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뷰] 여수 섬여행➃ 보석처럼 빛나는 모래섬,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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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섬 ‘사도’는 여수의 섬여행 중 하화도와 더불어 가장 설레었던 섬이다.
면적 0.12㎢로 축구장 17개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매력이 곳곳에 넘친다.
사도 주변으로는 추도와 중도(간도), 증도(시루섬), 장사도, 나끝, 연목 등 7개의 작은 섬들이 빙 둘러 마주하고 있다. 이곳에선 매년 두 차례, 음력 정월대보름과 2월 영등사리 때 바닷물이 갈라지며 7개의 섬들이 ‘ㄷ자’ 모양으로 이어진다 한다. 신비의 바닷길 ‘모세의 기적’이다.
사도까지는 낭도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왕복 하루 3편(9:40, 13:10, 16:10)이 운항되는데, 9:40 배를 타고 들어가면 10:55 또는 14:25 배를 타고 나와야 한다. 1시간은 지나치게 빠듯하고, 오후 배를 타기엔 여유 시간이 너무 많다. 그래도 빠듯함보다는 사도를 온전히 즐겨보기 위해 편도 티켓을 끊고 배에 올랐다.
사도해수욕장 vs. 양면해수욕장
사도 선착장에선 섬의 입구 거대한 공룡 조형물이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사도를 포함해 낭도, 추도 등 인근의 섬들은 아시아에서 제일 젊은 공룡발자국 화석 산지로 유명하다. 이 지역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은 무려 3,800여점으로, 중생대 백악기 후기인 약 7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이라 한다. 공룡의 종류도 두 발 또는 네 발로 걷는 초식공룡, 네 발로 걷는 목이 긴 초식공룡, 육식공룡 등으로 다양하단다.
선착장에서 섬의 오른쪽으로 가면 곧바로 공룡화석공원을 만나는데 공룡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돼있어 간단한 지식과 함께 섬을 돌아볼 수 있다.
하지만 선착장에 내려 눈길을 끄는 건 왼편의 모래사장이다. 햇살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모래가 어서 오라 손짓하니 자연스레 발길은 왼쪽으로 향한다. 사도해수욕장의 은빛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릴 것처럼 곱다. 그런데 바다쪽으로 가까워지니 자잘하고 울퉁불퉁한 돌이 가득하다. 전에는 작은 돌 하나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고운 모래해변이었다는데, 방파제가 생기고 난 뒤부터 어디선가 돌들이 굴러와 모래사장을 덮어버렸다 한다. 2012년의 기사 내용이니 그로부터 10년이나 더 지난 지금은 파도에 쓸려온 돌들이 더 많아졌을 게다.
사도해수욕장의 바로 맞은편 작은 마을엔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섬의 크기에 비해 민박집, 펜션, 음식점 등이 적지 않게 있어 하룻밤 정도 묵어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워낙 작은 섬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을 때는 민박집을 운영하지 않는 듯하다. 식당도 마찬가지. 간판은 있지만 영업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섬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물 외에 별다른 먹거리를 챙겨가지 않았는데, 작은 슈퍼 같은 것도 없고, 식당도 모두 문을 닫았다. 다행히 식당 한 곳에 누군가 있어 물어보니 영업은 하지 않지만 라면이라도 직접 끓여먹겠냐 해서 이날 점심을 거르지는 않았다. 몇 명이 됐든 단체가 미리 예약을 하면 음식을 미리 준비해준다고 한다.
사도해수욕장을 지나면 곧바로 마을 안길이다. 사도의 담벼락은 모두 돌담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투박한 현무암 돌담과는 다른, 파도에 씻긴 듯 둥글둥글한 돌을 쌓아 만든 돌담이다.
마을을 지나 조금 더 가니 곧바로 해변, 눈앞으로 암반(?)과 작은 섬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편이 시루섬(중도)이고, 정면으로 보이는 섬이 장사도다. 물론 두 섬 모두 바다 위에 점처럼 떠 있는 작은 섬이다. 두 섬으로 향하는 다리 아래로는 사도의 명물인 공룡발자국 화석들이 찍혀 있다. 초식공룡의 발자국이 많다는데 안내판을 보고 확인하지 않으면 공룡발자국인지 알기 어려울 것 같다.
얼굴바위가 멋진 증도와 장사도
바다가 갈라진 길을 걸어 곧장 가니 장사도.
바다 밑바닥, 각양각색의 조개껍질들이 모래를 메우고 있다. 양면해수욕장이다.
장사도 앞에까지 가긴 했는데, 섬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어보인다~~
한참 동안 햇살에 눈부신 조개껍질을 구경하다 발길을 돌려 이번엔 시루섬으로 향해본다.
왕성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라는 시루섬. 사도 안에서도 가장 볼거리가 많은 섬이라 한다. 지질적으로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까지는 모르겠지만 섬 자체가 웅장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수백 명이 앉아도 넉넉할 것 같은 멍석바위, 파도에 파여 지붕 같은 모습으로 자리한 처마바위, 사람의 얼굴을 닮았다는 얼굴바위, 바다로 흐르던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형성된 용(龍) 모양의 용미암까지. 이 용미암은 제주도의 용두암과 이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용이 S자로 용트림을 하며 지나갔나보다. ㅎㅎ
‘시루섬을 한 바퀴 돌아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섬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보지만, 깎아지른 절벽일 뿐 한 바퀴 돌아나올 수 있는 지형은 아니다.
시루섬에서 한참의 시간을 보내고 이번에는 둘레길 표식을 따라 절벽 위 산책길을 돌아본다. 사도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고, 주변 섬들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둘레길을 돌아나오면 다시 마을길이다.
돌담 안, 나뭇잎이 가을빛을 받아 곱게 빛난다.
결국 오후 14:25 배를 타고 나왔으니 작은 섬 사도에서만 4시간을 넘게 머물렀다. 그럼에도 한 가지 아쉬운 건 밤하늘이 어떤 모습일까다.
다음번엔 ‘모세의 기적’에 맞춰 하룻밤을 사도에서 지내봐야겠다.
사도의 바다 갈라짐 현상은 2020년에는 2월 9~12일(음력 1월 16~19일)과 3월 9~12일(음력 2월 15~18일), 4월 8~9일(음력 3월 16~17일)에 있었다 한다.
Tip : 배 시간 상관없이 사도 즐기기
낭도에서 숙박을 한다면 숙소의 주인장께 부탁해 낭도의 작은 어선과 연락이 닿을 수 있다. 9:40 배로 사도에 들어가 14:25에 나오면 4시간이 훌쩍 넘는데 2~3시간 정도만 돌아보고 싶다면 정기여객선 말고 어선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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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김우선I기자 TepiphanyI리뷰어 MRMI리뷰어 윤지상I기자라라I리뷰어의 최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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