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리뷰] 처음 가본 스시 오마카세 ‘목동 스시다마’ 솔직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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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지금껏 오마카세를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회를 좋아하긴 하지만 일식이라는 부담감에, 저탄고지를 하고 있기에 밥이 포함된 스시로 먹어야 한다는 핑계가 작용한 탓일 테다. 무엇보다 비싼 요금에 가볼 엄두를 못 냈다는 게 가장 솔직한 변명일지도 모른다. 요즘 MZ세대들은 그 한 순간을 위해 몇 십만원에 달하는 음식값도 지불한다는 설문조사를 본 기억이 있지만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그 정도 요금을 내고 먹기엔 정말 큰 프로젝트가 걸려서 접대를 하는 게 아니라면 못 할 일이다.
그러던 차에 같은 동네 사는 엄마아빠들 모임 장소를 아내가 오마카세로 잡았다는 얘기가 들렸다. 드디어 한 번 가볼 기회가 생겼다. 이 엄마아빠들 모임은 애들 초등학교 이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회비를 걷어서 해외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각별하다. 이번엔 가족 대소사에 와준 게 감사해 우리가 저녁 한끼 대접하기 위해 부른 모임이다.
장소는 목동 오목교역 근처에 있는 스시 오마카세 <스시다마>이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라는 뜻의 일본어인데 주로 대접받을 메뉴와 종류, 요리 방식을 모두 셰프에게 맡기는 형태를 말한다고 한다. 일본에서 술을 먹는 손님들 중에 스시를 먹을 때마다 계속 주문을 넣어야 하는 오코노미 방식이 술자리 분위기를 끊어지게 해서 금액에 맞추어 알아서 스시를 잡아 달라고 부탁하는 방식이 유행해 오마카세로 정착했다는 얘기가 있다.
오마카세는 우리나라 경남 통영의 독특한 술문화인 다찌와 비슷하다. 술을 주문하면 해산물 안주와 같이 내오는 한상이 다찌집인데, 술값만 적혀 있고 안주 가격이 따로 없다. 술을 사면 안주가 덤으로 딸려나오는데 안주 구성은 주인장 마음대로 한다. 마산의 통술집이나 진주의 실비집도 이와 유사하다.
목동 오목교역 근처에 있는 오마카세 스시다마는 큰 길 골목 안쪽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주로 초밥 단품류를 판매하는 스시다마 스토어가 있고 그 옆에 오마카세를 파는 스시다마가 있다. 스시다마 스토어는 일반 식당처럼, 스시다마는 바처럼 되어 있다. 일반 테이블도 창가쪽으로 있다.
메뉴판을 펼쳐보면 매장에서 먹을 수도 있고 포장해서 테이크아웃 해갈 수도 있다. 메뉴판에는 스시다마의 차이점 다섯가지를 적고 있다. 고급쌀을 사용해 생선회와 잘 어울리고, 3년 이상 숙성시킨 고급 발효식초를 사용하고, 저염간장과 다시마, 가쓰오부시를 첨가해 간장이 감칠맛이 나고, 일본 전통 혼합미소에 생선뼈를 넣고 끓여 된장이 다르고, 산지에서 올라오는 제철 해산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써 있다.
점심과 저녁 메뉴 가격이 다른데, 점심은 오늘의 스시가 25,000원(인당), 저녁은 38,000원이다. 오마카세 스시는 점심이 45,000원, 저녁이 58,000원이다. 저녁에만 나오는 회 중심의 안주 요리 오마카세 사시미는 78,000원이다. 단품 스시 주문도 가능하다. 한 피스당 3천원에서 가장 비싼 건 1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 인원은 8명이었는데, 술을 많이 먹지 않기에 오늘의 스시로 8명분을 주문했다. 메뉴판엔 일본 정종만 보이는데 소주도 마실 수 있다. 소주를 주문하면 도자기로 된 주전자에 담아서 준다. 참고로, 여기서는 외부 주류를 반입할 수 있는 콜키지가 무료라고 한다.
첫 메뉴는 일본식 계란찜 차완무시다. 후리가케와 붕장어완자가 올려져 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그 다음으로는 스시 8피스와 교꾸(계란구이)가 한 접시에 담겨서 나왔다. 8 개 중 가장 맛있는 앵콜스시를 얘기하면 한 피스를 더 준다. 스시는 참치, 도미, 연어, 광어, 단새우, 관자, 대방어, 도미껍질 등이었다. 그 다음은 미니 장어 덮밥이었다.
그리고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거대한 김밥 후토마끼가 따로 주문한 앵콜초밥, 미니 후토마끼와 함께 나온다. 후토마끼는 몇 가지 회 조각과 계란, 야채 등을 넣어서 말았는데 크기가 거의 손바닥만하다. 한 번에 입에 넣어서 먹을까 하다가 두 번에 나눠서 먹었다.
메뉴로 오늘의 스시를 먹은 탓에 사실 오마카세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오마카세 역시 8가지의 스시를 한꺼번에 내주지 않고 따로 따로 하나씩 내주면 그게 오마카세가 아닐까 싶다. 물론 회 종류는 좀 달라지겠지만. 처음 경험해본 미니(?) 오마카세는 생각만큼 색다르게 다가오진 않았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똑 같은 고정 메뉴가 아닌 정말 하나하나 극진히 만들어서 내어주는 찐(!) 오마카세를 경험해보고 싶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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