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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지난 시절 그리움에 가슴 뜨거워지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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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우리에게 추억이란 무엇일까? 언제인가는 그저 현실이었던 여러 가지 일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이 된다. 그 위에 갖가지 감정이 덧붙여져 ‘추억’이 된다. 어린 시절일수록 추억보다는 미래를 더 기대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많은 추억을 쌓아가게 된다. 그것은 액자처럼 한 구석에 보관된 소중한 과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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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XX'로 대표되는 드라마가 히트한 것도 이런 추억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지금 사회에서 힘겹게 일하고 있는 어른 세대가 청춘을 보낸 시대를 회상하는 것은 바로 이때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기 때문이다. 가슴뛰는 사랑이나 시리도록 아픈 사랑도 전부 이 때 경험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추억을 회상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가? 다시 한번 그 때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를 다시 산다면 내 인생을 한번 멋지게 바꿔볼 텐데 하고 말이다.


이런 낭만을 꿈꾸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연이 있다. 바로 뮤지컬 ‘서른즈음에’다. 음악에 특히 신경을 쓴 이 작품은 고 김광석의 노래 ‘서른즈음에’를 작곡한 강승원 작곡가의 대표곡들을 삽입했으며 유쾌하고 서정적인 내용으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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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다. 저승사자의 실수로 죽게 된 중년 남성 현식이 20년 전인 서른살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그 시절 첫사랑에게 하지 못했던 사랑고백을 실천하고, 어머니의 반대로 하지 못했던 음악가 인생에 도전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바꾸려 한다. 


보통 이런 작품은 영화 ‘버터플라이 이펙트’처럼 성공적으로 인생을 바꾸고 미래를 변화시키는 내용으로 흐르기 쉽다. 실제로 이 작품에서 현식은 일정부분 자기 의지를 관철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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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1997년, 우리가 기억하는 IMF 사태가 터진 그 해의 인생에서 현식은 행복과 좌절을 함께 맛본다. 결국 현식은 그 안에서 다시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을 한다. 다른 인생을 꿈꾸며 선택한 ‘서른즈음’이지만 끝은 열심히 살아온 기존의 인생이 나름 최선의 인생이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파랑새가 마치 내 집에 있었다는 것과 같이 교훈적이지만 따스한 결말이다.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스토리를 매우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나간 방식이 돋보인다. 주인공이 죽어서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는 부분을 비롯해 첫사랑과 애절한 이별을 하게 되는 부분등 모든 부분이 지루하지 않고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전개된다. 누구든 가지고 있을 추억을 건드리는 것에서는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이런 감동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한몫을 했다. 중년 ‘현식’ 역을 맡은 배우는 안정적이면서도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었으며 옥희 역을 맡은 배우는 명랑하고도 헌신적인 역할을 제대로 연기해 관객의 안타까움을 자극했다. 그만큼 스토리 자체에 상당한 몰입감을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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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을 보니 중년 ‘현식’ 역은 배우 이정열과 조순창이 맡았으며 청년 ‘현식’ 역은 그룹 B1A4 멤버 산들과 배우 백형훈이 맡았다. ‘옥희’ 역은 배우 유주혜와 그룹 러블리즈 멤버 케이가 담당했다. 내가 본 배우 이외에 산들과 케이의 연기도 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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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난 후의 커튼콜 공연도 대단했다. 또 하나의 뮤지컬을 보는 듯 완성도 높은 연출과 음악을 함께 보여주는 커튼콜은 공연의 여운을 깊이 새겨주기에 충분했다. 마지막에 번쩍 치켜올린 주인공의 팔과 함께 우리에게 이 뮤지컬이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여, 아름다운 추억을 후회말고 힘내세요! 이렇게 외치고 있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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