다. 그만큼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강조하기 위함이다.

 


애플의 '원 모어 씽'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앱 스토어에 버금가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

팀쿡은 비전 프로를 통해 아이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스마트폰의 원조는 아니지만 스마트폰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는 건 새로운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발표하고 1년 뒤 앱 스토어를 공개했다. 앱 스토어는 세상의 모든 걸 바꿔놓았다.

 

앱 스토어로 인해 소셜 네트워킹이 보편화되고, 인스타그램과 틱톡 같은 인플루언서의 세계가 등장했으며, 차 안에서의 화상 줌 통화가 가능해졌다. 오디오 및 비디오 팟캐스트는 주요 매체로 부상했고, 구글 지도는 수억 가지의 길 안내를 제공한다. 레스토랑 메뉴를 QR코드로 볼 수 있고, 수많은 게임은 주머니에 들어갔다. 시리와 같은 음성 기반의 개인 비서가 등장했고, 와인 한 병을 스캔하면 자세한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앱 스토어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수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과 업무 방식을 바꾼 것은 바로 스마트폰 앱이다.

 

비전 프로가 아이폰의 영광을 재현할 것이라고 애플은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는볼륨(Volumes; 정의된 경계 내의 3D 콘텐츠)’, ‘공유 공간(Shared Space; 공간에 띄워지는 둘 이상의 앱)’, ‘풀 스페이스(Full Space; 전체 시각 환경을 차지하는 하나의 앱)’, 가상 세계 또는 본격적인 VR로 연결되는 포털 등의 개념이 포함된다.

 

사용자는 비전OS를 통해 테이블이나 벽 등 어떤 표면에도 컨트롤이나 디스플레이를 배치할 수 있다. ‘여행 모드는 애플이 비전 프로를 어떻게 여행(또는 출장)에 적합하게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며, 이는 출장 중에 가능한 작업과 커뮤니케이션의 종류를 변화시킬 수 있다.

 

서드파티 앱 외에도 비전 프로에는 애플 앱이 함께 제공된다. 비전OS 베타에는 나의 찾기, 연락처, 파일, 프리폼, ,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즈, 메시지, 지도, 캘린더, 사파리, 애플 뉴스, 지갑, 사진, 설정, 단축키, 건강, 미리 알림 등 20개 이상의 기본 제공 앱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애니모지 스티커, 가족 앱, 이벤트 보기, 내 리모컨 찾기, 게임 센터, 로그인, 환경 설정, 프린트 센터, 빠른 보기, 사이드카, 비행 테스트, 수면 위젯 등 비전OS에 특화된 기능도 있다. 미루어 짐작해보면 언젠가는 애플의 공간 컴퓨팅 제품이 소비자의 생활 방식, 의사소통 방식, 노는 방식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애플

 

그렇다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우선 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로 보인다. 스키 고글처럼 보이는 기기 하나에 450만원이나 한다. ‘프로라는 단어가 붙은 만큼 저가 모델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무게도 단점이다. 이 헤드헷을 착용해본 사람들은 비전 프로가 광대뼈에 압박감을 줄 정도로 무겁고 답답하다고 얘기한다. 장시간 사용할 경우 디스플레이가 접하는 부분이 뜨거워지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물론 배터리가 2시간밖에 안되니 더 오래 착용하기는 힘들다.

 

결론적으로 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인 게 맞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이 열리기 전의 과도기적인 현상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술 애호가들은 스마트폰이 정점에 달했으며 더 개선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이 바통을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가 이어갈 거라는 진단이다.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을 열었던 것처럼, 애플워치가 스마트워치 시장을 열었고, 콩나물 같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던 에어팟이 블루투스 이어폰이란 시장을 새로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가 메타버스 시장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 애플은 애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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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곰돌이아빠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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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아빠I리뷰어
2023-08-07 14:40
애플이면 다 되는 것 같지만 VR & AR부분에서는 무엇보다

1. 너무 비쌈
2. 아직 시장 미 성숙
3. 과연 효과가 있을까 등등의 이유로 저는 부정적으로 봅니다.

이 제품 발표 시점에 2년간 보유하던 애플 주식 익절하고 손을 땠습니다.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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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8-07 14:50
제가 보는 관점도 비슷하긴 했습니다. 3가지 다 인정합니다. 다만 애플을 믿고 싶었던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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