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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점 리뷰] 분위기 좋은 럭셔리 민속주점 ‘3C5花’

다양한 막걸리와 분위기 최고…가격은 비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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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민속주점은 주머니 빈약하던 학창 시절 자주 다니던 술집이다. 흔히 민속주점은 목로주점을 연상케 한다. 木壚는 본디 선술집에서 술을 팔기 위해 널빤지로 만든 상을 말하는데 좁고 기다랗게 만든 상이 있는 선술집이 목로주점이다. 그런 분위기를 기대했다.

 

 

마포역 불교방송 뒷편 골목길에 이런 술집이 있을 줄이야. 의아했다. 사람 통행도 많지 않은 이런 외진 곳에 한옥으로 지어진 민속주점이 있었다. 이름은 삼씨오화(3C5花)다. 무슨 식당 이름이 이렇담?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마자 사장님에게 물어봤다. 무슨 뜻이냐고. 대답은 심플했다. 두 분이 창업했는데 이름 성씨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삼씨는 알겠는데 오화는 뭘까? 더 이상 물어보진 않았다.

 

 

입구는 나무 문으로 되어 있어 “이리 오너라”를 외치고 들어가야 할 성 싶게 되어 있다. 바닥엔 주춧돌처럼 생긴 동그란 돌판에 자갈이 깔려 있고 천장엔 전통 문창살을 얹어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냉장고를 보니 일반 식당에 있는 흔한 소주, 맥주 대신 막걸리가 대부분이다. 그것도 장수막걸리나 서울막걸리가 아닌 한 번도 보지 못한 전통 수제 막걸리인 듯했다.

 

 

메뉴판에는 오늘의 특선메뉴와 함께 저녁 메뉴가 있는데 홍가리비찜이나 생물 오징어숙회, 병어조림, 목살구이와 곁들어 먹는 홍어장과 오이지삼합 같은 고급 한정식에서나 보는 메뉴들이다.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다.

 

저녁 6시부터 영업 시작 시간인데 이른 시간에 가서 그런지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왁자지껄한 민속주점과 달리 조용한 게 맘이 든다. 음식과 분위기가 여성 취향이라 남자들보다는 여성 손님들이 많다고 한다.

 

 

기본 찬으로는 앙증맞은 잔에 순두부가 간장을 얹어서 나온다. 첫 안주로 병어조림을 시켰다. 감자와 무를 깔고 위에 올려진 병어는 냉동이 아닌 듯 살이 매우 부드럽고 국물도 매우 먹음직스러웠다. 이 안주로 소주 두 병은 먹고도 남겠지만 민속주점에 어울리는 막걸리를 주문했다. 첫 술은 일월삼주다. 경남 함안에서 친환경 재료로 긴 발효와 숙성을 거쳤다는 고급 수제 막걸리다.

 

 

오랜 숙성을 해서 그런지 입에 착 감기는 일월삼주를 비우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둘이 서너잔 정도 마시니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한 병을 비웠다.

 

두 번째 막걸리는 두루미양조장에서 만들었다는 프리미엄 막걸리 대관람차다. 막걸리 이름치곤 꽤 서양스러운데 2022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막걸리란다. 달콤한 참외향이 코 끝을 타는 순간 대관람차의 운행이 시작되고 중앙에 QR코드를 스캔하면 음악이 연주된다고 쓰여있는데 핸드폰으로 찍어보니 유튜브 대관람차 노래가 나온다.

 

 

세 번째 술은 역시 두루미양조장에서 만든 한탄강 익스프레스다. 역시 이름이 퓨전 스타일이다. 철원의 오대쌀과 한탄강 주상절리의 암반을 뚫고 솟아나는 청정 암반수로 만들었다는 탁주다. 이 술은 일부로 섞지 않고 위에 뜬 청주를 먼저 마시고 아래 가라앉은 쌀지게미(침전물)는 꾸덕한 느낌으로 마셨다. 향긋한 와인향의 드라이함이라고 적혀 있는데 정말 드라이했다.

 

 

병어조림이 금새 바닥을 보여 안주를 하나 더 시켰다. 흔한 해물파전이다. 그냥 평범한 해물파전이다. 해물이 의외로 많이 들었다.

 

 

마지막 술은 이화백주다. 이 술 역시도 명품 막걸리로 불리는데 주의할 점이 있다. 탄산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어 함부로 뚜껑을 열었다간 샴페인처럼 솟구칠 수 있다. 그래서 이 술집에서는 주인이 직접 뚜껑을 열어준다.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면서 탄산을 빼줘야 한다. 신기한 건 탄산이 빠지면서 아래 가라앉았던 쌀지게미가 위로 올라오며 자연스럽게 섞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주점은 특이하게 막걸리마다 마시는 술잔 모양이 다르다. 새 술을 시킬 때마다 새로운 술잔을 가져다 준다. 이화백주는 샴페인 같아서 와인잔 같은 걸 준다.

 

 

 

이 주점에 갈 때는 유의할 점이 있다. 앞서 얘기한 가격에 유의해야 한다. 술 안주도 싸지 않지만 여기서 파는 막걸리도 고급 수제 막걸리가 대부분이라 가격이 꽤 비싸다. 대체로 한 병에 1~2만원 수준이다. 더 비싼 전통주도 꽤 있다. 2명이 안주 2개에 막걸리 4병 해서 16만원 정도가 나왔으니 카드 꺼내기가 살짝 두렵다. 회사 동료들이나 친구들끼리 술을 거나하게 먹고 싶다면 비추다. 연인들이 술 한 병 정도로 깔끔하게 분위기에 취하고 싶다면 강추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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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5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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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도I기자
2023-02-23 14:12
초프리미엄 막걸리 집이네요. 그래도 기분내고 싶을 때는 저런 곳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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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2-23 15:26
MZ세대, 여성들에게 인기 있을 곳이네요. 안주가 맛있다고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좀 아쉽네요.

라라I리뷰어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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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I리뷰어
2023-02-24 11:15
음식맛은 그닥 특별하진 않은가봐요~~ ㅎㅎ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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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2-24 11:26
음식 맛은 쏘쏘~

Tepiphany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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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piphanyI리뷰어
2023-02-28 12:13
조만간 마포에 갈 일이 있는데.. 기억했다가 한번 가 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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