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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리뷰] 한여름 땡볕에 둘러본 인천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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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제1패루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인천 차이나타운은 언제 가도 참 생경스럽다.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차이나타운이 있지만 인천 차이나타운은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무언가 있다. 지난 주말, 인천에서 누굴 만나기 위해 인천역에 내렸다가 차이나타운을 한바퀴 둘러봤다.

 

인천은 서울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지근거리에 있지만 서울과 너무도 다른, 참 낙후된 동네다. 물론 구도심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인천 사는 사람이 듣는다면 기분 나쁘겠지만 아직도 오래된 시골 읍내 마을 같은 느낌이 든다. 노량진에서 삐그덕거리는 1호선 인천행 전철에 몸을 싣고 가기를 삼사십 분 남짓. 주안역에서부터 사람이 빠지더니 제물포를 지나니 객차 안이 썰렁하다. 마치 시골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시금털털한 버스처럼 말이다.

 

시골역 같은 인천역 풍경

 

종점인 인천역 플랫폼

 

전철로 인천역에 내려본 게 한두 번은 아니지만 아직도 인천역은 전철역 답지 않다. 아주 오래 전 전라선 어디쯤에 있는 조그만 역사를 보는 느낌이다. 인천역 광장 앞 도로 건너편에 서 있는 인천 차이나타운의 상징 패루가 오히려 으리으리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일까.

 

패루는 중국식 전통 대문을 말하는데 패방이라도고 한다. 중국에서는 어떤 일을 기념하거나 현창할 일이 있으면 마을에 패루를 세우는 관습이 있었는데 중국 전통의 건축 양식을 대표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한다.

 

인천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대만 웨이하이시가 기증한 차이나타운의 상징물 패루에는 중화가라는 한자가 적혀 있다. 중화가는 중화사상의 반영으로 세상의 중심에 있는 중국인들의 거리라는 뜻이라고 한다. 금색의 화려한 용 문양이 패루 전체를 휘어감고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동서남북으로 4개의 패루가 서있는데 차이나타운의 시작과 끝을 나타내는 대문의 역할을 한다. 1패루는 중화가, 2패루는 인화문, 3패루는 선린문, 4패루는 한중문이다.

 

차이나타운 입구

 

차이나타운의 주민센터도 중국스럽다.

 

차이나타운 주변 지도

 

패루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면 차이나타운 번화가가 나온다. 이제 며칠 안 있으면 추석인데 한낮 날씨는 35도에 육박하는 폭염이다.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건 수십년 만에 처음이라고 하니 정말 지구 온난화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차이나타운 올라가는 길은 굉장히 한적하다. 경기가 안 좋다더니 여기까지 사람들이 없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기우였다. 삼거리에 있는 공화춘을 비롯한 유명한 중식당 부근에서부터 관광객들이 바글바글했다. 오후 4시를 넘은 시각인데 일층에서는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서있다.

 

차이나타운의 가장 유명한 중식당들

 

차이나타운 황제의 계단

 

차이나타운의 번화가

 

공갈빵과 홍두병을 파는 가게에도 줄이 십여미터는 넘게 이어진다. 그래, 이래야 차이나타운답지. 삼국지 벽화거리에서부터 초한지 벽화거리에 다달았다. 초한지는 중국의 역사 소설인데 여기에 등장하는 주요 핵심인물인 항우와 유방의 활동사가 주로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다. 유방이 천하의 패권을 쥐고 새로운 통일제국 한나라 황제로 취임하는 것으로 벽화는 이야기가 끝난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다다익선, 배수진, 사면초가, 토사구팽, 금의환향 같은 한자성어들이 바로 이 초한지에서 나온 것들이다.

 

공갈빵

 

줄서있는 식당들

 

차이나타운에는 벽화거리가 두 개가 있다. 하나는 초한지 벽화거리이고 또다른 하나는 삼국지 벽화거리다. 삼국지 벽화거리가 먼저 만들어졌고 인기를 끌자 초한지 벽화거리가 조성됐다. 화교학교 벽을 따라 만들어진 삼국지 벽화거리는 올라가다보면 자유공원과 이어지고 초한지 벽화거리는 제3패루인 선린문 근처에 있다.

 

삼국지 벽화거리

 

공자상

 

차이나타운을 간다면 주변 개항장 문화지구도 꼭 둘러봐야 한다. 제물포 구락부, 일본 제일은행 인천지점, 인천우체국 등 19세기말, 20세기 초의 근대 건축물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당시 서양의 문물이 어떻게 한국에 유입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적 자료로 평가된다.

 

조선은행 건물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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