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리뷰]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의 백미 <체부동 잔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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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역 주변에는 조선의 4대 궁궐이 모여 있고 북촌과 서촌 한옥마을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다. 점심 무렵에 나가보면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외국 관광객들이 어찌나 이뻐 보이는지 눈을 뗄 수가 없다.
경복궁역 1번 출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나오면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옛날에는 금천교 시장으로 불렸던 곳이다. 시장 입구에 고려시대부터 금천교라는 다리가 있었는데 그 다리의 이름을 따서 금천교 시장으로 불렸단다. 1950년대에는 미군기자클럽이 있었는데 사직터널 공사를 시작하면서 이곳에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80년대 정부종합청사 지하철역(현 경복궁역)이 개통되면서 바로 옆의 통인시장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노포 맛집들이 몰려 있는 시장으로 통했다. 올해 2월부터는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가 차 없는 거리로 탈바꿈했다. 150미터 남짓 되는 거리를 따라 호롱이 매달려 분위기마저 운치 있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에 노포들이 즐비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맛집은 체부동 잔칫집이다. 이 거리의 백미라 해도 감히 손색이 없다. 가성비와 맛, 분위기 모두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동네가 종로구 체부동인데, 체부동이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이 곳에 체찰사부(체부청)이라는 관청이 있던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체부동 잔치집은 이 거리 안에 세 군데가 있다. 간판은 같은 집이지만 메뉴가 조금씩 상이하다. 한군데(5호점)는 고기가 메인, 한군데(본점)는 국수가 메인, 그리고 나머지 한군데(별관)는 감자탕이나 보쌈 등이 메인이다. 본점과 5호점이 밥집이라면 별관은 술안주집 같은 분위기다. 물론 같은 식당이니 다른 그 옆집 체부동 메뉴를 주문해도 가져다주기도 한다.
세 군데 체부동의 메뉴 중 가장 추천 음식은 들깨칼국수다. 들깨가 시늉만 내고 들어간 게 아니라 콩국수마냥 진득하다. 입소문이 났는지 이 집을 들르는 사람들 대부분은 들깨칼국수를 주문한다. 들깨의 고소함이 입안 가득이다.
이 집에서 또 하나 추천하는 건 잔치국수다. 가격이 무려 4천원밖에 하지 않는다. 서울에서 5천원 이하의 음식을 어디서 맛보겠는가. 잔치국수의 국물도 멸치를 우려낸 육수의 향이 코로 스며든다. 양도 적당하다. 그래서 이 집은 점심 무렵 이 거리에서 웨이팅이 유난히 긴 식당이기도 하다.
세 번째 추천 메뉴는 한우국밥이다. 가격은 6천원이다. 6천원짜리 국밥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소고기 건더기도 꽤 많이 들어 있다. 그렇다고 국물이 연하지도 않다. 오랫동안 우려낸 고깃국의 향이 느껴진다. 전날 과음을 했다면 해장용으로 딱이다. 다만, 계속 우려내서 그런지 서울 사람 입맛에는 약간 짤 수도 있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의 다른 노포 맛집들도 나쁘지 않다. 가격도 착하다. 하지만 워낙 체부동 잔치집이 월등하다 보니 이곳만 들르게 된다. 가히 혜자스러운 맛집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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