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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칼럼] 어처구니 없는 서울시 경계경보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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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오늘 아침 6시 41분 서울시민 1천만명의 스마트폰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위급 재난문자다. 전쟁 상황에서 공습 경보와 같은 전시와 관련된 문자로 60데시빌 이상 큰 소리로 울리게 되며 재난문자를 꺼놔도 울리는 1급 재난문자다. 그 다음이 긴급 재난문자, 안전 안내문자다.

 

 

난데없이 수신된 위급 재난문자의 내용은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랍니다.”였다. 이 재난문자로 아침잠을 설친 사람들이 많았다. SNS와 커뮤니티에는 각종 질문이 쇄도했다. 이로 인해 네이버가 오전 6시43분부터 48분까지 5분 동안 접속 장애를 일으켜 먹통이 됐다. 서울시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경계경보 발령 소식을 받은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경계경보 발령의 이유를 검색하면서 트래픽이 폭증해 접속 장애 현상이 발생했다고 네이버 관계자도 설명했다.

 

위급 재난문자가 발송된 지 22분만인 7시 3분에 행정안전부는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림”이라는 해명문자를 다시 발송했다. 이 역시 전시 상황에만 보내는 위급 재난문자였다.

 

서울시의 위급 재난문자는 어처구니 없다. 북한이 서해 방향으로 군 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발사체를 발사해 경계경보를 발령했다는 게 서울시의 답변이다. 경계경보는 실제 미사일 공격이 있을 때나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낙하물 우려가 있을 때 발령되는 경보다.

 

미리 미리 대비한다는 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칭찬할 일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위급 재난문자가 어처구니 없는 이유는 먼저 북한의 우주발사체가 육지가 아닌 서해상 위를 날아가는 경로라는 점이다. 북한은 이미 수일 전 국제기구에 발사 예정 사실을 통보하고 1단과 페어링이 어디쯤 떨어질지도 예고를 한 바 있다. 서울 지역에 낙하물이 떨어질 염려가 전혀 없는데 친절하게도 경계경보까지 발령한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도 한 때 주민대피령이 떨어졌는데 오키나와는 발사체가 지나가는 경로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미 우주발사체가 지나가고 났을 시간에 경보가 발령됐다는 점이다. 북한의 평안묵도 동창리 일대에서 발사된 시각은 오전 6시 29분이다. 경보가 발령된 시각은 6시 41분이다. 지난주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경우 1단 로켓이 분리된 건 발사 125초 후의 일이다. 2분 뒤에 1단이 분리되어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다. 북한 우주발사체도 2분쯤 후인 6시31분쯤 서해 바다 어디론가 1단이 떨어질 시간이다. 발사체가 떨어지는 시간을 고려한다고 해도 10분이 지나서 경계경보 발령이라니. 만약 서울로 떨어졌다는 가정을 하면 이미 수백 채의 건물이 폭격 당하듯 쑥대밭이 되고 난 후에 경계경보가 울린 셈이다.

 

여야 정치인들도 SNS를 통해 서울시의 서투른 행정을 비판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부터 재난문자로 모닝콜을 주더니 갑자기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아마추어 행정이 재난이다. 윤석열 정부나 오세훈 서울시나 도긴개긴”이라고 글을 올렸다. “심지어 재난문자에는 왜 재난인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도 없다”고 덧붙였다.

 

만약 실제 상황이었으면 어땠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오발령이라서 참 다행이긴 하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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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4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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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5-31 10:40
너무 놀랐다는... 후속 방안도 없이 대피하라고만 해서.. 어디로? 심지어 "반드시 대비해야 할 선택받은 사람"에게 보내는 암호 문자인가라는 생각도 살짝 스쳤답니다.

곰돌이아빠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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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아빠I리뷰어
2023-05-31 11:27
정전상태인 우리나라에서 항상 북한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북한이 실제로 뭔가를 쏘기도 했구요.
다만 이미 예고된 것이고, 이게 서울에만 보내고 경기도는 안보내고,
어디로 어떻게 하라는 내용도 전혀 없고
가장 화가 났던 것은 오발송 문자라고 알림을 경고문자로 또 보내고...

아침부터 화가나서 피곤해지는 느낌입니다.

MRM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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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MI리뷰어
2023-05-31 12:36
예고되고 경로 다 알고 있고, 서울 상공으로는 지나가지도 않았고, 쏜 지 한 참 지났고, 오발령이라고 하고, 누가 발령 했는지도 모르고, 잠을 뒤척이다 늦게 잠들었던 난 새벽에 깨서 피곤할 뿐이고...오늘 하루도 버라이어티 하게 시작합니다. ㅎㅎ

Tepiphany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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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piphanyI리뷰어
2023-06-01 09:21
회사 오니 오전은 전부 그 이야기 뿐이었어요... 지지율 하락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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