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이름 그대로 감미로운 채식 전문점...‘감미롭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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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제주월드컵경기장, 그리고 그 너머로 서귀포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살짝 높은 곳에 위치한 마을, 호근동.
‘감미롭다제주’는 호근동의 고즈넉한 골목 안에 위치해 있다.
이름만 봐서는 뭔가 달달한 음식들을 내올 것 같은데...
‘감미롭다제주’는 서귀포, 아니 제주에서 몇 안 되는 채식전문 음식점이다.
채식 전문점이지만 우유도, 계란도, 해산물도, 생선도 먹지 않는 비건이라면 주문할 때 ‘비건’ 음식을 미리 요청해야 한다.
감미롭다제주의 대표 메뉴인 ‘오곡연잎밥상’도 비건식은 아닌 탓이다.
이번 방문 때는 일행 중 두 명이 비건이라 예약 주문을 하면서 미리 비건식 2인분을 준비해달라 요청했다.
감미롭다제주의 시그니처 메뉴인 오곡연잎밥상은 연잎밥을 포함해 14가지의 반찬이 제공된다.
비건식과 일반 채식, 사진에서 보듯 한 가지 반찬이 다르다.
특별히 비건식을 주문하지 않으면 매생이계란말이가 포함된 일반 오곡연잎밥상이 제공되지만, 비건식은 이 매생이계란말이가 다른 음식으로 바뀐다.
오곡연잎밥상의 14가지 반찬은 꽤나 다채롭다.
수수, 기장, 콩, 팥, 찹쌀, 멥쌀 등을 넣은 오곡밥을 연잎으로 감싼 오곡연잎밥을 주식으로, 한방채수로 맛을 낸 표고 된장, 국내산 세 가지 묵은 나물, 천혜향 소스에 절인 버섯, 대파 두부조림, 산골간장 표고전, 카레 연근전, 매생이계란말이, 꽈리고추찜, 표고버섯 장조림, 다시마 초무침, 구운 곱창김 등이 반찬으로 나오고, 한 상 차림에 같이 나오는 수제 호두강정과 황매실청을 올린 수제 요거트는 디저트다. 수제 요거트도 우유와 두유 중 선택할 수 있으니 비건이라면 신경써야 할 메뉴다.
어떤 식재료로 국물 맛을 냈는지, 반찬은 어떤 양념으로 만들었는지 세세한 설명은 테이블 세팅 때 미리 제공된다. 그런데 이 음식설명서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건,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천연 조미료만을 사용합니다.’라는 문구가 아니었다.
그 아래 적힌, 마지막 한 줄 문구다.
‘이 종이는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친환경 종이입니다.’
‘감미롭다제주’는 한상 차림으로 나오는 ‘오곡연잎밥상’뿐 아니라 한방 채수 들깨 현미떡국, 버섯크림 현미리조또, 현미 버섯 채소 비빔밥, 유기농 현미면 간장기름국수 등 단품메뉴도 있으니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유기농 현미면 간장기름국수는 포장 메뉴로 주문했는데, 면요리인지라 면이 불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는데, 현미면이라 포장 후 1시간이 지나도 면이 불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제주의 옛 구옥을 개조한 식당이라 작은 공간에서 우리 팀만 단촐하게 저녁식사를 하니 분위기와 맛 모두 괜찮은 식사였는데, 한 가지 아쉬움이 남는다.
대표 메뉴인 ‘오곡연잎밥상’이 1인분씩 한 쟁반에 모두 담겨 나오는데, 한 상 차림의 정식 메뉴이니 오히려 코스 요리처럼 서빙하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가격은 18000원 정도로 비싸지 않은 편인데, 손이 좀 가더라도 코스 요리로 한다면 오히려 가격을 올려도 근사한 만찬을 즐긴다는 느낌이 날 것 같다.
그게 좀 번거롭다면, 디저트인 수제 요거트와 호두강정만이라도 따로 서빙하면 어떨까?
깔끔한 한 상으로 식사를 한 후 또 뭔가 기대하지 않았던 디저트가 제공된다면 서프라이즈 느낌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차는 셀프로 마실 수 있도록 한쪽 공간에 비치돼 있는데, 차 역시 디저트와 함께 제공되면 서비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것 같다.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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