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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더퍼스트 슬램덩크, 재미나게 감상하는 몇 가지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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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설 연휴기간에 만난 지인과 이야기하던 중에 슬램덩크 이야기가 나온 건 우연이 아니었다. 태어나고 자라온 세대가 같기에 그 가운데 큰 감동을 받았던 문화요소 역시 같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인과 기자는 청년기에 드래곤볼, 시티헌터, 북두의권 그리고 슬램덩크를 정말 재미있게 보던 세대였다. 따라서 마침 극장 개봉중이던 애니메이션 '더퍼스트 슬램덩크'를 같이 관람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1. 더빙판 or 자막판, 어느걸 고를까?
첫주부터 무려 803관에서 개봉한 작품인 만큼 근처에서 상영중인 극장을 찾기는 쉬웠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고민이 발생한다. 한국말로 대사를 재녹음한 더빙판을 보느냐, 아니면 일본어가 나오고 밑에 한국어 자막이 나오는 자막판을 보느냐하는 고민이다. 아마도 이 작품을 보려는 관객 상당수가 비슷한 고민에 빠질 것 같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주연들의 일본식 이름에 익숙하지 않고, 움직임이 많은 농구장면 자체를 화면으로 진지하게 즐기고 싶다면 더빙판을 선택하면 된다. 반대로 일본어를 좀 알고 있는데다가 작품에서 나오는 특유의 어감 뉘앙스를 정확히 알고 싶은 마니아에 가깝다면 자막판을 추천한다. 기자는 자막판으로 감상했다.

 

 


2. 3D 카툰렌더링 방식, 살짝 느린 듯한 움직임에 익숙해지자
예전에 나온 TV판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을 보았던 입장에서 처음에 나오는 농구 경기 화면을 본 순간 약간 슬로우비디오 같은 어색한 느낌을 받았다. 이 작품은 3D 카툰렌더링 방식을 주로 썼고 부분적으로 2D 애니메이션을 사용했다. 3D 카툰렌더링 d은 아바타나 겨울왕국처럼 정밀하게 만든 3D 모델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평면적인 애니메이션에 입체감을 준 형태를 움직이는 방식이다. 

 

때문에 캐릭터의 움직임이 실사보다 약간 더 부드러운 편이어서 마치 물속에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계속 보면서 눈이 좀 익숙해지면 위화감은 사라지고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농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움직임이 많을 수 밖에 없기에 이 방법을 쓰면 적은 제작비로도 상당히 정밀한 스포츠 장면을 만들 수 있게 된다. 또한 중후반부에 임팩트가 강해지면 특수효과 등을 통해 오히려 엄청나게 스피드감이 있고 임팩트 있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3.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산왕전 단 하나의 경기를 보여준다
더퍼스트 슬램덩크는 만화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감독과 각본을 맡아서 만들었다. 따라서 원작이 구현하려는 핵심에 집중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원작에서 가장 존재감이 적었던 송태섭(미야기 료타)를 주인공으로 해서 그가 왜 농구를 하게 됐고 어떤 컴플렉스를 극복해야 했는가 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가장 극적인 승부가 펼쳐진 산왕전이란 단 한 게임을 전개하면서 그 중간중간에 각 캐릭터의 예전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가장 흥미로운 경기와 함께 각 캐릭터의 사연을 알 수 있어 전혀 원작을 모르던 사람도 적당히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경기 자체에 몰입한 사람에게는 지나치게 맥이 끊긴다. 

 

특히 슬램덩크란 작품을 전혀 모르고 보는 사람이라면 여러 캐릭터에게 시선이 분산되어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은 작품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자칫하면 원래 슬램덩크의 주인공이 강백호(사쿠라기 하나미치)란 사실도 모른 채 관람을 마치게 될 수도 있다. 가능하다면 슬램덩크 원작을 미리 보든가 간단한 요약이라도 보고 오면 더 좋을 것 같다.

 

 


4. 농구가 아닌 스스로의 열정을 비춰보는 거울
개인차는 존재하겠지만 이 작품에 가장 감명받을 수 있는 관객은 원작을 청소년기~청년기에 접한 세대일 수 밖에 없다. 농구가 인기있었고, 사회적으로도 고도성장기에 있으며, 뜨겁게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나이였던 자기 스스로를 투영했을 때 가장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번 쯤은 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투입해서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던 시절이 있다. 그것이 대학입시든, 전국체전이든, 동아리 활동이든 상관없다. 슬램덩크는 그 대상이 농구였으며 다섯 명이 합심해야 되는 스포츠였다. 최강팀이 아닌, 그저 가능성을 지닌 소년들이 모여서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이뤄내려고 피와 땀을 흘리는 과정이다. 우리가 스크린을 통해 보는 건 농구지만 실상 마음으로 느끼는 건 스스로가 외치고 뛰던 청소년기다. 그래서 우리는 감동받고 위로받는 것이다. 

 

 

 


5. 상당한 영상미, 올드보이의 추억을 자극한다
현재 더퍼스트 슬램덩크의 한국 관객수는 약 160만명 정도다. 7080년대 생 사이에서는 압도적인 화제가 되고 있지만 관객수로만 본다면 역대 극장판 애니 1위인 겨울왕국2의 1,374만명은 물론이고 29위인 장화 신은 고양이의 208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대와 성별과 계층을 넘어선 위대한 작품까지는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게 뭐가 대수일까.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은 이미 충분하다. 예전에 조잡한 인쇄상태의 불법 해적판으로 보던 만화책과 낡은 비디오테이프의 조악한 품질로 보던 옛날 애니의 빛바랜 추억이 변신해서, 2023년 최신 애니기법이 만든 눈부신 영상미와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로 새롭게 해석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더퍼스트 슬램덩크는 그것만으로도 추억을 가진 올드보이는 충분히 만족스럽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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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Tepiphany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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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piphanyI리뷰어
2023-01-29 20:22
저도 한번 봐야겠는데요... ^^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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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도I기자
2023-01-30 09:05
원작을 이미 보셨다면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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