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리뷰] 이노드, 드론 날리며 농업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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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요즘 드론은 여러 사업 테마에서 뜨겁게 주목 받는 분야로 시장의 규모와 투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주로 농업용, 방재, 군사용 정도로 범위가 좁았지만 최근에는 물류수송, 교통관제, 안전, 보안, 도시계획, 농업 관측 같은 폭넓은 서비스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전라남도 나주에 위치한 이노드는 비교적 특이한 기업이다. 회사 홈페이지 소개에는 '드론 핵신 부품소재 국내 최초 상용화', '드론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농업용 드론 시장 점유 1위'라는 문구가 자랑스럽게 적혀있다. 이것만 보면 농업용 드론이라는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제작해서 파는 회사라고 생각하기 쉽다. 기껏해야 드론으로 농약을 뿌리는 등 물리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현재의 이노드는 보다 고차원적인 농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필요한 곳에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치열한 저가 가격경쟁을 벌여야 하고 노동 집약적인 제조업 기반이 필요한 드론 하드웨어 사업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창의성, 초고속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 서비스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저희 또한 사업 초기에는 농업용 드론 및 관련 부품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드론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기업에게 경쟁력을 갖기가 싶지 않고, 수익성에서도 높지 않아 많이 힘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활로로 드론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고 그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하여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노드 김대성 이사는 사업 전환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단순한 드론 하드웨어 사업으로는 경쟁자인 중국 업체에게 가격이나 규모에서 상대가 안된다는 시행착오를 3년 정도 했다. 이노드가 발견한 돌파구는 드론과 농업의 접목이었다.
농업분야에서는 빠르고 정확한 생산데이터를 구축하고, 적기에 제공하여야만 농산물 수급 안정 등 관련 통계로 이용 할 수 있다. 때문에 드론의 직접 조사는 기존의 현장 방문 조사 등 데이터 수집 방법에 비해 활용가치나 경제성 측면에서 월등했다. 관련 산업의 전후방 연관효과 등 경제적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노드가 이 방면에서 가지는 경쟁력은 무엇일까? 이노드측은 이런 농업용 드론 비행을 가장 싸게 할 수 있는 회사라고 자부하고 있다. 2018년에 설립해 2019년에 최초 국내산 드론 등을 출시한 이 회사는 거의 모든 종류의 드론 소프트웨어 운영능력이 있다. 단순히 데이터만 받아다 처리하는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직접 드론을 운영하는 노하우가 있는 것이다.
이노드의 드론 조사방법에는 큰 특징이 있다. 보통 국내에서는 지도제작을 위해 수평비행을 하는데 지형 제작을 위한 비행이다보니 높은 고도에서 지형차를 보기 위한 부분에만 최적화되어 있다. 그런데 농작물 현황파악을 위해서는 눈으로 보는 것만큼 정확한 사진이 필요하다. 이노드의 드론은 30미터 내외로 지형을 따라서 붙어 다니며 일정한 해상도의 판독 가능한 사진을 수집한다. 이 데이터를 사람이 해석한 뒤 팜맵(농식품부 지도)에 농작물 속성을 입혀준다.
이노드에게 큰 기회가 된 것은 정부에서 하는 공공 데이터 사업이었다. 자세한 농작물 재배데이터를 원하는 지자체가 해당 사업을 통해 이노드에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남해군, 경북도청, 제주도 등에서 국비부담을 통해 이노드와 협력사업을 벌였다.
그 결과 이노드는 블루오션으로 사업 내용이 전환됐고 사업 색깔도 바꿨다. 하드웨어 사업을 벌일 때는 거의 적자였고 매출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지금은 매출이 배 이상 상승했다. 고용하는 직원 수도 기존 7명에서 2022년만 20명 규모로 늘어났다.
다만 비즈니스 모델상 아쉬운 점도 있다. 현재는 지자체에서 과제를 받아 과제 비용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인데 사실 내용은 데이터 판매다. 선진국처럼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려면 데이터 판매가 필요한데 정부 사업에서는 그런 형식적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할 때는 데이터 판매모델을 취할 계획도 있다고 한다.
이노드는 보다 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영역도 탐색하고 있다. 우선 공공데이터를 사용한 스마트팜 노지 제어사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보통 하우스 온실에서는 온도 통제 등이 잘되어 있는데 이런 스마트 시스템을 노지에 그대로 가져올 필요는 없다. 온실과 달리 노지 재배에서는 온도를 통제하거나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주로 물만 잘 주면 되는데 이런 노지 관수제어 같은 하드웨어 서비스 등을 만들려고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드론은 보조적으로 그게 잘되고 있는지 파악하는데 사용하게 된다. 이노드측은 규모면에서 볼 때 1,100만개나 되는 전남쪽 노지를 제대로 커버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드론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디테일을 저렴하고도 빠르게 얻어올 수단인 드론을 통해 농업 데이터를 구축하고 판매하는 데이터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드론을 활용한 국내 데이터 생산 구축 사업을 열어가는 작고 강한 기업 이노드를 주목하자.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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