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아바타 물의길, 압도적이면서 무난한 할리우드 대작의 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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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아바타 속편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득 다시 쳐다본 것은 내 거실 중앙에 있는 LG 42인치 3DTV였다. 한참 아바타가 IT 업계 전체에 3D 유행을 불러 일으켰을 때 나온 제품이다. 영화 아바타를 극장에서 3D로 보고 그 기술적, 예술적 감동을 잊지 못한 어른들이 이것을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었던 시기였다.
그때는 영화관에서 각종 3D 영화가 나오고 기존 영화도 3D 버전이 새로 개봉됐다. 안경을 쓰고 하는 3D게임이 시작됐으며 컴퓨터 모니터를 비롯해 닌텐도 3D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3D 콘텐츠가 쏟아졌다. 하지만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 유행은 곧 끝났다. 이제 여전히 내 거실에는 있는 3DTV는 점점 전원을 넣는 일도 드물어지고 있다.
거의 13년만에 다시 등장한 '아바타 물의길'의 목표는 무엇일까. 이미 끝나버린 3D 콘텐츠의 부활? 너무도 늦게 시작하게 될 아바타 시리즈 프랜차이즈의 시작?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개인적인 돈벌이나 커리어 구축? 무엇을 생각해도 사실 그럴 듯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어쨌든 관객에게 중요한 건 이 영화가 재미있고 볼만한가 그 것뿐이다. 그래서 바로 3D 영화로 예매하고 극장으로 달려갔다. 참고로 아이맥스와 4DX는 거의 모든 영화관이 매진이었다.
영화관에 앉아 3D안경을 오랫만에 끼고 스크린을 보자 익숙하면서도 오랜만에 보는 입체적인 영상이 눈을 향해 흘러들어왔다. 영화 스토리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입체감을 보여주는 각도와 연출이 이어지면서 진정한 3D 영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 감독은 이미 전작을 통해 그 방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3D영화를 찍은 다른 감독은 그걸 몰랐던 것 같다.
스토리는 스포방지 상 크게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전작이 행성 판도라에 사는 나비족, 주로 하늘에 사는 종족의 활동무대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이번에는 제목 그대로 물에 사는 종족의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중요한 건 기술이다. 단순히 무대를 옮겨놓는 게 아니라 물방울 하나하나의 움직임, 물에 젖는 과정, 일렁거리는 물결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무엇인가가 잠수할 때와 나올 때 부피에 따른 물살의 움직임에 어색함이 전혀 없다. CG라는 생각 자체가 안들도록 잘 만들었다.
기술 뿐이라면 몇 십분을 보면 지루해질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깔아놓은 스토리는 영리하게도 관객의 흥미를 매우 무난하게 자극하고 감동을 무난하게 가져다 준다. 다소 냉정하게 해석하면 전세계에서 최대다수 관객에게 무난하게 사랑받기 위해 누구나 공감할 요소를 엄선해서 배치한 느낌이다.
전체 스토리를 관통하는 테마는 아바타 전작과 똑같다. 인간이 스스로의 욕심을 위해 남의 행성을 멋대로 들어가서 환경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고유문화를 이해하지 않으면서 욕심을 채우려 하는 어리석음을 먼저 보여 준다. 이런 주제에 공감하지 않을 현대인은 별로 없다. 여기에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보수주의자의 영원한 테마인 '가족은 소중하다' , '아빠는 가족을 지켜야 한다'를 추가로 내세운다.
악당은 대부분 서구권-백인 남성 분위기를 풍긴다. 그저 금전적 욕심이나 우월감 때문에 다른 존재를 죽이고 살리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며 후회하지도 않는다. 판도라 원주민 가운데서 충돌이 있고 나쁜 짓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은 본바탕인 심성이 착하고 곧 뉘우친다. 아이들은 철이 없어서 당연히 어른 말을 안듣고 사고를 치지만, 어른은 그걸 수습하고 결국은 이해한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가장 무난한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면서 어떤 종교, 문화, 철학, 인종을 비하하거나 매도하지 않는다. 나쁘게 말하면 어떤 정치성도 없다. 때문에 좋게 말하면 관객 가운데 누구도 기분나쁘게 만들지 않는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스토리는 약 3시간 20분 정도의 상영시간을 전혀 지루하게 만들지 않았다.
영화는 끊임없이 아름다운 수중세계와 생물을 입체감과 실감을 극대화 시키며 보여주고, 물 밖에 있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과 대비시킨다. 관객은 그 추악한 욕망이 이 아름다운 수중 세계를 파괴시키고 수중동물을 죽일까 조마조마한다. 여기에 가족을 지키고자 활약하는 주인공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절박감이 긴장을 준다.
때문에 스토리가 창의적이지 않다든가 선악구조가 너무 얄팍하다든가 하는 생각은 최소한 영화상연 시간 안에는 할 여유가 없다. 그저 눈이 즐겁고 귀가 상쾌하며 가슴이 뛸 뿐이다. 이건 매우 중요한 헐리우드 대작의 요소다. 관객을 완전히 압도하는 요소를 통해 완벽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충분히 볼 가치가 있는 영화이며, 특별히 취향에 어긋나지 않는 한 3D급 이상으로 볼 것을 추천한다. 시대유행이나 시리즈 후광에 편승하려는 영화와는 전혀 격이 다르다. 가족 전부가 볼 수 있는 따스한 감동이 담긴 스토리를 내셔널 지오그래픽 급의 압도적인 볼거리를 통해 담았다고 표현하면 그럴 듯한 비유가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
영화를 다 본 뒤 집에 돌아와 한동안 켜지 않았던 3D TV의 3D 모드를 켜고는 전작 아바타의 확장판을 감상했다. 13년 만에 다시 보는 영화지만 여전히 튀어나오는 3D는 흥미로웠고 스토리는 몰입감을 주었다.
최근 마블 시리즈를 비롯해 스타워즈, 매트릭스 등등 블록버스터 영화 들이 여러 논란에 휩싸이며 흥행실적도 좋지 못하다. 그 가운데서 아바타 물의길은 미래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나아가야 할 길을 매우 잘 보여주었다. 부디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되어 3편, 4편 하는 식으로 우수한 후속작이 나와주었으면 한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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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김지향님의 댓글
2편은 줄거리보다
CG에 감탄을 하고 나와야 하는데
극장 스크린이 그걸 다 담아내지 못하는거 같아요..
근데 정말 좋은 스크린이라면 ....다르다고 하던데..
그래도 볼만은 하더라구요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