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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미키17: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도전, 그러나 아쉬운 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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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감독 봉준호는, 이미 그 자체가 브랜드인 감독이다. 그의 최신작 "미키17"은 기존 그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봉준호 감독을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한국인도 출연하지 않는, 그래서 헐리우드적인 스타일이 강하게 느껴지는 이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짱짱한 연출과 무엇보다 봉준호 감독의 장기인 스토리텔링이 어우러진 결과물이지만, 동시에 몇 가지 아쉬운 점들도 눈에 들어옵니디. 


 

미키17



헐리우드적인 스타일과 단순한 이야기 구조

 

이제 막 개봉한 영화인만큼 최대한 스포는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들인 "기생충"이나 "설국열차"와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릅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요소들을 많이 차용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화려한 시각 효과와 대규모 액션 장면들은 영화의 스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 구조는 너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면이 있었습니다. 사실 봉준호 감독의 장점은 복잡한 인간관계와 사회적 메시지를 깊이 있게 다루고, 누가 선인지, 아니면 누가 악인지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는 않습니다. 이런 봉준호 감독의 특유의 스타일이 이번 작품에서는 다소 희석된 느낌입니다. 누가 봐도 선이고 누가봐도 악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심지어 같은 인격체가 복제된 미키 17과 미키 18마져 너무 강한 선악의 구분이 있습니다. 이런 점은 너무도 헐리우드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영화 미키 17

 


이는 아마도 원작 소설과 각본 작업에서 기존의 봉준호감독의 영화와 차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작 소설 미키17

 

이 작품은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고 이를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로 만든 것입니다. 그런데 오래된 클래식 작품도 아니고, 최근에 쓰여진 작품인데다가, 기존과 달리 봉준호 감독 혼자서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차이가 기존 작품과 다른 차이점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지도자 마샬과 부인의 캐릭터

 

 

영화속 지도자 마샬과 그 부인


영화 속 지도자 마샬과 그의 부인은 한국의 정치적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요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비록 봉준호 감독은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서 이 작품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쓴 것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훨씬 전이라고 말했지만, 영화에서는 너무도 계엄 이후의 상황이 떠오릅니다.  

 

영화 내내 지도자인 마샬과 그 부인의 권력에 대한 갈망과 부패, 그리고 그들이 펼치는 정치적 술수는 현실의 한국 정치를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관객들에게 익숙한 느낌을 줍니다. 누군가는 트럼프를 모델로 했다고 하지만 저에게는 한국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설정은 오히려 너무 직설적이고 단순하게 다뤄져서, 관객들이 더 깊이 공감하거나 생각할 여지를 주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이전 작품들이 가지고 있던 세밀한 캐릭터 묘사와 사회적 비판의 깊이가 이번에는 표면적으로만 스쳐 지나간 느낌입니다. 그냥 대 놓고 나쁜 놈이니까요.


비판적 관점에서의 평가

 

미키 17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는 작품이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들도 많습니다. 헐리우드적인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도, 봉준호 감독만의 독창성을 잃어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SF, AI, 인간복제, 정치, 사랑 등 영화에서 다를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 요소가 녹아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지나치게 이야기 구조를 단순하게 만든 느낌입니다. 주인공인 미키 17을 제외하고는 캐릭터들의 깊이 부족은 이 영화가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생각입니다. 이는 헐리우드 등 해외 시장을 고려한 느낌이고, 그간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서 보기 드물었던 남녀간의 사랑도 상당히 노골적입니다. 단지 19금의 느낌이 아니라 사랑이 이 영화의 종요한 요소입니다. 사랑은 많은 것을 변화시키니 말이죠. 

 

게다가 정치적 상황을 은유적으로 다루는 방식이 너무 직설적이고 피상적으로 느껴져, 관객들에게 좀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인 마샬과 그 부인이 조금 더 복잡한 캐릭터였다면 영화는 한결 흥미진진했을 것입니다.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돈으로 약 1,700억이 들어깄으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결코 적은 돈이 들어간 작품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블록버스터급으로 평가받는 영화들의 제작비가 2-300억 수준이 말이죠. 덕분에 화려한 시각 효과와 대규모 액션 장면들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이야기와 캐릭터의 깊이는 반대로 부족한 느낌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팬으로서, 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합니다. 다만 마음속 한 구석에는 이번 작품은 그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 뭔가 아쉬운 결과물로 남는 것을 지울 수 없습니다.  

 

<bear06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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