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제주 웃뜨르항아리 보말칼국수, 현지인 입맛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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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보말은 해초만 먹고 자라는 바다 고동을 일컫는 제주어다. 현무암의 검은 암반이 펼쳐진 제주도의 바닷가 어디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고, 썰물 때 돌을 살짝 들추면 바위틈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보말을 볼 수 있다. 채집 금지 지역만 아니라면 여행자들도 보말잡기 삼매경에 빠져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통칭 보말이라고 부르지만 보말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보말은 수두리보말로, 껍데기가 분홍빛으로 원뿔형인데 맛이 가장 좋아 보말칼국수나 보말죽에 주로 사용된다. 다른 종류인 매옹이는 소라 모양 껍데기로 울퉁불퉁하고 회갈색 또는 분홍빛을 띠는데 쌉쌀하면서 매운 맛이 나고, 짙은 흑갈색의 껍질에 표면은 매끈한 먹보말은 살짝 달콤하면서도 감칠맛이 난다. 껍질에 녹색 이끼가 끼어 있는 문데기보말은 속살이 약간 쓴 편인데 ‘약보말’이라고도 하고, 보말 중에 가장 맛이 떨어지지만 가장 많이 잡히는 녀석은 고메기다.
제주도 사람들에게 보말은 전복과 마찬가지로 영양식인데, ‘보말도 궤기다(보말도 고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끼는 식품이다. 보말은 청정지역의 해초만 먹고 자라기 때문에 동물성 단백질인 아르기닌이 장어나 소고기보다 많고, 미네랄도 풍부하다 한다.
몇 년 전부터 보말칼국수나 보말이 제주 토속 음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보말칼국수나 보말죽은 제주도 어디에서나 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음식점의 맛이 다 같은 건 아니니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인 먹방까지 제대로 챙기고 싶다면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리뷰어 라라도 관광객이 많은 송악산 근처의 한 보말칼국수집을 찾았다가 매생이가 함께 들어있는 보말칼국수를 맛보고는 실망한 적이 있다.
그런데 바다 근처도 아닌 중산간 마을인 저지리에 위치한 ‘웃뜨르항아리’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된 보말칼국수를 만났다.
‘웃뜨르항아리’란 식당 명칭은 낯선데, 찾아가다보니 언젠가 왔었던 기억이 있다.
어라? 2010년 처음 제주올레 13코스를 걸을 때 묵었던 ‘연지곤지민박’인 거 같은데~~
당시는 올레길이 열린 지 얼마 안 돼 저지리마을에도 여행자를 위한 시설 같은 게 거의 없었으니 불과 하룻밤이었지만 그곳이 기억나지 않을 리 없다.
그런데 지금은 음식점이라니?
주인장께 물어보니 마을 건물이라 임대를 주었던 거라 한다.
웃뜨르항아리엔 보말칼국수뿐 아니라 고기국수, 전복비빔밥 등 몇 가지 주메뉴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보말칼국수를 맛보러 왔으니 모두가 보말칼국수를 주문하고, 한 명만 고기국수를 선택했다.
보말칼국수에 앞서 먼저 나온 고기국수.
고기국수를 한가득 품은 그릇 사이즈가 만만치 않다.
어마어마한 크기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렇게나 많은 걸 과연 다 먹을 수 있을까?
뽀얀 국물에 요즘 가격이 올라 잘 안 넣어준다는 김가루도 듬뿍이다.
국물맛을 보니 딱 제주 토종 고기국수 그 맛이다.
조금 더 기다리니 차려진 오늘의 주인공 보말칼국수.
고기국수와 같은 그릇에 담아냈으니 양은 말할 것도 없이 푸짐한데, 진한 초록빛을 띠는 국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진한 갈색의 질그릇과 잘 어울린다.
초록빛 국물에 잠긴 면을 한 젓가락 들어보니 면도 초록빛이다.
“면을 반죽할 때 보말 내장을 함께 넣어서 해요.”라는 게 주인장의 설명.
거기에다 미역까지 들어갔으니 초록빛은 어쩌면 당연한 거다.
수저를 넣어 질그릇의 바닥을 훑으니 보말이 한 가득이고, 칼국수에 어울리는 배추김치도 맛깔스럽다.
웃뜨르항아리는 저지리 마을 안에 위치해 있어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에겐 이미 잘 알려진 맛집이다.
한줄평_맛에 대해선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지만 보말칼국수, 고기국수 등 전체적으로 가격까지 1000~2000원 저렴하다.
[식당정보]
상호 : 웃뜨르항아리
주소 : 제주 제주시 한경면 중산간서로 3705
메뉴 : 보말칼국수 10000원, 고기국수 8000원, 전복비빔밥 10000원, 비빔밥 8000원
영업시간 : 08:30~20:30 (브레이크타임 없음)
전화 : 064-73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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