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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드라마 ‘퀸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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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넷플릭스에 새로운 정치 드라마 ‘퀸메이커’가 오픈했다기에 이틀 동안 짬을 내서 11화까지 정주행을 했다. 한 회당 1시간 분량이니 약 12시간 정도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토리는 뻔하지만 볼만하다. 재벌기업의 전략 기획 능력자가 노동인권 변호사를 정치계에 입문시켜 성공한다는 줄거리다.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여성 시장을 만드는 여성 홍보 전문가와 악역인 기업 총수도 여성, 그 아래 재벌 2세들도 여성, 기업 전략실 실장도 계속 여성, 성폭행을 계속 당하는 것도 여성, 문제를 밝히는 기자도 여성이다.

 

남성은 주변부다. 무능하고 여성에 의해 협박받고 조정 당하는 수동적 존재다. 의원 보좌관 김희애 남편과 악역을 맡은 류수영, 그리고 문소리의 시인 남편을 제외하곤 말이다. 한마디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드라마이다.

 

 

간단한 스포일러

드라마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퀸메이커는 정치 드라마다. 눈에 익은 주연급 배우로는 김희애, 문소리, 류수영, 이경영 등이 출연했다. 김희애는 은성그룹의 비리 등을 해결하는 전략기업실장 황도희 역을 맡았고 문소리는 인권변호사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오경숙 역을 맡았다. 류수영 은 오경숙 후보자의 강력한 대항마 백재민 역을 맡았다.

 

재벌가 밑에서 충성하던 황도희는 비서실 직원의 죽음을 계기로 은성그룹과 대립각을 세우고 인권변호사 오경숙을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선거들이 그렇겠지만 정책 공약에 대한 고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오로지 네거티브로 상대후보를 공격하고 무너뜨리는 전략만이 존재한다. 드라마 속 스토리지만 아마도 현실세계의 선거판도 그러할 것이다.

 

결론은 김희애(황도희 역)의 승리로 끝난다. 자살인 줄로만 알았던 비서 이슬의 죽음이 백재연이 밀어 떨어뜨렸다는 스마트폰 녹취록이 공개되고, 역시 똑 같은 죽임을 당할 뻔했던 백재연 내연녀는 황도희 도움으로 살아 돌아와 진실을 밝히면서 시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판세가 뒤집히면서 오경숙이 시장으로 당선된다.

 

 

황도희는 스스로 미끼가 되어 은성그룹의 비자금을 캐내어 구속되지만 온갖 비리로 쌓아올린 은성면세점은 오경숙 시장에 의해 서울시민의 지분 90%를 챙겨 수익을 투명하게 나눠주는 것으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다. 정말 서울시장에 이런 시장이 당선되어 재벌가의 엄청난 수익사업을 시민들에게 매년 배당금으로 나눠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가능하지 않을까?

 

퀸메이커는 시즌2를 예고하면서 끝을 맺는다. 배우 정진영이 찾아와 오경숙을 시장으로 만든 게 황도희임을 확인하고 자신을 도와달라고 말하면서 드라마는 마무리된다.

 

 

가상의 허구 세계지만 실존하는 현재 진행형

이런 류의 드라마나 영화는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나왔다. 퀸메이커가 기존의 정치 드라마와 다른 점은 남자 ‘킹’이 아닌 우먼파워 ‘퀸’이 중심이 되어 정치계의 비리를 파헤친다는 점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정치판의 모든 비리는 실존하는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씁쓸하다. 언론은 재벌에 매수되어 시민의 눈을 가리고 가짜 뉴스 퍼나르기에 바쁘고 정치인들은 반대편의 흠집을 파내어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드라마는 보여준다. 현실 그대로다. 이른바 노동자를 위한 진보진영으로 그려지는 캠프에서도 정책에 대한 고민은 없다. 이 역시도 현실세계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기 힘들다.

 

홍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대기업 총수가 경찰 조사를 받을 때 기업 홍보담당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당연히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경찰에 출두할 때 착용했던 옷과 액세서리를 강조해 쇼핑몰에서 완판이 되게 만들거나 물타기 보도자료를 배포해 여론을 바꾸는 전형적인 대기업 홍보 전략들도 현실과 판박이다.

 

물론 현실과 다른 부분도 있다. 현재의 정치판, 그리고 언론사들의 과거 행적을 보더라도 무소속 후보가 아무리 길길이 날뛴다 한들 의석 수 하나 없는 정당은 TV 토론 같은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메이저는 메이저들끼리, 마이너는 마이너들끼리 출연하도록 제도적으로 관례화가 되어 있다.

 

생전 요리라곤 안 했던 오경숙 변호사가 시장선거에 출마하며 동의를 구할 때 했던 남편 말이 어쩌면 작가가 바라는 세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 안되겠는데………..당신 손에 부엌칼 쥐어주면 안 되겠어. 간도 안 맞고 양도 망치고…그니까 얼른 가. 가서 제대로 칼 뽑아들고 짐승 같은 놈들 뿌리째 도려내버려.” 이런 시장이 나왔으면 좋겠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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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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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도I기자
2023-04-18 09:30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그 드라마네요. 대략 어떤 주제인지 궁금했는데 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조만간 한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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