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리뷰] 2. 커피원두 구입, 내 취향의 향미를 고르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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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커피에 대해서도 평생 인스턴트 커피만 마셔도 만족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만 원두에서 우려내는 커피가 객관적으로 더 맛있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를 갖춰야 한다.
지난 리뷰에서는 우선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 커피원두와 물을 결합시키는 다양한 추출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추출법을 쓴다고 해도 막상 원료가 되는 커피원두의 질이 나쁘면 좋은 커피가 우러나오지 않는다. 원래의 식재료가 신선하고 맛있지 않은데 거기서 맛있는 요리가 나오기 힘든 것과 같다. 이번에는 재료가 되는 커피원두를 잘 고르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커피원두의 향미 - 신맛, 단맛, 쓴맛, 바디감, 아로마, 플레이버
커피원두는 통상 체리와 비슷한 모양인 커피 열매의 씨앗인 커피 콩을 로스팅 과정으로 볶아서 만든다. 일반적으로는 커피나무 열매, 그 열매 속의 씨앗, 씨앗의 껍질을 벗기고 말린 생두, 생두를 볶은 원두, 원두를 분쇄한 가루, 가루에서 추출한 음료까지 모두 통괄해서 '커피'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커피원두는 중간 재료로서 전세계에 널리 유통된다.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 우선 기본이 되는 공통적 맛인 쓴맛이 나오게 된다. 이것을 베이스로 다양한 기호에 맞게 각국의 미묘하게 다른 커피 맛이 발전해 있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지만 커피 작물에 좋은 기후를 따라서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품종, 각지의 토양, 재배 기후에 따라 맛과 향이 매우 다양하다. 때문에 커피속 카페인에게 바라는 공통적인 각성효과 외에도 이런 향미를 취향에 따라 즐기는 애호가가 많다.
물론 취향 차이가 존재하기에 일방적으로 어떤 것이 가장 좋은 커피맛과 향이라고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람에 따라서 커피에서 기대하는 특징적인 맛이 다르기 때문이다. 원두에서 나오는 향미의 6대 요소에는 신맛, 단맛, 쓴맛, 바디감, 아로마, 플레이버가 있다. 아로마는 입에 넣기 전에 코로 맡는 향이고 플레이버(풍미)는 입 안에서 느껴지는 향이다. 바디감은 입에 머금을 때의 진하기를 의미한다.
커피 품종 -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그리고 다양한 국가의 세부품종
이런 6대 요소들은 원두 생산지의 토질, 온도, 강수량, 습도, 해발 고도, 가공과정의 로스팅 정도에 따라서 달라진다. 우선 첫번째 요소로는 커피의 품종을 들 수 있다. 커피의 양대 품종은 아라비카, 로부스타를 꼽을 수 있다.
역사상 처음으로 재배된 아라비카는 맛이 부드러우며 신맛 등이 더 잘 느껴지는 고급 품종으로 친다. 그러나 고지대 경사면에서 잘 자라고 특성상 고품질로 재배할 수 있는 면적에 한계가 있으며 기계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드립커피에 쓰이는 '싱글오리진' 대부분이 아라비카종이다.
재배하는 국가에 따라 같은 다양한 특성이 있기에 보통 시판되는 싱글 오리진 커피원두에는 앞에 국가명이 뒤쪽에 세부 품종명이 표기된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브라질 세하도, 콜롬비아 수프리모 같은 식이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브라질 쪽이 저렴하지만 풍미가 좀 떨어지고 과테말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이 비싼 대신 풍미가 좋은 고급 원두로 유통된다.
로부스타는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나온다. 생산량은 높지만 맛이 단순하고 향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다. . 특유의 카카오향이 나면서 에스프레소 추출 시 나오는 크리미한 거품인 크레마를 풍성하게 만든다.
최대 생산국은 베트남, 우간다,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로부스타 단일 품종을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 커피, 드립 커피용으로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주로 커피 믹스나 가공식품용 커피 향 제조, 식품 원료 등에 쓰인다. 단단한 바디감을 가졌기에 에스프레소용 블랜딩 원두 등에 포함된다. 여러 가지 원두를 블렌딩 했을 때 맛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해준다.
배전(로스팅) 정도 - 강중약 배전
우리가 구입하는 원두는 보통 로스팅을 마친 볶은 원두다. 볶는 가공과정을 거쳤기에 완전히 동일한 생두를 쓴다고 해도 배전 정도에 따라 확연한 맛의 차이가 난다. 볶는 시간과 불의 온도에 따라 크게 약, 중, 강배전으로 나누며, 이를 '배전도'라고 부른다. 대체로 짧게 구운 원두는 연한 갈색이고 오래 구운 원두는 진한 갈색이 되고 기름기가 돈다. 볶는 시간이 짧으면 신맛이, 길 경우는 쓴맛이 나타나고 단맛은 그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원두에도 고유의 맛이 있는데 이것과 배전도를 얼마나 잘 조합하느냐가 최종적인 원두의 맛이 된다. 신맛이 강한 에티오피아산 원두는 약배전을, 쓴맛이 강한인도네시아산 원두는 강배전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취향을 위한 다양한 맛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한가지 배전만 쓰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가 즐겨찾는 스타벅스는 강배전 원두를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하게 볶은 원두는 쓴맛이 완전히 중심이 되기에 어떤 바리스타가 내리든 비교적 균일한 맛이 난다. 또한 우유, 크림, 설탕 등을 강하게 첨가해도 본연의 커피맛이 묻히지 않는다.
포장된 원두 선택법 - 맛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국가 품종을 정한다
좋은 커피를 마시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는 애호가들은 질좋은 생두를 직접 구입해서 직접 원하는 정도로 로스팅을 하고 고가의 그라인더로 갈아서 업소용에 가까운 고급 반자동, 수동 에스프레소 머신 등으로 추출한 커피를 즐긴다. 그러나 일반적인 커피 소비자는 일단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로스팅된 원두패키지를 구입하기 마련이다.
우선 스스로의 맛 취향을 정하자. 쓰고 깊은 맛, 고소한 맛, 신맛, 은은한 과일 향기 등 각자 가장 선호하는 향미가 있다. 그 취향에 가장 맞을 국가, 품종, 배전도, 추출방법을 선택하면 가장 실수가 적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요즘은 마트원두에도 선택을 돕기 위한 표기가 잘 되어 있다.
우선 로스팅(쓴맛), 바디감(깊은맛), 산미(신맛)은 기본으로 표시되어 있기에 가장 선호하는 맛을 참고해 결정한다. 다음으로는 사용된 원두품종과 혼합비(블렌딩)가 표기되어 있다. 여기서 원두의 이름이 길면 길수록 좋다. 이름이 길다는 것은 내세울 것이 많다는 의미이고 결국 좋은 커피를 의미한다. 은은한 과일향이나 고소한 코코넛 맛 등도 세부 항목에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으니 잘 찾아서 참고하자. 또한 로스팅 일자를 확인해서 유통기한을 확인한다. 보통 원두의 경우 생산일로부터 1년이 유통기한 이며 유통기한이 많이 남을수록 최근 로스팅된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추출방법을 고려하자. 깔때기에 종이필터를 덮고 물을 위에서 내려부어 중력으로 우려내는 푸어드립(핸드드립) 커피는 종이필터가 기름을 흡수하기에 깔끔한 맛을 내준다. 맛도 쓴 맛보다는 신맛이나 단맛, 향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단일품종 원두인 싱글오리진을 구입하는 편이 좋다.
반대로 풍성한 크레마를 원하며 에스프레소머신을 통해 진한 엑기스를 추출해 맛보길 원한다면 블렌딩 원두가 유리하다. 에스프레소는 대체로 높은 온도의 물과 압력을 통해 진한 맛을 구현하기에 여러 원두를 섞은 블렌딩 원두가 보다 개성적인 맛을 내준다. 배전도 역시 중배전 이상이 많아 쓴 맛을 강하게 끌어내는데 나중에 물을 섞는 아메리카노 방식에도 잘 어울린다. 다만 너무 많은 품종을 섞은 블렌딩 원두는 의도적 강한 볶음으로 특색 없는 원두로 만들어 버렸을 가능성이 높기에 초보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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