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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주 리뷰 ①] 제주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제주 전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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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여행지에서 마시는 술은 여행의 기억과 설렘을 한층 더 맛있게 돋아준다. 어디에서나 마실 수 있는 기성 술은 제외다.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색있는 음식과 함께 지역의 전통주를 접하는 것은 여행을 매력적으로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최근 다양한 지역의 농산물로 빚은 전통주(로컬술)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내가 원하는 맛과 좋아하는 술을 고르는 재미가 있고, 술에 어울리는 음식과 맛있게 음미하는 MZ 세대의 주류 문화도 트렌드로 굳어지고 있다.

 

전통주 리뷰 첫 번째로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를 담은 특색 있는 막걸리부터 전통 소주까지 맛을 비교하며 낭만에 취하는 로컬술 여행을 떠나보자.

 

 

1. 고소리술

‘고소리’란 증류식 소주를 만드는 전통 증류기 '고리'의 제주도 사투리인데, 고소리술이라는 이름은 소주를 내리는 도구에서 유래되었다. 고소리술은 제주도의 천연 암반수와 청정 좁쌀을 발효시켜 만든 전통 민속주다. 요즘에는 좁쌀 57%, 쌀 43%의 비율로 만들고 있다.

 

 

제주도의 청정 지역에서 생산된 좁쌀은 다른 지역 좁쌀과 달리 씹는 맛이 부드럽고, 술을 빚었을 때 그 향이 강하며 뒷맛은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는 척박한 토지 때문에 밭농사가 주를 이루었고 가뭄에도 잘 견디는 조를 주로 경작했다고 한다.

 

좀 더 정확하게 고소리술은 제주에서 나온 좁쌀과 누룩으로 빚은 오메기술을 고소리(소줏고리)라는 도기를 사용하여 증류시킨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주이다.

 

이 고소리술이 요즘에는 조상들이 즐겨 마셨던 고루한 이미지의 전통주를 떠나 홈술을 하며 나만의 레시피로 하이볼이나 칵테일을 만들어 먹는 증류식 소주의 인기와 더불어 트렌디한 술로 거듭나고 있다고 한다. 홈술러, 혼술러들이 제주 여행 중 40도의 고소리술을 찾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고소리술 하이볼 레시피는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만큼 고소리술에 원하는 대로 얼음과 탄산수, 레몬 등을 취향에 맞게 넣어 제조해 마시는 재미가 있다.

 

2. 오메기술

제주도 전통주의 역사는 타 지역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화산 회토와 암반지형으로 이뤄진 땅은 벼농사를 짓기 어려운 환경이다. 논이 매우 적어 쌀이 귀했기 때문에 술의 재료도 좁쌀이나 보리쌀로 빚는 전통이 생겨났다.

 

 

좁쌀로 만든 전통 떡이 오메기떡이고, 이를 이용해 만든 전통 발효주가 오메기술이다. 오메기술을 증류하면 제주 소주인 고소리술이 된다. 오메기술과 고소리술은 제주의 전통술로 지역 무형문화재로도 지정돼 있다.

원래 오메기떡은 오메기술을 만들기 위한 술떡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오메기떡은 좁쌀로 된 반죽에 겉에는 팥고물이나 콩가루가 묻어 있고 속에는 팥앙금이 들어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형태는 아니었다. 고물을 뭍이기 전의 오메기떡을 사용해 누룩과 함께 발효시키면 과거 조상들이 즐겨 마셨던 토속주 오메기술이 된다.

제주엔 여러 양조장에서 만든 오메기술이 있다. 알코올 도수 13도, 15도로 제주 천연 암반수와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조릿대를 첨가해 제품의 맛과 향 그리고 품질까지 개선했다. 제주 전통 청주인 오메기맑은술이라고 있는데 오메기떡을 만들고 여기에 조와 보리로 고두밥을 지어 넣어 술의 재료로 썼는데 15~20일 발효 후 술이 다 익으면 위에 맑은 부분만 떠내 숙성시킨 것이 제주 전통 청주, 오메기맑은술이다. 제주 오메기맑은술은 2019년 열린 한-칠레 정상회담 만찬주로 쓰였으며, 2017년과 2021년 대한민국 주류대상 ‘약주·청주 부문’에서 두 차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 제주 밀주

대한민국 메밀 생산량 1위인 제주에서 빚어낸 제주산 메밀 막걸리로 메밀술의 독특한 향과 구수한 맛에 취하는 탁주이다. 오직 제주도에서만 유통되어, 현지에서 맛볼 수 있으며 제주산 차메밀로 빚어낸 메밀 막걸리로 향긋한 메밀향과 묵직한 질감의 조화가 특징이다.

 

 

제주 사회적기업 파란공장의 제주 전통주 브랜드 ‘제주한잔’이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프로젝트에 선정돼 기획 및 연구 개발한 메밀 막걸리가 ‘밀주’다.

 

밀주는 제주 표선에 있는 메밀문화원 및 한라산아래첫마을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제주 메밀식당인 한라산아래첫마을 제주민속촌점과 메밀 풀코스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에서 난 메밀을 발효한 탁주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과 향긋한 풍미가 어우러진 제주 메밀의 매력을 즐길 수 있다.

 

4. 만다린탁주

쌀과 귤로 빚은 진짜 제주 감귤 막걸리 만다린탁주는 당유자와 귤꽃의 향이 팡팡 터지는 술이다. 쌀로 두 번 빚은 막걸리로 당유자, 귤꽃, 귤즙, 귤피의 상큼한 만남이 특징이다. 폐기될 위기에 처한 비상품 제주감귤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진짜 제주산 감귤 막걸리라고 한다.

 

 

패치배치 아일랜드에서 만드는데 밭 한 조각(패치)가 술 한 독(배치)가 된다는 의미를 담아 제주도의 비상품 농산물을 활용하여 술을 빚는 양조장이다. ‘패치배치 만다린’은 감귤 즙과 감귤껍질, 제주도 토종 유자인 당유자 껍질이 들어가는 탁주이다. 인공 감미료를 넣지 않고 이양주 기법으로 빚은 연 노란빛의 막걸리이다.

 

감귤의 산미가 입맛을 돋우어 식전주로 좋으며, 은근하게 뒤따라오는 귤꽃 향이 매력적이다. 시트러스 향이 술 맛을 가볍고 산뜻하게 해주어 맵고 기름진 음식과 잘 어울린다. 달지 않아 제주 광어 회 등 깔끔한 생선 요리와도 궁합이 좋다. 살균을 하지 않아 감귤막걸리 본연의 맛이 살아 있으며 생막걸리의 특징에 따라 시간에 따라 당도와 산미가 달라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5. 서로생막걸리

‘술 한 잔 먹고 나서 냉면을 먹어야 제대로 먹는 것’이란 뜻의 선주후면(先酒後麵)이란 말이 있다. 보통 평양냉면을 먹을 때 쓰는 말로, 냉면을 더욱 맛있게 먹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을 말한다. 서로생막걸리 역시 국밥집에서 태어나 일명 ‘저지막걸리’로 입소문 타던 제주 로컬 막걸리가 ‘서로생막걸리’로 재탄생했다.

 

 

10년 전 주류회사에서 술을 연구하고 빚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작된 한경면 저지리의 국밥집 막걸리, 저지막걸리는 손님들의 뜨거운 반응과 요청 끝에 7년 만에 재탄생한 것이다.

 

서로생막걸리의 인기는 특별한 제조 방법과 맛에 있다. 탁주를 빚을 때 다양한 밑술 제조 방법에 따라 술맛과 향이 다르다고 한다. 서로생막걸리는 전통 누룩 방식이 아닌 생쌀을 발효한 무증자 발효 공법으로 빚어 기존 막걸리보다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거기다 옅은 단맛을 내며 청량감까지 가지고 있어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오직 제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제주 로컬 탁주 서로생막걸리는 국밥집 마마돈이 위치한 한경면 저지리 내의 마트에서 만날 볼 수 있으며, 제주 시내권에서는 제스코마트, 하나로마트 일도점 등 일부 지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마마돈 국밥집과 바로 옆에 위치한 양조장에서 가장 신선하고 맛있는 막걸리를 만날 수 있으니, 제주 서쪽 여행을 계획한다면 뜨끈한 국밥 한 그릇과 함께 서로생막걸리 한 잔을 꼭 먹어보길 추천한다.

 

6. 세우리

세우리는 제주도 한라산에서 자생하는 산양산삼과 하수오, 그리고 구기자를 넣어 만든 알코올 도수가 45%인 고급 증류주이다. 구기자의 붉은 색, 하수오의 담백한 맛, 산양산삼의 향과 제주 천연 지하 암반수가 만나 황금 빛깔이 난다.

 

 

고도주임에도 목 넘김이 부드러우며, 약재에서 우려져 나오는 고유한 맛과 향이 일품인 증류주이다.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대상 3회, 최우수상 2회, 장려상 2회를 7년 연속 수상하고,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명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7. 귤로만

2004년도 제주도에 귤이 너무 많이 생산되어 남는 귤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된 게 이 탁주다. 애월에 있는 제주와이너리 양조장은 오로지 감귤로 발효과실주 단 한 종류의 술만 만든다. 감귤 맥주나 막걸리처럼 곡물에 감귤즙을 첨가하는 게 아닌 100% 감귤로 만들고 있어 제품명도 ‘귤로만’이다.

 

 

진한 노란빛 때문에 뚜껑을 열면 달달한 감귤 내음이 올라올 것 같지만 단맛을 기대하고 먹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은은한 귤 내음 사이로 알코올 향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첫 맛은 감귤 맛이 반겨주지만 목으로 넘어가면서 약주처럼 쌉싸름한 느낌이 감돈다.

 

귤로만은 차게 해서 흔들어 마시면 더욱 맛이 좋다. 기름진 음식이나 고기, 견과류 등과 잘 어울리며 3~4 차례에 나눠 음미하면 새콤, 달콤, 쌉싸름한 세 가지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용기를 잘 보면 돌하르방 얼굴 모양이 나 있어 귀여운 데다 다른 전통주에 비해 가격도 저렴한 편이니 여행에서 돌아와 주변에 부담 없이 선물해보는 것도 좋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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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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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6-18 18:06
제주에 가야 할 이유 또 하나 추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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