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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리뷰] 노래가 더 유명한 산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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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곰돌이아빠 리뷰어]

산을 리뷰하는 곰돌이 등산입니다. 되도록 자세한 코스안내와 주차정보를 포함하고자 합니다. 집이 경기도 구리이다보니 아무래도 수도권과 함께 주로 강원도의 산을 많이 등산합니다. 경상도나 전라도는 멀기도 하지만 은근히 안가는 쪽이 충청남도입니다. 제대로 올라본 산이 거의 없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교통문제가 가장 크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은 오랫만에 충청도 산에 도전해 봤습니다.


장순영 작가가 쓴 산에서 전설을 듣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산을 오르고 취미로 즐깁니다만, 그 산의 길은 물론, 그 산의 역사적 사실, 그 산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와 정보, 그리고 산에 얽힌 이야기를 알면 더욱 흥미로울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산 가운데 콩밭 매는 아낙네의 절절한 사연을 다룬 산이 바로 칠갑산입니다.

 

노래가 더 유명한 칠갑산 정상


 

동족상잔이 비극이 끝난 1950년대 후반 충남 청양에 한 과부가 열여섯 딸과 함께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오지랖을 펼쳐 아내와 사별한 70대 노인을 이 과부와 연결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노인은 과부가 아닌 열 여섯먹은 딸을 주선해 달라고 했답니다. 이런... 노인은 딸을 자기한테 시집보내면 잘 대해주는 것은 물론 장모인 과부에게도 충분한 양식을 주갰다고 설득했습니다.


당연히 과부는 시집 보낼 수 없다고 버텼지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노인의 집요한 회유와 무엇보다 너무나 어렵고 힘든 형편이라 불쌍한 딸이라도 배불리 먹게해주겠다는 생각에 결국 딸을 시집보내게 됩니다.


노인이 보낸 마당쇠가 어린 딸을 대리고 가던 날, 과부는 콩밭에 앉아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마침 그 길을 지나가던 나그네가 콩은 뒷전이고 슬픔에 가득찬 과부의 모습을 보고 물었지만 과부는 하염없이 눈물만 쏟아냈습니다. 거듭된 캐물음에 과부는 그간의 사연을 말해줍니다. 


그 사연을 듣고 만든 노래가 바로 지나가던 나그네, 시인이자 작곡가인 조운파가 지은 그 유명한 칠갑산입니다. 참고로 조운파는 부여 출신으로 고향집에서 칠갑산이 보인다고 하네요. 콩밭매는 아낙네애 배적삼이 흠뻑 젓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무나로 시작하는 그 노래입니다. 참고로 조운파는 빈잔, 옥경이, 날개 등의 수많은 명곡을 만들었습니다. 칠갑산이라는 노래는 가수 윤희상, 그리고 주병선이 불렀는데 신통치 않았다가, 뮤지컬 배우 진주의 어머니가 MBC 주부가요열창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게 됩니다. 칠갑산이 그렇듯, 노래 역시 구비구비 돌아가는 슬픈 사연이 있는 듯 합니다.

 

 

칠갑산 부근의 청양고추

 

 

또 하나 칠갑산을 대표하는 것은 고추입니다. 칠갑산이 위치한 충남 청양은 고추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청양고추의 원산지로 알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만 사실은 조금 다릅니다. 매운 고추의 대표 품종인 청양고추는 1983년 만들어져 보급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 재배되고 있는 고추 품종이지요. 칠갑산이 위치한 청양이 아닌 경상북도 청송 지역의 청(靑)자와 영양 지역의 양(陽)을 따서 이름이 붙여습니다. 그럼에도 칠갑산 부근에는 엄청난 규모의 고추출렁다리도 있고, 실제 청양의 특산품이 고추이기도 하니 지금의 청양고추는 청양에서 나는 고추라는 뜻도 있는 셈입니다. 참고로 국내 최대의 청양고추 산지는 청양도, 청송도, 영양도 아닌 밀양입니다.


이렇게 이야기거리도 많고, 산림청 100대 명산에 속하지만 높이는 559.8m로 비교적 작은 산입니다. 하지만 오래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산세가 깊기도 합니다. 산에서 발원한 하천은 능선을 따라 내려 흘러 금강으로 흘러가고, 부드러운 흙산이지만 계곡은 깊고 급한 편입니다. 지천과 잉화달천이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에 명당이 생겼다 하여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산세가 험해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있기도 합니다. 은근히 교통이 불편해 역설적으로 울창한 숲이 그대로 남아 있기도 합니다. 

 

 

장곡사

 

장곡사 하 대웅전

 

김종필의 글씨

 

느티나무

 

상 대웅전에서 본 풍경

 

  

이름난 산에 사찰이 빠질 수 없죠? 등산코스를 시작하면 신라시대 장곡사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특이하게도 대웅전이 상하로 나눠져있는데 아마 절의 규모가 커지며 이런 모습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여러개의 보물과 국보가 있고,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 김종필이 쓴 장곡사라는 현판이 사람은 갔어도 글은 남아 전해집니다.


아무튼...


칠갑산은 100대명산에도 들어가는 유명한 산입니다. 높이도 그리 높지 않지만 무려 8개의 다양한 등산로가 있어 골라 오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고추 출렁다리나 천문대 또는 장승공원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유명합니다. 충청도를 닮았는지 산도 유순하고 등로도 무난한 편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크게 조망이 없는 것은 흠입니다. 아마도 100대 명산에 속하는 산 가운데서 난이도가 가장 낮은 산에 속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산입니다. 



장승공원

 

일주문

 

등산로 안내



여러 등산로 가운데 저는 사찰로라 불리는 장곡사 코스로 올랐습니다. 초입에 장승공원이 있어 이채롭네요. 장승 구경하고 일주문을 지나 장곡사를 거치면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됩니다.

 

본격 등산 시작

 

상상력이 필요한 거북바위

 


예쁜 숲길의 연속

 

99골 전망대

 

99골 전망대



보통 등산을 하는 이유는 운동을 통한 건강 증진, 맑은 공기, 그리고 정상에서 만나는 멋진 풍광입니다. 그런데 칠갑산은 1, 2번은 좋은데 3번 풍광이 없습니다. 그나마 예쁜 숲길이 이를 위로합니다, 정상 바로 아래 99골 전망대까지 거의 산책 수준으로 편하게 오릅니다. 날씨가 더워서 그렇지 아주 쉬운 길이네요.

 

99골에는 이곳이 얼마나 첩첩 산중인지, 그래서 화전민이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풍광을 보여줍니다. 괜히 충남 알프스가 아니네요.

 

 

다른 곳으로 가는 등산로

 


칠갑산 정상

 


뷰 따위는 ㅠㅠㅠ

 

제단

 

 

정상은 헬기장을 겸해서 상당히 넓기는 한데 크게 볼 것은 없습니다. 노래가 더 유명한 산이라더니 그런 것 같습니다. 100대 명산 가운데 제일 쉽다는 칠갑산 산행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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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_image TepiphanyI리뷰어 profile_image 김민철l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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