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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리뷰] 좌충우돌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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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사업이 있다. 서울시민 모두가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산다는 의미로 신청한 모두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동기 부여를 위해 걸은 만큼 포인트를 지급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손목닥터 9988이 그것이다.

 

손목닥터 9988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활동 기여도에 따라 1인당 최대 10만 포인트를 지급을 수 있다. 걷기만 해도 하루 200포인트 등 건강활동으로 최대 8 8200포인트를 적립 가능하다. 또한 명상이나 홈트레이닝 등 서비스 참여를 통해 1 180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만 45만명이라고 서울시는 밝히고 있다. 서울시가 손목닥터 9988 사업비로 제출한 2023년 예산만 270억 원이다.

 


손목닥터 9988을 통해 적립된 포인트는 올해 내 쓰지 않으면 소멸된다.

 

문제는 서울 시민들에게 나눠준 스마트워치로 모은 포인트를 사용하는 법을 충분히 안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포인트는 올해(2023)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시한부 포인트다. 특히나 손목닥터 9988을 신청한 노년층들은 디지털 활용에도 익숙지 않아 이 포인트는 대부분 그냥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자 역시 약 6개월 동안 52천 포인트가 쌓였다. 서울시와 신한카드에서는 올해 내 사용하지 않으면 없어지니 기한 내 사용하라는 안내 문자를 보내왔다. 그래서 이 포인트를 사용해 보기로 했다. 포인트는 손목닥터 9988이라는 앱에 적립이 되는데, 이 앱에서는 포인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게 불가하다. 서울페이 플러스라는 앱을 설치해서 이쪽으로 포인트를 전환해서 보내야 한다.

 

올해 내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는 안내 문자

 

서울페이 플러스 앱으로 금액이 이체가 됐으면 아무데나 가서 결제하면 될까? 아니다. 세 가지 결제 방법이 있다. 첫째는 QR코드 스캔하기이다. 서울페이 QR코드가 부착되어 있는 식당 등에서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것이다. 둘째는 QR코드 보여주기이다. 편의점이나 마트에 있는 QR코드 스캐너를 이용해 앱에 뜬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것이다. 셋째는 신한카드를 등록해 이쪽으로 비용을 이체하는 것이다. 현재 다른 카드는 안되고 신한카드만 된다.

 

서울페이 플러스 앱에서 가맹점 찾기가 있다. 사무실 주변에 보니 식당 몇 군데가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걸 확인했다. 어차피 5만원을 다 써야 해서 동료들에게 내가 점심 사겠다고 큰소리치고 서울페이 플러스 앱의 QR코드 스캔하기를 통해 해봤는데 결제가 안된다. 하는 수 없이 일반 카드로 결제를 해야 했다.

 

내 주변 가맹점만 믿고 찾아갔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왜 안될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다가 QR코드 스캐너가 달려 있는 마트에서 해보기로 했다. 집 주변 슈퍼(마트)에 가서 몇 가지를 구입하고 앱에 떠있는 QR코드를 내밀었다. 삑삑~ 사용이 안 된단다. 슈퍼 주인 왈 요즘에 서울페이 앱을 많이들 들고 오는데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란다.

 

다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다가 새롭게 발견한 사실이 있다. 서울페이 플러스 앱의 내 주변 가맹점을 보면 가맹점 이름 밑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이름이 표시된다. 서울사랑상품권이나 각 지자체 상품권이 뜬다. 여기에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가 뜨는 곳에서만 결제가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가맹점 제목 아래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가 표시가 되어 있어야 결제가 가능하다.

 

두 군데 시도해봤던 식당과 마트를 다시 보니 정말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는 지원되지 않는 곳이었다. 내 주변 가맹점 중 절반 정도가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를 지원하지 않았다. 그랬으니 발길을 돌릴 수밖에. 검색해보니 동네에서 흔하게 보이는 편의점에서는 다행히도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를 사용할 수 있었다.

 

신한카드로 등록하는 절차도 쉽지 않다.

 

그래서 편의점으로 향했다. 포인트가 52천 포인트이니 이것저것 다 쓸어담고 혹시나 비용이 넘치면 개인카드를 긁을 요량이었다. 7만원 정도가 나왔다. 앱에 뜬 QR코드 보여주기를 통해 결제기에 갖다대니 안된다는 신호가 울린다.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를 통해 구입할 수 없는 물품이 있다는 거다. 소주나 맥주 등의 주류와 담배 등은 이 머니를 통해 구입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상품들은 빼고 나머지 6만원 정도를 다시 결제기에 갖다 댔다. 이번에도 안된다. 금액이 넘치면 안된다는 거다. 이 페이머니를 다 털고 나머지를 일반 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하면 될텐데 그 금액 내에서만 결제가 가능한 것이다.

 

하는 수 없이 52천원 금액 안으로 결제가 되도록 제품을 빼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잔액 230원만 남긴 끝에 나머지 금액을 다 털 수 있었다.

 

잔액 230원만 남기고 결제할 수 있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는 급조된 느낌이 다분하다. 제로페이와는 다르다. 제로페이는 전국에서 쓸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수단인데 반해 서울페이는 서울시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사랑상품권 전용 결제 수단으로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하고 결제하는데 주로 사용할 수 있다. 카드 역시 신한카드만 된다. 더군다나 손목닥터 9988에 한정된 서울페이머니는 정해진 몇 군데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45만명이 10만원씩 쓴다고 했을 때 450억 원이다. 서울시 예산에서 450억 원이 나가는 것이다. 서울시가 손목닥터 9988 서울페이머니의 사용법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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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바람돌이l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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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l리뷰어
2023-12-30 09:55
좌충우돌 여러군데서 결제를 시도하게 함으로 지역경제를 살라고자한 현시장의 꼼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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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12-30 10:15
그러게요... 급조하다보니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정교하지 못하고... 왠지 한번 주고 뺏기는 느낌적 느낌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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