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리뷰] 군이 추진중인 ‘떠다니는 미사일 기지’ 합동화력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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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국방부가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그 원점을 선제 타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해군 함정에서 8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는 합동화력함이 그것이다. 합동 화력함은 수비형이 아닌 공격만을 위한 전함으로, 80발 이상 함대지 탄도미사일로 무장해 북한 내륙의 핵심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전함이다. 떠다니는 미사일 기지인 셈이다.
해군은 합동화력함 3척을 확보한다는 구상인데, 최근 개념설계 사업자를 선정하고 건조 절차에 들어갔다. 해군은 올해 안에 합동 화력함 개념설계를 마무리해 함정의 규모와 형태, 미사일 탑재량 등 ROC 즉 작전요구성능을 확정하고 내년 국방중기계획에 합동 화력함 기본설계와 건조 사업을 확정해 5년 내 결과물을 내보이겠다는 각오다.
합동화력함 설계 우선협상자로 대우조선해양 선정
함대지 탄도미사일 등을 쏠 수 있는 합동화력함 설계에 착수했다. 해군은 합동화력함 개념설계 업체로 대우조선해양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정했다. 개념 설계는 기초적인 설계 단계로 설계에 대한 사업 타당성이 맞다고 판단되면 이후 건조에 들어간다.
군은 합동화력함 3척을 건조해 2020년대 후반까지 전력화하겠다는 구상인데, 함대지 미사일을 80발 이상 실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해군은 올해 안에 합동 화력함 개념설계를 마무리해 함정의 규모와 형태, 미사일 탑재량 등 ROC 즉 작전요구 성능을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군 전력사업에 처음 등장한 합동화력함은 유사시 적 육상지역을 해상에서 바로 타격이 가능한 한국형 아스널 쉽(arsenal ship)이다. 한마디로 본토의 미사일 기지가 공격받아서 무력화 되더라도 해상에 떠있는 함정에서 미사일 반격이 가능한 개념의 함정이다.
한국 합동화력함은 대한민국 해군이 계획 중인,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규모(경하 4000톤 / 만재 5000톤)의 한국형 아스널 쉽으로 북한이 킬 체인에 대응해 KN-23 탄도 미사일, 북한판 ATACMS, 대구경 다련장로켓 등을 도입함에 따라, 적의 선제타격으로 지상의 미사일 기지가 공격을 받더라도 해상에서 반격할 수 있도록, 현무-2 탄도 미사일, 현무-3 순항 미사일 등을 탑재한 합동화력함을 2020년대 후반 2~3척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합동화력함 건조에 대비해 방사청도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내년부터 6천억 원을 들여 2036년까지 합동화력함에 탑재할 수 있는 함대지 탄도미사일을 전력화하기로 결정했다.
미군도 건조 중단한 아스널 쉽을 왜?
한국형 아스널 쉽 '합동화력함'은 미국에서 개념이 정립된 함정이지만 실현되지는 않았다. 병기창고 의미의 아스널 쉽은 '바다에서 움직이는 미사일 기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초의 아스널 쉽에 대한 개념은 1995년 미국의 부르다 제독에 의해 창안된 것으로 연안전 전투 수행을 위해 유도탄 500발을 탑재하고 고가의 전투체제를 갖추지 않고 이지스함이나 정찰기 등의 데이터를 받아서 원격으로 유도탄 및 미사일을 발사하는 개념의 전함이다.
왜 미국에서는 아스널 쉽이 유야무야됐을까? 자체 방어능력이 없다는 취약점과 제2차 세계대전 시 일본의 전함 야마토처럼 집중공격을 받게 되면 50명의 승조원으로 피해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주장 등이 그 이유다.
반면 장점으로는 경제적인 건조비용과 유지비용으로 다량의 유도탄을 한번에 전략지역에 쏟아부을 수 있다는 것과 항공모함과 다른 컨셉의 해군 공격 능력을 배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형 합동화력함의 원조 미국 아스널 쉽
1995년 미국 해군참모총장 부르다(Boorda) 제독은 유도탄 500발을 탑재할 수 있는 함정을 건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함정은 탄약함(Arsenal Ship)으로 불렀고 21세기형 전함으로서 연안전 전투 수행을 위해 강력한 화력을 보유한 경제적인 함정을 건조한다는 것이었다.
아스널 쉽 자체는 고가의 전투체계를 보유하지 않고 이지스함 및 항공기 등에서 데이터 링크(Data Link)를 통해 원격으로 유도탄을 발사하는 개념의 함정이었다.
아스널 쉽이 현실화되면 항공모함의 건조비와는 비교가 안 되는 저렴한 함정으로 적 지상의 전략적 중심(Center of gravity)을 향해 유도탄 500발을 수분 내에 투사할 수 있어 항공모함에서 적지로 발진하는 조종사들의 안전에 대한 위험부담도 없다.
항공모함의 건조비가 60억~80억 달러가 소요되는데 비해 아스널 쉽은 3억~5억 달러면 충분하다. 승조원도 50명 수준이라 운용유지비는 조종사를 포함해 약 6000명이 승함하는 항공모함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제적이다.
미군은 1996년 아스널 쉽 개념 설계를 시작해 2001년 선도함을 인도할 계획이었다. 요구성능은 전장 250m, 톤수 2만 톤, 승조원 50명, 순항속력 22노트, 127㎜ 함포 탑재, 헬기와 다목적 V-22 수직이착륙기 이ㆍ착함용 비행갑판을 보유하며 유도탄 발사용 수직발사대 500기를 설치하고 생존성 향상을 위해 이중 격벽의 선체로 건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스널 쉽 건조 계획은 1996년 부르다 제독의 자살을 계기로 취소됐다.
한국형 아스널 쉽이 부각되는 이유
현실적으로 현재 분단 국가이자 준전시 상태에 놓여있는 한국은 미사일 재고가 많다. 또 차량 이동이 빈번한 교통 상황으로 이동식 발사대 운영이 용이하지 않아 합동화력함 몇 대 만들어서 미사일을 적재해 놓고 후방 항구나 근해에서 운영할 경우 북한군 장사정포에 공격에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가다.
이동식 발사대의 경우 평시에는 기지에 집결되어 있어 북한의 기습적인 선제 미사일 타격을 허락하면 상당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고 북한 비상상황에 대응해 너무 일찍 이동식 발사대를 분산 배치할 경우에 국민들에게 필요 이상의 공포심을 조성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한국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체계를 선제 타격할 수 있는 킬 체인(Kill chain) 체계를 완성시켜 나가자 북한도 KN-23 전술 탄도미사일부터 시작해 북한판 ATACMS와 400mm 대구경 방사포를 등장시켰다.
북한의 전략은 한국의 선제타격에 대응해 다수의 전술 탄도미사일을 분산 배치함은 물론, 필요시에 한국군 탄도미사일 기지를 선제 타격해 한국군 킬 체인 체계를 마비시키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400mm 대구경 다연장 로켓의 목표는 바로 한국군 탄도탄 운용기지와 함께 F-35 기지다.
현재 육군의 미사일 사령부는 ATACMS 미사일 220발, 현무-2 개량형 900발, 현무-2A/B형 약 800발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에 개발된 현무-2C는 300발을 보유할 계획이었지만 현무-4(가칭) 등이 포함되면서 그 수량이 보다 늘어났다.
현재 배치된 탄도미사일 중에 1990년대에 생산되고 2000년대 초반에 개량된 현무-2 개량형은 점차로 퇴역할 예정이며, 현재 천궁 PIP 등의 한국형 탄도탄 요격체계 테스트용으로도 잘 사용되고 있다. 미사일 사령부는 현무-2 개량형 이외에 1,000발이 넘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보유할 계획이지만, 현재 충분한 작전기지와 발사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육군 미사일 사령부는 경기도 남부에 2개, 강원도 서부지역에 1개 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미사일 숫자에 대응해 중남부 지역에 새로운 기지들이 구축되고 있다. 현재 육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 운용기지는 10개 정도로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 지역에 국한되어 있어 북한군의 선제타격에 아주 취약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 우리 군에 항공모함이 없는 상황에서 당분간 항공모함 대신 화력집중형 무기로서 공격능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경제적인 대안으로 합동화력함이 효과가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지상의 탄도미사일 기지 전체가 초토화되더라도 해상에 상시 떠 있는 함정에서 반격 발사가 가능해 적국의 공격 결심을 무디게 만들 수 있는 이른바 ‘제2공격(Second Strike)’ 개념을 위해 합동화력함 건조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국방부의 발표를 다시 정리하면 “기존 해군 함정 플랫폼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을 설계하는 것”이며 배수량 “4,000~5,000톤급인 해군의 이순신급 규모로 2~3척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형 아스널 쉽인 합동화력함이 구체화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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