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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리뷰] 제주 두루치기 맛집 ‘동성식당’, 생고기에 야채 듬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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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제주도의 향토 음식은 육지의 음식과는 많이 다르다.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이 수십년 동안 제주도 여행의 Must-try food가 되다보니 제주 음식이 원래 진한 양념맛인 줄 아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제주도의 전통적인 향토 음식은 ‘많은 양념을 사용하지 않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삼삼한 맛의 소박하고 간단한 음식’이다. 고춧가루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등푸른 생선으로도 지리탕을 끓일 정도다.

 

그런데 어쩌다가 진한 양념 기반의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이 제주도의 대표 음식이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1970년대 제주 관광이 본격화되던 시기, 제주 음식만이 갖고 있는 투박함은 뒤로 밀리고 영·호남의 자극적인 양념 문화와 제주의 식재료가 버무려져 새로운 형태의 향토음식으로 탄생한 때문이다. 여기에는 제주 음식이 관광 상품화되던 시기, 호남 출신 이주민들이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한 몫을 톡톡히 했다. 


생고기와 3가지 야채무침에 제공되는 동성식당의 두루치기.

 

그런데 약간의 양념이 가미된,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중 하나로 두루치기가 있다. 처음에는 도시에서 늘 접하던 제육볶음이나 주물럭과 비슷한데 왜 굳이 두루치기라고 부르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모두 양념한 고기를 볶는 건데 무슨 차이가 있다는 건지? 하지만 몇 번 먹어보니 그 차이를 분명히 알 것 같다. 주물럭이나 제육볶음은 파, 마늘 등을 함께 넣고 미리 양념해서 재운 고기를 불판에 얹어 굽는데 제주도의 두루치기는 고기 양념을 미리 하는 게 아니라 생돼지고기를 사용한다. 생돼지고기에 송송 썬 고추, 작게 썬 버섯, 얇게 썬 감자 등을 함께 올려 볶는다. 물론 간단한 양념도 함께. 그리고 나서 돼지고기가 어느 정도 익어가면 콩나물무침, 무생채무침, 파채무침 등의 반찬류를 함께 넣어 볶는다. 

 

요즘엔 고기에 미리 양념을 해서 내오는 곳도 많은데, 고기의 양 못지 않게 온갖 야채무침이 풍성하게 들어간다. 제주도의 두루치기는 원래 ‘제사 또는 명절이 지난 후 먹고 남은 적갈(적-돼지고기 누름적), 나물, 전 등을 넣고, 맑은 간장, 후추, 참기름에 조려 밑반찬으로 먹던 것’에서 유래된 음식이라 한다(제주특별자치도 ‘전통향토음식-제주인의 지혜와 맛’). 과거에는 고춧가루가 귀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간장 양념을 사용했는데, 고춧가루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고춧가루 양념이 추가되었다 한다.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처럼 맵고 짠 정도의 양념간은 아니다. 

 

제주도의 두루치기는 음식점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온다. 양념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유명하다는 두루치기 맛집에서는 대부분 주물럭처럼 양념된 고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서귀포 시내에 위치한 ‘동성식당’에서 내온 두루치기는 생고기였다. 얇게 썬 감자, 버섯, 고추, 그리고 간단한 양념과 함께. 고기와 함께 볶을 야채로는 무생채무침, 콩나물무침, 파채무침 등 세 가지가 나왔다. 보통은 콩나물무침과 무생채를 내던지, 콩나물무침과 파채무침을 내던지 하는 식으로 2가지만 나오는데 ‘동성식당’에선 세 가지 야채가 모두 나왔다.  


고기와 함께 볶는 야채로 콩나물무침, 무생채, 파채무침 세 가지가 나온다.

고기 반, 야채 반의 동성식당 두루치기.

 

생고기는 불판에 이미 얹어 나오니 불을 켜고 우선 생고기를 볶기 시작한다. 자글자글거리며 고기가 반쯤 익으면 무생채, 콩나물무침, 파채무침을 몽땅 함께 넣고 볶는다. 야채가 세 종류나 들어가니 두루치기의 양은 거의 두 배쯤 된다. 생고기를 내올 때 양념이 살짝 뿌려져 있긴 했지만 온갖 양념에 고기를 재어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간단한 양념이다. 

 

개인적으로 음식에 양념을 많이 하는 건 식재료의 품질과도 관련이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그런지 몰라도 생고기로 내온 두루치기가 훨씬 마음에 든다. 쌈채소도 푸짐하게 나오니 밥은 늘 다 먹지 못하고 남기게 된다. 동성식당의 두루치기는 고기의 질은 물론이고, 푸짐한 야채, 거기에 가격까지 적당하다. 현지인들이 줄서서 먹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현지인 맛집이라 점심시간에 가면 대기줄이 길 수 있다.

 

방문 Tip_현지인 맛집이라 점심시간에 가면 대기줄이 길 수 있으니 11:30 이전에 도착하는 게 좋다. 


[식당정보]

상호 : 동성식당 

주소 : 서귀포시 토평남로 109 

메뉴 : 두루치기 10000원, 오겹살두루치기 12000원, 고기국수 8000원

영업시간 : 10:00~21:00 (비정기 휴무)

전화 : 064-733-6874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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