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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우연찮게 가 본 남한강변 신륵사와 여주 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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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강원도 갔다가 서울 돌아오는 길에 경기도 여주에 들렀다. 여주엔 세종대왕릉이 있어 가볼까 했지만 비도 부슬부슬 내려 산보하기엔 별로라고 해서 선택한 곳이 신륵사다. 그동안 여주는 몇 번 와봤지만 한 번도 신륵사에 들어가보진 않았다.

 

신륵사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이 꽤 멋지다는 소문이 나선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 주변엔 신륵사관광단지가 조성되어 있을 정도다. 또 전국 도자기 생산량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도자기의 고장으로 불리는데 매년 여주도자기축제가 열린다. 아쉽게도 올해 도자기 축제는 5월 19일부터 열리는 행사라 다음을 기약했고, 대신 도자기 아울렛에 들러 그릇 몇 점을 사는 것으로 대신했다. 또 신륵사 근처엔 여주의 또다른 관광테마인 황포돛배도 탈 수 있는데 매주 월요일과 강이 얼었을 때 말고는 매일 운영한단다. 비가 와서 황포돛배도 다음 기회에…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사찰들은 조선시대 때 유교를 숭상하고 불교를 탄압한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대부분 깊은 산 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신륵사는 독특하게 남한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그 이유는 광주의 대모산에 있던 영릉(세종대왕릉)이 여주로 이장된 해(1469년)에 왕실에서 신륵사를 세종의 위패를 모셔놓고 명복을 비는 사찰인 원찰(願刹)로 정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그보다 앞서 기원을 알아보면 여주 신륵사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신륵(神勒)이라는 의미는 ‘신통한 힘으로 무엇을 제압한다’는 뜻으로 고려 고종 때 인당대사가 건넌 마을에 나타난 사나운 말의 고삐를 잡자 순해졌다고 해서 신륵사로 불리게 됐다는 설이 내려온다.

 

 

여주 신륵사를 방문한 것은 지난 5월 6일 어린이날 다음 날이었다. 5월 4일부터 전국의 65개 사찰의 문화재관람료를 면제했는데 신륵사도 그 사찰 중 하나여서 별도의 관람료를 내지 않고 들어갈 수 있는 혜택을 보게 됐다. 이 어찌 즐겁지 않겠는가.

 

 

이제 신륵사를 걸어가본다. 다른 절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몇 십 분을 걸어 올라가기 십상이지만 신륵사는 강변에 위치해 있는 까닭에 그닥 힘들지 않다. 초입의 불이문을 지나자마자 오른편에 정자가 하나 있다. 조선시대에 한때 신륵사가 사대부들이 풍류를 즐기는 장소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그 장소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내려다보이는 남한강변은 막걸리 한 잔을 부르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신륵사는 명성과 다르게 조그맣게 아담한 절이다. 한때는 건물만 200채에 달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십여 개 남아있는 게 전부다. 경내를 한 바퀴 도는 데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신륵사 앞에 있는 은행나무에 먼저 눈길이 간다. 수령이 약 660년 됐다고 한다. 고려말 공민왕 때 나옹 스님이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세 갈래로 뻗은 은행나무에서 관세음 보살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보살나무로도 불린다.

 

 

 

대웅전에 해당하는 극락보전 앞에 있는 다층석탑은 오래된 흔적이 역력하다. 석탑 위에 구조물은 언제 깨졌는지 모르겠지만 철제 기둥만이 남아 있다.

 

 

기록을 찾아보면 신륵사에는 모두 8개의 보물이 있다. 보물 제180호 조사당, 보물 제225호 다층석탑, 보물 제226호 다층전탑, 보물 제228호 보제존자석종, 보물 제229호 보제존자석종비, 보물 제230호 대장각기비, 보물 제231호 보제존자석종앞석등, 보물 제1791호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등이다.

 

이 가운데 보물 제226호인 다층전탑은 현존하는 국내 유일의 고려시대 전탑으로도 유명하다. 이걸로 인해 신륵사는 고려 때부터 벽절(甓寺)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탑 전체를 벽돌로 쌓아 올렸다는 다층전탑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다층전탑 윗쪽으로는 깨진 비석이 하나 있다. 이색과 나옹의 제자들이 대장경을 보관하기 위해 대장각을 세운 연유를 기록한 보물 제230호의 대장각기비(大藏閣記碑)가 그것이다.

 

 

신륵사를 한 바퀴 돌고나니 출출하다. 여주는 쌀로도 유명하다. 조선 후기 남한강 유역의 가장 중요한 산물은 쌀이었다. 예로부터 임금님에게 올려진 고품질의 수라상 진상미로 유명한 여주 쌀은 뛰어난 미질로 주목받아 왔다. 여주에서 가장 왕성하게 쌀농사를 짓는 왕터마을이라고 있는데 마을 전체가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일명 고래실 땅으로 이루어져 있어 쌀농사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여주는 쌀이 특산미이다 보니 유명한 쌀밥집들이 많다.

 

 

최근에 씨름장사 이만기가 들렀다고 해서 더 유명해진 쌀밥집을 방문했다. 주말이라 예약을 받지 않아 그냥 무턱대고 방문했지만 비가 온 날이라 그런지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찰지기로 유명한 쌀밥 맛은 말할 것도 없고 밑반찬들이 참 정갈하고 맛나다. 특히 간장게장은 짜지 않고 감칠맛이 돌았다. 아직도 기름진 쌀밥과 간장게장의 여운이 입가를 맴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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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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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5-12 18:43
산 속 깊이 눌러앉은 사찰과는 또 다른 맛과 멋이 보이네요.

곰돌이아빠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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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아빠I리뷰어
2023-05-15 11:22
이동네 밥집들이 아주 맛나죠. 근처 트레킹도 좋고, 강 건너 세종대왕 영릉도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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