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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리뷰] 눈이 더 행복한 채식 – 제주 비건카페 ‘작은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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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크지 않은 마을 도로에서 좁은 올레길(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골목)로 조금 들어가면 만나는 제주 옛집. 제주의 전통 구옥답게 안거리(안채), 밖거리(바깥채), 작은 창고(과거에 쇠막이었다 함)가 ㄷ자형으로 배치돼 있고, 작은 안뜰과 뒷마당에선 온갖 야생화가 자란다.

 

 

제주시 조천읍에 자리한 채식카페 ‘작은부엌’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늑함과 평화로움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이름 그대로 정말 작은 공간, 과거 쇠막(외양간)으로 쓰였던 공간을 개조해 채식카페로 운영 중이다. 공간이 작으니 6명 1팀 정도면 자리가 꽉 찬다.

한달 전 예약은 필수!!

 

 

사진으로는 이미 봤던 음식들인데, 맛이 어떨지가 많이 궁금했다.

작은 문을 열고 들어서니 한 켠에선 셰프님이 홀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테이블 위는 화려한 야생화와 캔들의 향연이다.

 

 

비건채식 풀코스의 시작은 들풀주스.

상큼하면서 살짝 달달함이 느껴지는 들풀주스는 클로버와 사과를 갈아 만든 거란다.

그래서인지 혀끝에서 사과의 아삭함이 전해진다.

 

이어 두 번째로 선보인 애피타이저는 말린 무화과. 시나몬을 듬뿍 뿌리고, 흰 꽃으로 장식했다. 맛은? 내가 너무 단 걸 안 먹는 걸까? 많이 달다는 느낌이다. 다른 사람들의 입맛엔 꽤 괜찮은 모양이다.

 

 

애피타이저가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인 풀코스 요리를 맛볼 차례다.

버섯스프엔 핑크빛 작은 야생화가 올라가 있다. 비주얼이 맛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버섯스프는 단숨에 싹싹..

메인 요리는 3가지가 차례로 서빙된다.

들풀샐러드피자, 곤약초밥, 현미야채떡볶이.

 

 

명칭 그대로 형형색색의 꽃과 들풀로 화려함을 드러낸 들풀샐러드피자.

들풀보다는 야생화샐러드피자라고 하는 데 더 어울릴 듯싶다.

데코레이션을 하기 전 셰프님이 미리 조각을 내 놓은지라 그대로 개인접시에 옮겨 담기만 하면 된다.

 

얇은 도우 위에 어떤 재료들을 올려 어떻게 구웠을까... 손님들과 함께이니 그냥 먹기 바쁘다.

이어서 나온 곤약초밥은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초밥은 흰쌀이 아니라 현미밥이라 꼭꼭 씹는 맛도 제대로다.

초밥과 곤약 사이에 살짝 올라간 고추냉이는 그린이 아닌 옐로우.

아마도 머스터드를 함께 사용한 것 같다. 그런데 코끝을 심하게 괴롭힌다.

코스 본 요리의 마지막은 매운 맛이 하늘을 찌르는 현미야채떡볶이.

큼지막한 현미떡에 감자, 고구마, 당근 등 야채도 현미떡과 비슷한 사이즈로 썰어 넣어 큼지막하다.

 

매운 걸 잘 못 먹는 사람들이보니 이 떡볶이는 지나치게 맵게 느껴진다.

고구마, 감자 등 떡볶이와 함께 어우러진 야채들이 매운맛을 살짝 중화시켜주지만 그래도 심하게 맵다보니 결국 현미야채떡볶이는 남기고 말았다.

물론 배가 부른 이유도 있겠지만..

이어서 마지막은 페퍼민트차와 달달한 디저트인 낑깡정과.

지독히 매운 떡볶이로 얼얼해진 입안을 깔끔하게 씻어준다.

 

 

일행 중 비건이 있어 특별히 예약한 곳인데, 화려한 비주얼과 맛에 비건이 아닌 사람들도 모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뭔가 많이 먹어 배도 부르지만, 삼겹살파티를 하고 나서의 배부름과는 다른 배부름이다. 속이 전혀 거북하지 않다. 이게 채식의 힘인가?ㅎㅎ

작년까지 3만원이던 비건채식풀코스가 4만원으로 인상됐지만, 굳이 비건이 아니더라도 여행 중 내 몸에 좋은 한 끼를 선물하고 싶다면 꼭 들려볼 것을 추천한다.

 

2012년 경부터 운영돼온 곳(물론 쉬어가는 달도 있다)이니 이미 그 역사가 10년을 넘은 노포다.

제주 최초의 람사르습지도시인 선흘리 '동백동산'이 가까우니 식사 전이나 후에 동백동산과 더불어 만장굴, 비자림까지 돌아본다면 행복한 하루 여행 코스가 된다.

비건채식카페 '작은부엌'

주소 : 제주시 조천읍 선흘동 2길 1

 

채식주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채식주의(Veganism)’는 ‘고기류를 피하고 주로 채소, 과일, 해초 따위의 식물성 음식만을 먹는 식생활이 좋다고 생각하는 태도’로 정의돼 있다.

그런데 채식주의라고 해서 야채와 과일만 먹는 건 아니다. 엄격하게 야채와 과일로 섭취를 제한하는 비건(vegan)부터, 우유까지 가능한 락토 베지테리언, 우유는 안 되지만 계란은 섭취하는 오보 베지테리언, 달걀, 우유 등 유제품을 모두 섭취하는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Lacto Ovo Vegetarian), 빨간 고기와 조류는 먹지 않고 생선과 해물은 섭취하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vegetarian), 그리고 닭고기까지 섭취하는 폴로 베지테리언(Pollo-Vegetarian), 상황에 따라 고기도 간헐적으로 섭취하는 플레시테리언(flexitarian)까지 다양하다.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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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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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6-14 15:26
아 이런 맛깔스러운 곳이.. 어여 제주에 날아갈 날이 와야 할텐데..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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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6-15 06:57
비건족은 아니지만 한번쯤 이런 음식도 먹어볼만 할 거 같아요. 으....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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