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리뷰] 한국 작가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한 작가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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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 뿐 아니라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선정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앤더스 올슨 노벨문학상 위원회 위원장은 "그녀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고,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강은 과학자이자 상 창시자인 알프레트 노벨이 1896년에 사망한 기념일인 12월 10일에 스톡홀름에서 상을 받을 예정이다.
한강(54)은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저명한 소설가 한승원이다. 이후 서울로 올라온 그는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하기 시작해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강은 이후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부각된다.
소설 외에도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 활동을 한다..
한강은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펴냈는데, 흘러가버린 노래 스물두 곡 속에 작가의 아련한 추억을 담아냈으며, 이 책에는 작가 자신이 작사ㆍ작곡하고 보컬까지 맡아 부른 노래 10곡을 담은 음반(CD)을 함께 수록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한강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탐구하고 있다. 인물들의 감정과 생각을 생생하게 표현해 낸다. 또한, 여성의 삶과 고통에 대한 깊은 관심을 다루고 있으며,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에 대한 문제를 내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한강 작품
<채식주의자>
<채식주의자>의 1부 「채식주의자」는 영혜 남편인 ‘나’의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린 시절 자신의 다리를 문 개를 죽이는 장면이 뇌리에 박힌 영혜는 어느 날 꿈에 나타난 끔찍한 영상에 사로잡혀 육식을 멀리하기 시작한다. 영혜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 ‘나’는 처가 사람들을 동원해 영혜를 말리고자 한다. 영혜의 언니 인혜의 집들이에서 영혜는 또 육식을 거부하고, 이에 못마땅한 장인이 강제로 영혜의 입에 고기를 넣으려 하자, 영혜는 그 자리에서 손목을 긋는다.
2부 「몽고반점」은 인혜의 남편이자 영혜의 형부인 비디오아티스트 ‘나’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아내 인혜에게서 영혜의 엉덩이에 아직도 몽고반점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나’는 영혜의 몸을 욕망하게 된다. ‘나’는 영혜를 찾아가 비디오작품의 모델이 되어달라고 청한다. ‘나’는 결국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영혜와 교합한 뒤 비디오작품을 촬영하고 다음 날 벌거벗은 두 사람의 모습을 아내가 발견한다.
3부 「나무 불꽃」은 가족들 모두 등 돌린 영혜의 병수발을 들어야 하는 인혜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인혜는 식음을 전폐하고 링거조차 받아들이지 않아 나뭇가지처럼 말라가는 영혜를 만나고, 영혜는 자신이 이제 곧 나무가 될 거라고 말한다.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있었던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철저한 고증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강 특유의 정교하고도 밀도 있는 문장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5·18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것을 계기로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면서 열다섯 어린 소년은 '어린 새' 한마리가 빠져나간 것 같은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고, ‘시취를 뿜어내는 것으로 또다른 시위를 하는 것 같은’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날, 돌아오라는 엄마와 돌아가라는 형, 누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동호는 도청에 남는다.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5·18 이후 경찰에 연행되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치욕스러운 고통으로 여기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한강은 이 작품을 통해 열다섯살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하나하나 힘겹게 펼쳐 보이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그 시대를 증언하는 숙명과도 같은 소명을 다한다. ‘살아남았다’는 것이 오히려 치욕이 되는 사람들이 혼자서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매일을 되새기며, 그들의 아물지 않는 기억들을 함께 나눈다.
무고한 영혼들의 말을 대신 전하는 듯한 진심 어린 문장들로 5·18 이후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작별하지 않는다>
서울에 사는 작가 경하가 제주도에 있는 오랜 친구 인선을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인선은 어린 시절 4.3 사건으로 가족을 잃고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하는 인선의 집에서 4.3 사건 당시의 기록과 증언들을 접하며 과거의 비극적인 사건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된다. 온 가족을 잃고 슬퍼할 겨를도 없이 십오 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던 아버지와, 부모와 동생을 한날한시에 잃고 오빠마저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채로 언니와 둘이 남겨진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리고 그와 함께, 학살 이후의 시간을 살아내며 오빠의 행적을 찾는 일에 수십 년을 바쳐 끝까지 포기하기를 택하지 않았던 인선의 어머니 정심의 고요한 싸움을 만나게 된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4.3 사건의 참혹함과 함께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과 상처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는 우리 사회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화해와 용서를 향해 나아가야할 필요성을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주요 경력 및 수상
출생 1970 11월 27일 전남 광주
학력 1993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 계간 '문확과 사회'에 '얼음꽃' 외 4편의 시로 등단
1994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붉은 닻' 당선
1998 미국 아이오와대 주최 국제창작 프로그램 참가
1999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소설문학상' '아기부처'
2000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 부문
2005 이상문학상 '몽고반점'
2007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미디어창작학과 교수
2007 2017 서울예술대 문예학부 교수
2020 동리 문학상 '바람이 분다'
2015 황순원 문학상 '눈 한송기가 녹는 동안'
2016 서울예술대 문예학부장
멘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채식주의자'
2017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소년이 온다'
2018 김유정 문학상 '작별'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 '채식주의자'
2022 대산문학상 수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3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4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작별하지 않는다'
2024 노벨문학상
<bachoi@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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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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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상I기자님의 댓글
저는 다행스럽게도 호였습니다.
물론 우리민족에게는 한강보다 더 위대한 작가들이 많지만,
그래도 상은 상이니 축하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