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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인생은 우정이 있어 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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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 땡삐 리뷰어]

 

2017.12.07. 중국 110분

감독 : 증국상

출연 : 주동우, 마사순, 이정빈

줄거리 : 열셋, 운명처럼 우리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열일곱, 우리에게도 첫사랑이 생겼다. 스물, 어른이 된다는 건 이별을 배우는 것이었다. 스물셋, 널 나보다 사랑할 수 없음에 낙담했다. 스물일곱, 너를 그리워했다. 14년간 함께, 또 엇갈리며 닮아갔던 두 소녀의 애틋하고 찬란한 청춘 이야기!

 

 

 

주동우 배우를 어느 영화에서 처음 만났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주동우라는 배우를 따라 몇 편의 중국 영화를 보던 시기가 있었다. 그녀의 매력은 다양한 표정과 세대를 넘나드는 마스크뿐 아니라 그녀가 내뿜는 분위기와 연기력에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배우로서 다 가진 게 아닌가.

 

최근 국내에서 리메이크 영화 ‘소울메이트’를 개봉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떠올려진 작품이다. 주동우 배우의 한국판 배우를 생각하니 필자도 김다미라는 배우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둘 다 조각 미인이기 보다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배우이며, 특유의 표정 연기에서 나름의 깊은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영화도 얼른 보고 싶다.

 

 

 

칠월이 안생을 처음 만난 건 13살 때였다. 그 시절 벌써 인생의 소울메이트를 만나다니 이런 행운이 있을까 싶어 부럽기만 하다. 너무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안생과 칠월은 성격은 너무 다르지만 남자 보는 눈은 비슷했던 가 보다. 역시 우정 사이에 애정이 끼어들면 우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걸까. 그럼에도 칠월과 안생은 금이 가기 시작하는 관계를 잘 봉합하면서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우정’을 이어가는 듯 보인다.

 

안생은 가명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알면서도 북경으로 떠나면서 칠월에게 가명을 양보한 듯이 보인다. 그러나 5년동안 칠월과 주고 받은 편지마다 가명에게 안부를 전하라는 말을 한 걸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던 거다. 칠월 역시 안생과 가명이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임을 알면서도 오랜시간 모르는 척 외면한다. 그녀에게 안생은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친구였고, 가명은 자신의 안정되고 안락한 삶을 지켜줄 남자라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칠월에게 북경에서 안생과 가명이 함께 있는 모습을 들키게 된다. 안생과 칠월은 서로를 크게 할퀴며 헤어지고, 가명은 칠월에게 돌아가는데.

 

가명은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더니 끝까지 비겁함과 우유부단하고 솔직하지 못한 감정과 행동으로 일관하는데요. 칠월이 결혼식 날 도망가라고 하자 그제서야 칠월의 곁을 떠나는 가명.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본인은 물론 본인이 사랑하는 사람, 본인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나 최소한의 애정도 없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가명에 대한 분노는 아들을 키우는 필자의 입장에서 아들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승화되기까지 했다.

 

 

가명이 떠난 후에야 칠월은 자신의 삶을 살아보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그 동안 칠월다운 아이에서 칠월다운 어른이 되기 위해 포기하고 참아왔던 것들을 버리고, 마치 안생의 인생을 답습하듯이 세상 여기 저기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살아간다. 그러면 그럴수록 안생을 떠올리게 되는데, 그 동안 안생이 살았을 시간, 쌓아왔을 고민들을 그제서야 마주하게 된다.

 

세상의 문을 열고 나가려 하는 칠월에서 엄마가 하는 말이 위로가 된 건 내 젊음도 녹록지 않았기 때문일까.

 

괴로운 삶을 산다고 불행한 건 아니야. 좀 많이 힘들 뿐이지.”

 

그렇다. 안생은 칠월보다 조금 더 힘들게 하루 하루를 살아왔다. 그러나 그 하루 하루를 웃으며 맞이하고 행복하게 기억하면서 이겨왔다. 칠월이 세상과 마주하며 삶의 자유를 즐기는 사이, 안생은 자유분방한 삶을 정리하고 안정적인 삶 속으로 안착하고 있었다. 그 때 칠월이 안생을 찾아온다.

 

“임신 사실을 알았을 때 맨 처음 말해주고 싶은 사람이 너였어. 매일 매일 배 속의 아이가 자라는 걸 느끼면서 뭐가 중요하고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 점점 또렸해졌어. 안생, 넌 내 가장 좋은 친구야. 네가 미웠었어. 그래도 내겐 너뿐이었어.”

 

 

 

평생을 통해 나의 삶을 응원해주고,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친구가 있다면 그건 서로의 삶을 온통 공유한 것이리라. 안생과 칠월은 우정이 전부이던 시간과, 우정이 흐려졌던 시간까지 보내고 나서야 우정이 뭔지 깨닫게 된 것 같다. 서로의 삶에 공감하면서.

 

항상 거침없고 활달한 안생, 소극적이지만 차분한 성격의 칠월. 칠월은 안정적인 인생을, 안생은 자유로운 삶을 원했다. 서로 공유하고 공감하는 것이 많아서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자신에게 결핍된 것을 채우기 위해 친구가 되기도 하죠. 안생과 칠월이 그렇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그건 서로의 인생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구에게나 규정된 삶은 없는지도 모른다. 13살 처음 안생과 칠월이 만났을 때 화재경보기를 울린 게 안생이 아니라 칠월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 이를 말해준다.

 

 

어쩌면 칠월은 잠재된 자유로움을 환경에 의해 억누르며 애써 안정적인 삶을 살려고 그토록 애썼는지도 모른다. 안생 역시 주어진 환경에 지지 않으려고 세상과 싸우며 살았는지도. 가명과 헤어지며 자신의 삶을 보게 되고 동시에 안생의 시간을 끌어안게 된 칠월. 칠월이 선물처럼 주고 떠난 가명의 아이를 키우면서 오랜 방황을 끝내고 칠월의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안생. 이 두 친구는 서로의 삶을 끌어안으면서 자신의 삶을 완성시켰는지도 모르겠다. 우정이란 온전히 삶 전체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라고 영화는 말하고 있다.

 

내 젊음을, 내 우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진정한 친구 되기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영화다. 그리고 그 시절, 나의 많은 안생을 그리워하게 되는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다.

 

그 시절, 너를 만났다.

그 시절, 너를 그리워했다.

 

<tomyi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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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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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도I기자
2023-03-20 08:57
젊은 시절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행착오를 하고, 고민하고 방황하게 되는 시기인듯 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그립고 아련하네요. 저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봤으면 좋겠네요^^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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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3-20 09:07
그 시절을 거쳐 오늘을 딛고 사는 게 아닌가 싶네요. 돌아가면 다르게 살 수 있을까요? 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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