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등촌칼국수의 원조 ‘등촌칼국수 버섯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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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등촌칼국수’는 꽤나 유명한 브랜드이다. 프랜차이즈점으로 전국에 여러 곳이 있기 때문에 칼국수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정평이 나있다. 어디가 원조냐를 두고 아직까지 법적 공방이 있지만 지금 소개하는 이 식당 역시 원조라고 감히 주장한다. 아마도 상표권 분쟁이 있어서 그런지 자세히 보면 이곳은 등촌 최월선 칼국수라고 표기하고 있다. 간판은 원조 등촌칼국수 버섯매운탕이다.
지난 주에 다녀온 등촌칼국수 버섯매운탕집은 1984년에 오픈해 39년 역사를 자랑한다. 등촌동이 왜 칼국수로 유명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등촌동은 예로부터 공항을 가는 길목에 있어서인지 공항대로를 중심으로 이름있는 식당들이 꽤 많았다. 유명한 맛집들도 많지만 이곳 역시 맛집 대열에 껴도 부족함이 없다. 타 지역 사람들이 강서구 등촌동은 몰라도 등촌칼국수는 알 정도니 말이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등촌칼국수는 전국 어디에나 있지만 등촌칼국수 버섯매운탕 집을 능가하는 맛을 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일까. 거의 10년만에 방문했는데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위치가 대로변도 아니고 등촌동 홈플러스 뒤쪽으로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맛이 변치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식당의 웨이팅 방식은 독특하다.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는 식당은 1층 홀 내부에 있는 2층 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줄을 세운다. 여느 식당들은 손님들이 밖에서 있다가 대기순이 되면 들어가는 식인데 여기는 내부 계단에서부터 순서대로 서있는 까닭에 줄이 길면 사람들이 식사 중인 1층 식탁 사이에 서서 옆의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또 1층에서 자리가 날 경우에 2층 계단 끝에 서있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가기도 한다. 오후 1시가 지난 시각이었지만 우리는 30여분을 가다린 끝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등촌칼국수 버섯매운탕집의 특징은 이름처럼 버섯이 핵심이다. 느타리버섯과 양송이 버섯, 표고버섯이 듬뿍 들어간다. 그리고 아삭한 미나리, 약간의 소고기도 같이 들어가는데 소고기를 별도로 추가하지 않는다면 버섯과 미나리를 살짝 데쳐서 먹으면 된다. 별도의 소스에 찍어먹지 않아도 될 만큼 간이 잘 되어 있다. 사람들 말에 따르면, 이곳 칼국수 맛의 비밀은 육수에 있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 집만의 비밀 육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멸치 육수나 채수와는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집 칼국수 국물에서는 얼큰한 맛이 난다.
반찬이라곤 딱 하나 김치만 나온다. 매일 담그는 겉절이 김치만 사용한다고 한다. 다진 마늘 향과 겉절이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아삭함이 있다. 유난히 붉은 고춧가루가 군침을 돌게 하는 겉절이 김치는 칼국수에 제격이다. 아쉽게도 ‘김치는 추가 주문이 안된다’는 안내판이 식당 좌우에 붙어 있어 김치는 신중하게, 아껴서 먹어야 한다.
버섯과 미나리를 건져 먹고 나면 칼국수를 넣는다. 칼국수를 넣을 때쯤 되면 국물은 걸죽하고 진해져 있다. 여기 면발은 다른 칼국수와 달리 우동 면 사리처럼 두툼하다. 그래서 익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도 5분 정도면 충분하다. 면발은 두툼해서 퍼지지 않고 쫄깃한 식감을 준다. 만찬의 마무리는 볶음밥이다. 엄밀히 말해 볶음밥이라기 보다는 볶음죽에 가깝다. 계란 노른자와 각종 채소, 밥을 같이 넣어 비빈 고소한 볶음죽 또한 이 집의 별미다.
요즘 고물가로 인해 식당 가서 밥을 먹기가 겁이 나기 마련인데 이 식당은 참 혜자스럽다. 1인당 1만원이다. 어찌 보면 비싸보일 수 있는데 버섯 야채 샤브샤브에 칼국수, 볶음죽까지 3단 콤보를 함께 즐기는 걸로 치면 꽤 저렴한 편이다.
주변 테이블을 보니 다들 소주나 맥주를 곁들여 마신다. 이렇게 얼큰한 국물에 술이 빠지면 섭하다. 아쉽게도 그날 다른 일정이 있어 술을 먹지 못했지만 다음 번에는 소주 한잔하면서 먹으면 더 꿀맛일 듯하다. 맛은 아래 동영상으로 마무리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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