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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리뷰] “3년 내 외산 PC 브랜드 TOP3에 진입”

한국 법인 설립으로 국내 소비자 공략 나선 에이서 코리아 웨인 니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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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웨인 니엔(Wayne Nien). 올해 새로 설립된 에이서(Acer) 한국법인의 대표로 선임된 인물이다. 첫 인상은 상당히 젊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지사장들이 대부분 50대 이상의, 업계에서 닳고 닳은 노련한 인물들로 채워지게 마련인데 그는 푸릇푸릇한 30대 신세대다. 언뜻 보기에 20대라고 해도 믿어줄 만한 얼굴이다.

 

에이서가 글로벌 PC 제조사이지만 그건 본사 얘기고, 각국의 지사들은 제품 유통을 위한 조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품이야 본사에서 잘 만들면 되고 그 제품을 잘 포장하고 마케팅을 잘 해서 많이 팔 수 있도록 하는 게 지사의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통은 ‘수싸움’에 비유된다. 상대 경쟁사의 수를 잘 읽고 그것보다 더 구미가 당기는 전략을 펴내야 하는 게 지사장이 해야 할 일이다. 이런 시장에서 30대 ‘새파란’ 대표의 임명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웨인 니엔 에이서 코리아 대표

 

웨인 니엔 대표는 3일, 서울 장충동에 있는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처음으로 한국 기자들 앞에 얼굴을 공개했다. “판매와 마케팅을 강화해 에이서의 인지도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첫 일성이다. 발음상 어눌함은 있었지만 크게 어려움 없이 한국말로 설명했다. 인사말에 이어 신제품 발표 프레젠테이션까지 그가 직접 한국말로 진행했다. 필리핀 유학 시절 한국인 동창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하게 된 덕분에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필리핀 라살 대학교 국제학 학사를 졸업하고 2014년부터 에이수스 본사 마케팅 및 MSI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지사에서 사업 총괄 매니저로 일했다. 이후 2021년부터 현재의 에이서에 합류해 아태지역 매니저 역할을 수행하다가 이번에 한국 법인의 대표에 선임됐다.

 

에이서는 한국 시장에 대한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지난 2001년 한국 시장을 철수하면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 2009년 한국 시장에 다시 진출하면서 권토중래를 모색했지만 한국 지사 없이 일본 법인이 위탁, 관리하는 형태로 사업을 유지해왔다. 이런 걸 의식한 듯 웨인 대표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에이서 본사도 한국 시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소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가 생각해 한국법인 설립을 하게 됐다. 2019년부터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늦어져 작년에 법인 설립 승인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신제품 발표도 직접 할 정도로 한국어에도 능통하다.

 

한국 지사를 철수할 당시에 피해본 소비자들도 많았는데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은 없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있었던 문제들은 하나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은 건 안다. 소비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지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전했다.

 

30대 신세대 대표치곤 이미 많은 것들을 꿰고 있는 눈치다. 한국 시장에서 에이서가 신뢰를 잃은 이유는 서비스 때문이라는 것도 간파하고 있다. 그래서 “전국에 100개가 넘는 서비스센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3년 내에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산 PC 브랜드 TOP3에 진입하겠다는 거창한 계획도 곁들였다.

 

말처럼 쉽지 않은 게 소비자 마음을 되돌리는 건데, 한국 법인 설립을 기념해 노트북 가격을 파격적으로 할인한 신제품을 내놓은 게 그의 첫 번째 수싸움이다. 118만원짜리 제품을 25% 할인된 89만원에 내놓은 것이다. 작년에 한국에 와서 본사를 수도 없이 왔다갔다 하면서 가격할인을 허락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팝업 스토어도 열겠다는 계획이다.

 

PC 시장은 결국 가격싸움이다.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한 성능은 어느 제조사나 똑 같은 부품을 쓰기 때문에 경쟁력과 차별화는 디자인, 마케팅, 가격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한국 시장에 선임되자마자 25% 할인된 가격을 던진 웨인 대표의 첫 승부수는 그가 수싸움을 제대로 읽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5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성능은 절대로 밀리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가격을 공격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한번 실패의 경험이 있는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멀어진 마음을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 지 기대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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