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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리뷰] 곤드레밥의 정석, 파주 심학산 ‘산뜨락 곤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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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지방 여행을 가다 보면 곤드레밥 파는 식당들이 참 많다. 몇 번 먹어보긴 했지만 사실 그닥 내키지 않는 나물이었다. 특유의 풋내 때문이다. 이 냄새를 중화하기 위해 주로 파간장에 비벼먹는데 건강에 좋다고 하기에 먹었지만 맛있다는 느낌은 받질 못했다.

 

곤드레가 어떤 풀인지 찾아봤다. 도깨비엉겅퀴나 고려가시나물이라고도 불리는 곤드레나물은 봄철에 어린 순을 캐어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한국에서만 자라는 고유 식물이라 본래 명칭은 고려엉겅퀴이고 곤드레라는 이름은 사투리라고 한다. 5~6월이 제철인 곤드레는 약재로도 쓰이는데 이뇨, 해독, 소염 작용이 있고 지혈 작용이 있어 코피, 잇몸출혈 등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독특한 향이 특징인데 다른 나물처럼 데쳐서 조리해 먹을 수 있지만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곤드레밥을 만들어 먹는 방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박현빈의 노래 곤드레만드레로 더 많이 알려졌는데 순우리말로 술이나 잠에 몹시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못 가누는 모양새를 곤드레만드레라고 한다.

 

이번에 소개할 곤드레밥집은 파주에 있다. 파주는 예로부터 장단콩이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매년 장단콩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파주에 장단콩으로 만든 두부 맛집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파주 출판도시 옆에는 심학산이라는 야트막한 산이 있다. 이 주변에 맛집이 많다. 근처에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면서 특히 심학산 주위에 맛집들이 많아졌다. 그 중에 심학산 3대장으로 불리는 맛집이 있는데 심학산도토리국수, 심학산두부마을, 그리고 산뜨락 곤드레가 그것이다.

 

주말에 30분 웨이팅은 기본이란다.

 

이번에 우연찮게 곤드레밥으로 유명한 산뜨락 곤드레를 방문했다. 고기를 못 드시는 어머님을 위해 고르고 고른 메뉴가 바로 곤드레밥이었다. 수요미식회에도 방영된 이 곳은 3대장답게 웨이팅 30분은 기본이다. 주말이면 주변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 나온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많아 항상 손님들로 북적인다.

 

식당 내부. 조금 비좁아 먹을 때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오후 2시 무렵이었는데 앞에 한 팀이 대기중이었고 약 20분은 웨이팅을 한 것 같다. 안에 테이블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약 20여개의 테이블이 있는데, 좌석 간의 간격이 좁아 밥을 먹다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사람들을 위해 일어서야 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음식값은 조금 비싼 편이다.

 

식사 메뉴는 곤드레밥 정식을 기본으로 황태구이, 더덕구이, 간장게장 정식이 있고 한방 돼지 갈비찜 정식이 있다. 우리는 간장게장, 더덕구이, 황태구이 곤드레밥 정식을 시켰다.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다. 곤드레밥 정식을 빼고 2만원이 넘는다. 정식 메뉴는 1인 1주문이 필수이다.

 

곤드레밥 맛있게 즐기는 방법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 뒤를 보니 곤드레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 쓰여있다. 깔끔한 조선간장을 곤드레밥에 적당량 넣고 비벼주고, 비벼진 곤드레밥을 깻잎이나 구운김에 싸먹으면 별미이며, 함께 나온 반찬들은 비비지 말고 찬으로만 먹는 게 좋다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다.

 

보기만 해도 푸짐한 밥상이다.

곤드레밥이 풋내가 나지 않고 구수한 냄새가 난다.

 

한 20여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테이블 위에 곤드레밥이 배달됐다. 곤드레밥에서는 어느 식당에서 느껴졌던 풋내 대신 들기름을 둘렀는지 고소한 냄새가 났다. 함께 나온 된장국은 은은했다. 곤드레밥을 왜 진간장이 아닌 조선간장에 비벼먹으라고 했는지 한 입 넣어보면 금세 느껴진다. 고소하고 참 담백하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구운김이나 깻잎에 싸먹어도 정말 별미였다. 지금까지 먹어본 곤드레밥의 기억을 싹 지우고도 남는다. 곤드레밥의 정석이 아닐까 싶다.

 

간강게장과 더덕구이, 황태구이 모두 훌륭했다.

 

메인 정식 메뉴로 주문했던 간장게장과 황태구이, 더덕구이 모두 최고다. 찬으로 함께 나온 꽈리고추무침이나 얼갈이 물김치, 비름나물 묵무침, 두부부침 모두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반찬들이 어쩜 이리 정갈하고 입맛을 돋우는지 정말 오랜만에 만찬을 즐긴 느낌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계속 땡기는 맛이다. 함께 드신 부모님도 지금껏 먹어본 외식 중에 가장 맛있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다음 번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와봐야겠다.

 

거의 모든 그릇을 싹쓸이로 비울만큼 맛이 있었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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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5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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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5-22 11:30
곤드레의 부드러움이 쌀과 잘 어우려졌나 봅니다.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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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5-22 12:57
네 곤드레밥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식당이었네요. 강추입니다.

이지아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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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아
2023-06-02 14:02
황태구이와 곤드레밥 꼭 먹어보고 싶네요~^^
 장모님 모시고 또 다녀오셨나요?
저두 양가 어르신들 모시고 가야겠어요^^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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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6-02 14:36
정말 맛있습니다. 꼭 다녀오세요. ^^

Tepiphany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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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piphanyI리뷰어
2023-05-23 08:51
곤드래밥은 언제나 진리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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