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리뷰] Picun F6, 노이즈 캔슬링은 기본...공간 음향까지 지원하는 헤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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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테피파니 리뷰어] 요즘 지하철이나 밖에서 보면 헤드폰을 정말 많이 사용합니다. 무선 헤드폰의 가격이 낮아지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사운드의 차폐에 한계가 있는 이어폰과 달리 헤드폰을 착용하면 나만의 음악 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저도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길 때는 몰입이 더 잘되는 헤드폰을 자주 착용하니까요. 오늘은 착한 가격에 공간 음향까지 지원되는 예쁜 헤드폰을 소개합니다. Picun F6입니다.
Picun은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중국의 오디오 전문 회사입니다. 주로 헤드폰과 이어폰, 게이밍 헤드폰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말로는 어떻게 발음하는 지 생소한데 피쿤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피쿤은 2012년에 설립되어 10년 이상 오디오 분야에만 매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세계 40개국 이상에서 판매하고 있다니 그 동안 피쿤의 제품을 몰랐다는 점이 이상하네요. 앞으로도 국내에서 많은 제품이 선보이길 기대합니다.
피쿤의 기술적 강점은 무선 오디오라고 합니다. 관련 특허만 50가지가 넘는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피쿤의 대부분 제품은 무선이 많습니다. 그리고 회사명인 Picun은 한문으로 하면 품존(品存)으로 작품을 만드는 마음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회사의 로고도 P를 형상화했는데, 가만 보니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모양을 닮았습니다. 마치 헤드폰 시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다는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제품은 중국에서 직접 받았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직구를 하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패키지 손상이잖아요. Picun F6를 받아보면서 제발 패키지가 깔끔하게 배송되길 바랬는데 다행하게도 큰 손상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패키징이 두꺼운 종이로 마감되어 작은 충격에는 흠집도 나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마치 애플의 패키징을 보는 것처럼 좋은 첫 인상을 줍니다. 전면에는 깔끔하게 제품 사진만 인쇄하고 뒷면에는 5가지 제품 컬러를 보여줍니다.
패키징의 비닐을 벗기고 언박싱하면 커다란 케이스를 만나게 됩니다. 패브릭으로 처리된 케이스는 가격에 비해 고급스럽고 단단합니다. 만듦새도 우수하여 지퍼나 내부의 재질, 마감 상태도 훌륭합니다. 케이스 안에는 본체와 주변 제공품이 박스에 들어가 있고 설명서가 제공됩니다.
제공품으로는 충전 케이블과 유선 오디오 케이블, 비행기에서 연결하는 젠더가 들어있습니다. 오디오 케이블은 패브릭 재질이어서 부드럽고 고급스럽네요. 충전 케이블은 A to C 방식으로 급속 충전기로는 충전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Picun F6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눈으로 볼 때는 메탈 느낌인데 실제로는 플라스틱입니다. 그래서인지 무게를 측정해 보면 280그램 좀 넘습니다. 머리에 부담이 없죠. 외관의 마감을 잘 하여 멀리서 보면 메탈인 줄 착각할 수 있습니다. 유광과 무광 사이라서 좀 더 메탈스러워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제품 설멍서에서 주력 컬러는 실버이네요. 제가 리뷰한 제품도 실버 컬러입니다. 총 5가지 컬러 라인업이 있는데 사진으로만 보면 화이트나 블루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애플의 에어팟 맥스와 컬러 조합이 비슷합니다. 그린 컬러가 없네요.
헤드폰의 디자인은 시크하고 엣지가 있습니다. 상단의 헤드 레스트는 일반 헤드폰과 유사하지만 이어 피스와 연결되는 목 부분은 마치 애플의 에어팟 맥스처럼 금속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부분이 늘어나는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며 일반 헤드폰처럼 머리 부분이 늘어납니다. 다만 목 부분의 금속은 이어 피스가 자유롭게 움직이게 해 줍니다.
제품을 측면에서 보면 대칭이 아니라 앞쪽으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착용했을 때 귀와 머리에 더 밀착되는 것 같습니다.
귀와 머리의 쿠션은 기분 좋게 부드럽습니다. 손으로 눌러도 바로 제자리로 돌아오고 오래 착용해도 귀에 무리를 주지 않습니다. 특히 컬러를 잘 구현했습니다. 바디의 실버 컬러와 쿠션을 하나처럼 일체감 있게 제작했습니다. 피쿤에서는 F6이 자사의 헤드폰 라인 중에서 플래그십이라고 하는데 역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습니다.
스피커 드라이버는 40밀리미터로 일반적인 드라이버를 사용합니다. 다만 제품 소개에서는 바이오 탄소 섬유 유닛이라고 하는데 왜 바이오인지는 구체적인 설명이 없네요. 아마도 친환경 소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탄소 섬유 유닛은 스피커의 콘 부분을 펄프 재질이 아닌 탄소 섬유로 마감하여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내구성도 좋아진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좋은 소재를 사용한 만큼 우수한 소리를 내 주겠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어피스의 크기가 귀 전체를 충분하게 덮어서 방음 효과도 우수하고 귀가 아프지 않습니다. 다만 이어피스에 좌우를 구분해 주는 표시가 작게 각인되어 있어서 처음 착용할 때는 혼동이 되었습니다. 에어팟 맥스처럼 이어피스 망에 큼지막하게 새겨주면 좋을 텐데요.
주요 동작 버튼과 단자는 헤드폰 왼쪽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전원과 이동, 노이즈 캔슬링 버튼이 있고 충전과 오디오 단자도 보입니다. 오른쪽 이어피스에는 공간 음향을 제어하는 버튼이 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는 왼쪽에 2개, 오른쪽에 3개로 무려 5개나 있습니다. 통화나 노이즈 캔슬링을 위한 것으로 이렇게 많은 마이크는 이 가격의 헤드폰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죠.
블루투스 연결성은 우수하네요.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페어링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따로 페어링 모드를 켤 필요가 없어 편리합니다. 그리고 페어링 인식 속도도 빨라서 아이폰이나 태블릿에서 바로 인식을 하네요. 블루투스는 5.4 최신 버전까지 지원하고 코덱은 AAC와 SBC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블루투스 5.4는 작년에 발표된 최신의 기술로 전력을 적게 소비하는 5.3에 더해 보안 요소까지 개선된 버전이라고 합니다.
음질은 전문가의 입장이 아닌 일반 귀를 가지고 일상 생활 느끼는 수준으로는 만족스럽습니다. 40밀리의 큰 드라이버에서 울리는 사운드는 저음 영역도 잘 보강해 주고, 음의 선명도도 우수했습니다. 제가 즐겨듣는 기타나 하프시코드 등의 악기 소리도 카랑카랑한 질감을 잘 표현합니다. 스마트TV에 연결하여 넷플릭스 같은 영화를 감상할 때도 음 분리를 잘 해주고 베이스를 잘 받쳐줍니다. 나중에 다시 소개하겠지만 공간 음향은 영상 시청에 아주 유리했습니다. 이 제품은 일본의 고음질 표준인 Hi-Res 인증도 받았다고 하니 음질에 있어서는 기본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
Picun F6에서 강조하는 기능 중 하나는 노이즈 캔슬링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버튼을 누르면 외부 소음을 그대로 들려주는 트렌스페어런시 모드가 됩니다. 헤드폰은 귀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주변에서 말을 걸면 잘 들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외부 소리나 주변 목소리를 들을 때 유용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모드로 들어가면 주변 공간의 잡소리를 순간적으로 싹하고 줄여주며 마치 진공 상태에 들어가는 느낌이 됩니다. 설명서에 따르면 52데시벨까지 생활 소음을 줄여준다고 하네요. 보통 50~60데시벨이면 집이나 사무실 공간의 소음 정도라고 하니 지하철이나 거리에서도 집에 있는 수준으로 소음을 줄여주는 것이죠. 그리고 전용 AI칩이 내장되어 상황에 맞게 노이즈를 줄여준다고 하지만 실제 사용하면서는 주변 소음에 따라 노이즈 억제를 더 강하게 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전용 앱을 사용하면 노이즈 캔슬링의 정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배터리를 소개하지 않을 수 없네요. 제가 한 달 정도 장기 테스트를 했는데 언박싱 후 처음 배터리 완충을 한 후 재충전을 하지 않을 만큼 배터리에 대한 충전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제조사 설명으로는 무려 1200mAh의 배터리를 내장하여 최대 120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조사에 의하면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재생 시간이라고 합니다. 저는 주로 집에서 사용하고 대중교통 수단으로 이동 시 잠깐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한 달에 한번만 충전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여행을 하는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Picun F6의 차별화 기능인 공간 음향은... 제가 느끼기에는 신기하면서도 2%가 부족하네요. 공간 음향을 지원하는 헤드폰은 일부 고가의 브랜드에서 출시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중화되지 않았죠. 그나마 애플이 주도적으로 밀고 있습니다. Picun F6의 공간 음향은 음원의 유무에 관계없이 어떤 음악이나 사운드에서도 공간 음향으로 바꿔줍니다. 애플 에어팟의 경우는 공간 음향이 지원되는 음원만 음장 효과를 내주는 반면 Picun F6에서는 버튼만 누르면 바로 공간 음향으로 바뀝니다. 그 점에 있어서는 Picun F6이 나은 것 같습니다.
공간 음향의 분리도나 공간감도 음악에 따라 다르지만 버튼을 누르는 순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 음악이나 영화가 머리 중앙에서 들린다면 공간 음향을 켜는 순간 사운드가 머리 주변으로 퍼지면서 전후좌우와 거리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에어팟과 비교를 한다면 에어팟의 공간 음향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물론 공간 음향이 지원되는 음원에 있어서는 악기의 위상이나 거리감은 에어팟이 한 수 위입니다.
공간 음향 버튼을 한번 더 누르면 비프음이 울리면서 헤드 트래킹이 동시에 지원됩니다. 머리를 좌우로 움직이면 정면의 사운드가 좌우로 머리를 따라갑니다. 에어팟을 사용해 본 분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알 것입니다. 헤드폰 내부에 위치 센서가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여 사운드를 조정하는 것이죠. 신기하게도 좌우 머리 움직임에 따라 정밀하게 소리를 변화시켜 줍니다. 비싼 에어팟에 적용되는 기능을 이 가격에 구현했다는 점에서 정말 놀랍니다.
하지만 Picun F6의 공간 음향 기능이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사운드를 강제로 효과를 주다 보니 음악이나 영상 말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클릭 소리까지 음장 효과를 느끼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에서 키보드를 입력할 때 나오는 효과음에도 음장 효과를 넣어 에코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음악을 들을 때 이외에는 버튼을 눌러 공간 음향 효과를 꺼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향후에는 펌웨어를 개선하여 음악이나 영화 사운드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공간 음향으로 바꿔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용 앱은 아쉽게도 한글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어가 지원되어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전용 앱의 UI는 깔끔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제품을 등록하면 상단 헤드폰 이미지로 재생 정지가 가능하며 밑에는 박스 형태로 다양한 기능이 제공됩니다. 그 중 재미있는 기능은 찾기 기능입니다. 헤드폰을 분실했을 때 찾는 기능인데 아쉽게도 지도와는 연동이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헤드폰 버튼으로는 제어할 수 없고 전용 앱에서만 설정 가능한 기능도 있습니다. 바로 노이즈 캔슬링의 정도를 바꾸는 것인데요, 고 중 저의 3단계로 바꿀 수 있습니다. 테스트를 해 보면 각 단계별로 주변 소음을 막아주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이런 아이디어 기능은 잘 만든 것 같습니다.
Picun F6를 한 달 정도 사용하면서 총평을 하자면 디자인과 음질에 있어서는 합격점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에 있어서는 몇 만원 대의 헤드폰도 이제는 노이즈 캔슬링을 지원하는 만큼 특장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공간 음향 기능은 쓸만 합니다. 애플처럼 음원에 좌우되지 않고 어떤 사운드라도 공간 음향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기기나 소스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헤드 트래킹까지 지원되어 영화 감상 시 추천할만 합니다. 다만 일반 사운드에서는 자동으로 공간 음향을 꺼주면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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