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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리뷰] 한겨레신문은 ‘진보언론’이라 말할 자격이 있나

김만배 돈 받은 한겨레 간부 사태로 본 한겨레신문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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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새해벽두부터 한겨레신문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냈다. 한겨레신문 편집국 간부 한 명이 2019년 당시 타사 기자였던 김만배씨와 금전거래를 해 윤리강령과 취재보도준칙을 위반해 그를 직무에서 배제하고 진상조사위를 꾸려 실상을 파악하겠다는 게 사과문의 주요 내용이다.

 

김만배 관련 한겨레신문 사과문

 

몇 백만원, 몇 천만원도 아니고 자그마치 6억 원이다. 심지어 최근 기사에 의하면 여기에 3억 원을 추가로 받아 9억 원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일보와 중앙일보 기자까지 포함되어 있어 법조 출입기자들의 카르텔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는 게 주변 기자들의 일치된 견해다. 김만배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기자들이 수십 명이 되고, 골프 후 1인당 100만원씩 주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설도 나돌고 있다.

 

MBC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2020년을 전후해 돈을 받은 언론사 간부들이 지난 대선에서 대장동 게이트가 이슈화될 때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한겨레신문 간부는 정치부장을 거쳐 지난 대선때 편집국 신문총괄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한국일보 간부도 사회부장, 논설위원을 거쳐 뉴스부문장을 맡고 있는 핵심간부이다. 더욱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국민기금을 모아 설립된 한겨레신문 주요 간부가 대장동 사업을 주무른 김만배의 돈 6억 원을 받아 아파트 분양금을 냈다면 한겨레신문은 그 명운을 다했다고 보아야 마땅하다.”고 까지 칼날 세운 논평을 내기도 했다.

 

주요 포털에서 문제의 당사자 한겨레 간부 기자 이름으로 검색해봤다. 기자의 특성상 드러내놓고 옹호를 하진 않지만 그의 몇 가지 칼럼 속에서 본인 스스로 면죄부를 씌우는 뉘앙스는 느껴지고도 남는다. ‘청탁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것들’, ‘누구도 양심을 장담할 수 없다’, ‘내 안의 ‘내로남불’’과 같은 칼럼이 그렇다. 석 기자는 또한 과거에 한명숙 재심을 주장한 사람들의 비판 기사를 쓰기도 했다.

 

한겨레 간부 기자가 쓴 칼럼들

 

한겨레신문은 1988년 5월 15일 발전기금 국민모금으로 창간한 국민주 신문이다. 편집권 독립과 경영독립이라는 창간정신에 따라 개인이 1% 이상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게끔 정관에 규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어느 시점까지는 한겨레신문이 진보라는 이념적 정체성을 유지해 왔다는 데 대해 일말의 의심도 없다.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수적 기득권 세력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현실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작금의 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것은 한겨레신문 역시도 여느 신문사처럼 하나의 기업체이며 영리를 추구하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기득권 신문과 다를 바 없는 다양한 기자들의 일탈성 비리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마약을 투약한 현직기자가 구속됐는가 하면 문화부장이 부국장을 폭행치사해 출입기자들에게 보도자제를 요청한 사건도 있었고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의 명절 선물 리스트 및 일정표를 입수해 보도하려고 했던 기사가 외압 때문인지 갑자기 빠진 사례 등이 그것이다.

 

또한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악의적인 언론의 보도와 검찰의 끊임없는 괴롭힘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비상식적, 비법률적, 비인간적 행위임에도, 한겨레신문은 검찰과 한몸이 되어 조국 전 장관과 가족들 죽이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겨레를 가리켜 ‘한걸레’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김만배로부터 돈을 받은 한겨레 간부 기자는 유력한 차기 편집국장 후보까지 올랐던 인물이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한겨레는 d이 사태를 계기로 이제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 신문, 모두에게 ‘좋은 신문’으로 가기로 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신문이란 기득권 세력에게 날카롭지 않고 광고주에게 눈엣가시가 되지 않은 신문을 말함이리라.

 

정부와 대기업은 그동안 주요 일간지들에 보험용 내지는 입막음용으로 정기적으로 광고를 줘왔다. 그동안 삐딱했던 한겨레는 이 광고들을 받지 못하다가 어느새 부턴가 그 광고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변방의 언론을 자처하던 한겨레신문이 기득권 언론으로 돌아선 셈이다.

 

‘청렴결백한 진보는 가난하다’는 말에 일부분 동의한다. 한겨레신문은 분명 가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기자 개개인들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이 논리대로라면 이 땅에 진보언론은 정녕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 권력자들에게 아침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신문이 없어지는 건 아닌지 아쉬운 대목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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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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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1-10 08:35
- 첨부파일 : AKR20230110013100005_03_i_P4.jpg (116.0K) - 다운로드
(기사 업데이트) 대표이사와 편집국장 사퇴했네요.

엔피오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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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피오
2023-01-10 10:51
한때 한겨레 독자였는데요.
믿을만한 미디어가 없어 요즘은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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