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주머니 얇은 직장인들을 위한 가성비 최고의 진짜 중국집 ‘은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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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밥값이 너무 올라 점심 먹기가 두렵다고 한다. 3년 전부터 저탄고지를 하느라 삶은 계란 2알을 싸가지고 다니기에 점심 먹을 일이 거의 없지만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직원들과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을 가면 혀를 내두르곤 한다.
밥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 김밥 한 줄에 5천원이고, 흔한 백반도 8, 9천원을 내야 먹을 수 있다. 고기 건더기가 들어간 음식들은 1만원을 넘기 일쑤다. 어디 이래서 점심 먹을 수 있겠나. 그래서 주머니 얇은 직장인들은 가성비 좋은 식당을 찾아 헤맨다.
요 근래에 사무실 근처에 가성비 좋은 식당을 하나 발견했다고 해서 직원들과 가봤다. 공덕역 근처 식당들이 몰려있는 삼창프라자 건물 지하 아케이드에 있는 조그만 중국집이다. 이름하여, 은하장이다. 중국집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여관 같은 이름이다. 홀 내부도 크지 않고 아담하다. 테이블 대여섯 개에 룸 같지 않은 룸 하나가 전부다. 다 앉아봐야 스무 명 남짓 앉을 수 있는 조그마한 식당이다.
보기엔 허름해 보여도 화교 출신 주방장 2명이 요리하는 30년된 중국집이란다. 다른 중국집과 다르게 주방장 두 분이 여성이다. 중국 요리가 엄청나게 무거운 프라이팬 웍질을 해야 하는 탓에 남자 주방장들이 대부분인데 여기는 화교 출신 아주머니 두 분이 요리를 담당하고 있다.
자리에 앉으면 여느 중국집에서 볼 수 있는 기본적인 단무지와 양파, 춘장이 보인다. 눈에 띄는 한 가지는 미니도너츠(옥수수빠스)가 기본 찬으로 나온다는 점이다. 후식이 아닌 입맛을 돋우는 애피타이저다. 미니도너츠는 과자처럼 달달구리하고 쫀득한 맛이다.
우선 메뉴판을 보자. 한 면 가득 50여가지에 달하는 메뉴가 적혀있다. 면류부터 밥류, 요리류, 혼합류, 세트메뉴 및 각 요일별 메뉴까지 다양하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착한’ 가격이다. 다른 중국집에서는 기본 짜장이 7, 8천원 수준인데 여긴 5,500원으로 매우 착하다. 다른 메뉴들도 값이 매우 저렴한 편이다. 싸다고 양이 적은 것도 아니다.
그 중에 특히 주당들에게 희소식이라 할 수 있는 소주 가격이 4천원이라는 점이다. 요즘 서울 시내에서 소주 한 병에 4천원은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든데 4천원이라니. 그래서 여기 오면 소주 한 병은 항상 기본으로 주문하게 된다.
중국집에 가면 요리를 잘 하는지 못하는지 이거 하나만 먹어보면 안다. 바로 짬뽕 국물이다. 짬뽕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보면 맛집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이 집의 짬뽕 국물은 깊은 맛이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짬뽕 특유의 감칠 맛이 느껴진다. 그릇을 가득 채우는 크기의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올라간 낙지짬뽕도 별미다.
짬뽕 국물이 맛나면 다른 메뉴는 먹어보지 않아도 기본은 하는 셈이라고 보면 된다. 화교 출신이라 그런지 모든 요리에는 특유의 중국향이 스멀스멀 밀려온다. 마파두부밥도 맛나다.
이 중국집에서 또 하나 꼭 시켜봐야 하는 것 중에 하나는 군만두다. 다른 중국집 만두들은 시중에서 파는 만두를 사다가 튀기는 게 대부분이다. 서비스 같은 느낌의 만두다. 그래서 얼마나 튀겼을지 모를 기름에 튀겨 색깔 자체가 거무튀튀하기 일쑤다. 하지만 여기 만두는 종류가 하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만두류’ 메뉴로 수제군만두가 올라와 있다. 색깔로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 나오고 한 잎 깨물면 육즙이 터져 나와 입안을 맴돈다. 말 그대로 겉바속촉이다.
쟁반짜장도 별미다. 다른 중국집에서 쟁반짜장은 요리류에 속하고 2인분 이상 주문해야 먹을 수 있는데 반해 여기서는 1인분도 주문 가능하고 7천5백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쟁반짜장을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있다 보니 점심 시간엔 직장인들이 많이 애용해 피크 타임 때는 웨이팅이 생기기도 한다. 늦어도 오전 11시 반쯤에는 가야 기다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영업시간
월~금 11:00~20:30
(브레이크타임 14:30~17:00)
토 11:00~14:30
일요일은 정기휴무
☎ 02-701-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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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아빠I리뷰어님의 댓글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