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리뷰] 책과 함께하는 제주 여행 ‘제주 마을 책방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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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제주도는 참 매력이 있고 독특한 섬이다. 풍경만 이국적일 뿐만 아니라 문화마저도 이국적이다. 다른 여느 국내 여행지처럼 먹고 마시려고 제주를 간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다.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로움이 그 첫 번째다.
제주에는 체류형 마을 관광 통합브랜드인 ‘카름스테이’가 있다. 카름스테이는 바쁘게 유명명소만 다니며 사진을 찍는 그렇고 그런 여행이 아니라 한적한 마을에서 여유롭게 머물려 지역 주민과 교류도 하는 새로운 여행 방식을 말한다.
카름스테이에는 현재 10개 마을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중장기적으로 단계를 나눠 참여마을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관광공사는 최근 제주 마을주민들이 직접 선정한 체류형 여행 콘텐츠 ‘제주 마을에 머물게 하는 것들 : 2023 제주 마을 책방 10선’을 발표했다.
마을 책방 10선은 제주의 체류형 마을 관광 통합브랜드인 ‘카름스테이’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첫 번째 테마로, 공사는 향후 각기 다른 테마로 카름스테이 마을 콘텐츠를 오는 8월까지 매달 공개할 계획이다. 제주 마을 책방 10선을 미리 소개한다.
아름다운 아트북을 만나는 기쁨 <마고>
마고(margo)는 ‘경계, 변두리, 가장자리, 테두리’를 의미하는 라틴어라고 한다. 세화마을 안쪽 모퉁이에 자리 잡고 있는 집의 문턱을 들어서는데 신기한 지역의 어떤 경계에 들어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이곳의 책에서 그에 대한 지혜와 쉼을 찾아갔으면 하는 바램을 이름에 담았다는 게 책방지기의 설명이다.
마고에는 아트북이 많은 편이다. 책의 표지와 판형, 제본 내용, 내지 그림 등 다양한 매력의 아트북이 많다. 비율로 보자면 아트북이 보유 서적의 절반 정도, 나머지 절반은 독립출판물과 일반 출판물 반반이다.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1307-4
세화리 인문사회과학 책방 <제주 풀무질>
제주 풀무질은 인문사회과학 책방이. 책은 2,500권 남짓 있는데, 인문사회과학, 제주 관련, 시/소설/산문/고전/철학, 어린이 손님을 위한 그림책, 그리고 생태/평화/인권/나눔, 크게 5가지 주제로 모아 두었다.
1986년 서울 풀무질이 처음 문을 열었다. 스물여덟에 서울 종로구 명륜동에서 책방(서울 풀무질)을 시작했다고 한다. 30년 동안 쭉 책방 일만 했다고 한다. 26년 2개월 11일 동안 서울에서 책방을 꾸렸고 2019년 제주로 와서 제주 풀무질을 열었다.
주소 :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799-4
시 중심 인문 예술 콘텐츠 그룹 <시타북빠>
시타북빠는 책방을 관점으로 보면 책방처럼 보이지만, 사실 책만 판매하려고 만든 공간은 아니라는 게 책방지기의 설명이다. 책방지기인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패션,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그간 로컬을 기반으로 새로운 관점의 인문, 예술 문화를 만드는 일을 꾸준히 도모해 왔다.
그것이 제주에서는 시타북빠라는 책방 형태로 구현된 것이다. 책방의 형태로 보이지만 사실 시타북빠가 지향하는 자기 정체성은 ‘시(詩)-미디어’ 회사라고. 제주를 하나의 큰 시집으로 생각하고 구좌, 서귀포 등등의 지역을 시의 눈으로 보는 거라고 말한다. 시타북빠는 제주 전체를 배경으로 시중심의 인문 예술 콘텐츠를 기획하는 그룹이다.
주소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350-13
귤 밭 속 음식이야기 <키라네 책부엌>
키라네 책부엌은 제주 귤 밭 속 따뜻한 음식 이야기가 있는 동네 책방이다. 요리책이나 레시피 책이 아닌 ‘음식이야기’ 관련 소설이나 에세이, 인문학 위주의 책들과 부엌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작은 요리 소품, 정직한 생산자가 만드는 건강한 식재료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이곳 책방지기는 처음 제주에 와서 살던 귤 밭 안 제주 돌집을 개조해 책방으로 운영하고 있다. 요리 책방이 아닌 '음식이야기'를 주제로 한 책방을 운영하게 된 데에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음식 관련 소설이나 영화를 보는 스트레스 해소법과 관련이 있다고. 음식을 주제로 한 책과 영화를 통해 힐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누군가에게 '음식이야기'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키라네 책부엌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소 : 서귀포시 남원읍 신흥리 276
시간을 선물하는 책방 <북타임>
북타임은 2015년 서귀포 중앙 로타리에서 문을 열었. 그 후 두 번의 이사 끝에 지금의 남원읍 위미리에 정착했다. 현재 북타임이 있는 이곳이 책방지기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집이라고 한다. 때문에 제주전통 가옥의 구조를 살려 책들이 분류되어 있다. 안거리에는 그림책과 제주 관련 책 그리고 인문사회 책들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 귤 창고였던 공간에는 신간도서 및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종합적으로 모아 두었다.
낮에는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평범한 책방이지만 해가 지고 슬슬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곡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매달 넷째 주 토요일 저녁이면 동네 삼촌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있다. 이야기를 들은 후 이어지는 뒤풀이 시간이 더 핫하다는 소문이다.
주소 :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 2801-2
친환경 농사, 수공예, 그리고 책 <돈키오테북스>
돈키호테북스는 2017년, 서귀포 혁신도시 인근 서호 초등학교 앞 '돈키호테 샌드위치 앤 하몽’ 한편에서 시작했다. ‘돈키호테 샌드위치 앤 하몽’은 샌드위치 가게인데 이곳 사장 언니와 함께 제주도로 이주했다. 페미니즘, 장르소설, 인터뷰집, 뜨개질과 수공예, 음식과 요리책, 국가폭력과 인권 등 다양한 관심사를 반영한 책들이 주로 있다.
이 공간에서 현재는 뜨개질 모임만 주로 진행하고 있지만 그동안 샌드위치 안 책방이라는 장점을 살려서 브런치와 뜨개질을 함께 하는 모임이나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함께 읽는 북클럽, 호근동 기행, 서귀포 책방 데이 등을 진행했다.
주소 : 서귀포시 호근동 1331
책장 너머 한라산이 보이는 <취향의 섬 북앤띵즈>
취향의 섬 북앤띵즈 책방지기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북디자이너이다. 덕분에 책방에 가면 책뿐 아니라 다양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 책방지기의 취향이 담긴 예쁘고 유용한 물건들도 챙겨두었다.
출판사에서 북디자이너로 일한 책방지기는 서른이 되던 해 '유명한 북디자이너가 되겠다'라는 꿈을 내려놓고 제주로 왔다고 한다.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주에 정착했지만 현재는 프리랜서 북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좋아하는 그림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제주에 살며 글도 쓰고 책을 내기도 했고, 어린 시절 꿈 중 하나였던 책방지기도 되었다고
주소 : 서귀포시 호근동 1536
애월읍 문화사랑방 <그리고 서점>
그리고서점의 ‘그리고’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무언가를 그린다는 뜻의 그리고(darw), 무언가를 더한다는 뜻의 그리고(and). 그래서 이곳은 그리고 더하는 공간이다. 어린이 책부터 인문, 철학, 문학, 과학, 자기계발 등 다양한 책을 큐레이션 했다. 초등학교 문제집도 있다. 책방 주변에 초등학교가 있는데 문제집을 사려면 제주 시내까지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책방 한편에는 작은 문구점을 만들어 문구류도 판매하고 있다. 동네 아이들이 책방에 편안하게 왔으면 하는 마음에 만들었다고 한다.
대학시절 중앙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4년 내내 일했다는 책방지기는 직장 생활 중에도 야간 대학을 다니며 사서 자격증과 독서 심리 상담사 자격증을 따고, 사내 독서 동아리와 사내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다고. 15년간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어릴 적 꿈이었던 서점 주인이 되기 위해 제주로 왔고 이렇게 꿈을 이뤄가는 중이다.
주소 : 제주시 애월읍 수산리 955-1
누구나 책방지기가 될 수 있는 곳 <책은선물>
제주 서쪽 바다마을 신창리 포구 앞에 자리한 작은 책방이다. 세 평 남짓 돌창고를 다듬어 ‘책은 선물, 인생은 여행’ 이라는 문장의 깃발을 달아 2021년 4월 16일 문을 열었다. 선물 같은 작은 책들을 소개하며 일일 서점지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경면 고산리에 위치한 무명서점의 분점이기도 하다. 책은선물의 시작은 무명서점의 단골손님이자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함께 해 온 이웃(지금은 책은선물 옆집)의 선물 덕분이라고. 책방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엇이건 해보라는 뜻을 담아 세 평 남짓 돌창고를 무상으로 내어주었다. 책은선물이 지금의 자리에 있는 것도 책방 이름이 책은선물이 된 것도 모두 이웃의 선물 덕분이라고.
주소 : 한경면 신창리 337-3
삶의 도움이 되는 북 큐레이션 <소리소문>
'작은 마을의 작은 글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소리소문(小里小文)은 사회의 흐름과 맥락, 다양한 개인의 삶을 반영한 책들을 큐레이션하고 있다. 책방지기 개인의 취향을 반영하기보다는 독자들의 취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한다. 단순히 책을 읽고 사는 공간만이 아닌, 다양한 기획을 통해 보고, 읽고, 듣고, 만지고, 쓰고, 생각하면서 책을 통해 확장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어린 시절 전학으로 인해 외로웠을 때 유일하게 벗이 되어 준 책방의 존재 덕분에 행복한 유년을 보낼 수 있었다는 책방지기는 그 경험을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책방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주소 : 한경면 저지리 1738-1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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