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향 만드는 남자'의 홍차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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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올해로 32세인 변종희 대표는 ‘향 만드는 남자’다. ‘향’이라 하면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화장품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향’은 우리가 몸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것에 들어 있다. 바르는 것뿐만 아닌 씻는 것, 먹는 것, 숨 쉬는 것(디퓨져), 세탁, 청소 셀 수 없이 많은 제품에 향이 필요하다.
변종희 대표의 꿈이 처음부터 조향은 아니었다. 그는 만화가가 꿈이었다. 만화를 통해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고 싶었던 그는 집안 사정과 안정적인 취업을 위해 식품공학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계속된 방황을 거듭하던 끝에 군대로 도망치듯 입대를 하게 된다. 그런데 군대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꿔줄 책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화학으로 하는 예술-향수’ 라는 책이었다.
군대 제대 후 다시 복학을 했고 그곳에서 은사를 만나게 된다. 향료회사에서 전무로 재직하고 계신 교수님이 조향 회사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특출난 영어 회화 실력 때문에 주로 무역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이때 향료 원산지와 현지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원료들을 직접 구매, 회사에 제안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조향 회사에서 창작과 사업 수완을 동시에 배운 셈이다.
향으로 만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던 변종희 대표는 더 늦기 전에 본인이 직접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결정을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었다. 일단 소비자들의 니즈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 공방을 차렸다.
하지만 향수 공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한 때라, 차별화를 두기 위해 차(Tea)로 눈을 돌리게 된다. 커피산업은 이미 너무 과포화 상태였고 설상가상으로 커피 생산량마저 줄어 들고 있었기에 차는 커피 대안으로 적절한 아이템이었다. 그리고 여기에 자신만의 향을 입히는 공방을 만든다면 차별화를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프랑스의 마리아쥬 프레르같은 고급 가향홍차가 목표였다.
변종희 대표는 에르메틱아트라는 브랜딩을 만들고 첫번째 제품으로 시그니처 가향홍자를 기획하게 된다. 연구와 승인을 걸쳐 2024년 가향홍차 ‘오렌지 파티’를 출시했다. ‘오렌지 파티’는 시큼함 없이 깊고 풍부한 오렌지 향을 느낄 수 있는 홍차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떫지 않은 오렌지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마시고 난 후에는 플라워 향이 입안을 감싸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렌지 파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변종희 대표는 “마시기 전에 맡아지는 향뿐 아니라, 마시고 나서도 목뒤에서 은은하게 올라오는 향(Aftertaste)까지 디자인을 해야 했다. 덕분에 입체적인 맛과 향이 탄생했다”고 답했다.
‘오렌지 파티’는’ 출시되고 얼마되지 않았지만 2024성공귀농 행복귀촌 박람회와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 2024에 초대되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홍차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개인 패키지뿐만 아니라 카페 납품도 준비중이다.
‘차의 여왕’ 홍차를 가까이하면 좋은 이유
커피에 ‘카페인’이 들어있다면 홍차에는 ‘카테킨’이 들어있다. 카테킨은 항노화, 항산화, 동맥경화 및 심혈관 질환 예방, 항암효과 그리고 중성지방의 침착을 억제하여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홍차에는 칼슘, 인, 마그네슘 등의 무기질이 들어 있다. 눈 떨림과 같이 무기질 부족 증상이 나타날 때 섭취하면 좋다. 또 탄닌과 같은 항산화 성분은 인플루엔자, 이질, 간염 등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항균 기능을 가지고 있어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다. 홍차는 면역반응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알킬아민 항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스트레스 완화와 신경안정에도 효과가 있다.
홍차를 꾸준하게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뼈와 관절이 튼튼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홍차를 마시면 뼈세포를 파괴하는 활성화 물질을 막아주어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또한 홍차에 들어있는 폴리페놀과 탄닌은 충치의 원인 세균을 방지하고, 입 냄새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를 사멸하며, 불소 성분은 충치를 생기게 하는 박테리아를 없애 준다. 폴리페놀과 탄인은 과민성대장증후군 장 내 염증을 완화하고 장내 유해균을 죽여 변비와 설사 증상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효능을 살펴보면 볼수록 건강과 젊음이 요구되는 요즘, 안성맞춤 음료가 아닐 수 없다.
똑같은 차를 두고 동양은 홍차로, 서양은 블랙 티로 부른다. 그 이유는 동양은 차를 우려낸 찻물의 색깔에 따라 차의 이름을 구분하지만, 서양은 찻잎 자체의 색깔을 보고 차의 이름을 지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인도와 중국에서 만들어진 홍차는 산화가 많이된 녹차이다. 찻잎을 따서 바로 가열하면 녹차, 효소를 이용해 산화시키면 홍차가 된다. 제다 방법과 산화도에 따라 녹차(불발효차), 백차(녹차 싹으로 만드는 어린잎 차), 황차(ex군산은침), 홍차, 청차(우롱차), 흑차(ex보이차) 등 6대 다류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6대 다류에 보이차를 포함해 7대 다류로 분류하기도 한다.
가향홍차는 찻잎에 꽃잎이나 과일 등으로 맛과 향을 추가한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얼그레이가 있다. 얼그레이는 홍차에 ‘베르가못’이라는 감귤류 과일의 향을 덧입혀서 만든다. 1830년 영국의 총리였던 ‘찰스 그레이’ 백작이 이 차를 아주 좋아해서 그의 이름을 따서 ‘얼(Earl, 백작) 그레이’라 부르는 것이다. 친숙한 과일 향, 꽃 향을 덧입혀서 초보자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그래서 홍차의 길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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