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리뷰] 지구를 4만대의 위성으로 그물처럼 연결하는 ‘스타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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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전쟁이 발발하면 가장 먼저 타격 대상이 되는 게 통신 및 방송시설이다. 통신과 방송 시설이 파괴되면 군 지휘체계는 무력화되고 일반 국민들도 전시상황에 깜깜이가 되어 통제 불능상태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1년이 넘었다. 러시아는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의 육상 통신망을 파괴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우크라이나는 잘 버티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군 작전통신망으로 사용되거나 가족들의 생사여부 확인, 국제사회에 전황을 알리는 용도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타링크는 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종부 격전지 하르키우에서 스타링크를 이용해 휴대전화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드론부대나 포병대에 알려 정확한 타깃으로 효율적인 공격을 가능케 했다. 또 기존 휴대전화 서비스가 끊긴 지역에서 지휘관과 부대간의 통신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1만 5천여개의 스타링크 단말기 덕분이다. 인터넷망이 파괴되자 우크라이나 정부가 스페이스X에 요청해 일론 머스크가 3,600여개의 스타링크 단말기를 우크라이나 정부에 기부했고, 미국 정부도 추가로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링크는 무얼까?
스타링크는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운영하고 있는 위성 인터넷 사업이다. 스타링크는 하늘에 띄운 인공위성으로 인터넷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다수의 인터넷 기업들은 지상에 기지국을 세우거나 지하에 통신망을 매설하는 방식으로 인터넷망을 연결한다. 하지만 지구 구석구석까지 기지국을 세우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통신이 불가능한 사각지대가 많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스타링크는 인공위성을 띄워 산속이나 사막, 심지어 바다, 여객기 내부 등 지구 어디에 있든 인터넷에 접속해 정보를 공유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기존에도 위성 인터넷이 없던 것은 아니다. 문제는 현재 위성 인터넷은 고도 3만6천km의 높은 궤도에 위성이 있다보니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신호 수신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스타링크는 300~1000km의 저궤도에 위성을 띄운다. 궤도가 낮다보니 위성 한 개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고고도의 위성에 비해 좁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페이스X는 많은 위성을 띄워 전 지구를 커버하는 게 목표다. 오는 2030년까지 4만 개가 넘는 위성을 띄운다는 전략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구상한 스타링크는 2015년 1월 최초로 언급되었다. CEO인 일론 머스크는 “저가형 광대역 고속통신 위성에 대한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항상 존재한다”고 언급한 이후 2018년 2월 테스트 위성 2기를 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약 4,200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올려둔 상태다. 스페이스X는 오는 2030년까지 1세대 위성 12,000여대와 2세대 위성 3만여대를 발사해 전 세계 어디서나 최대 1Gbps에 달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보통 접시 모양의 안테나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위상배열 방식의 안테나를 사용한다. 안테나와 모델, 와이파이 라우터 등 하드웨어 가격은 약 600달러 선이다. 스페이스X는 하드웨어 가격을 25만원 선까지 낮출 계획이다. 월 인터넷 사용료는 현재 120달러 수준이다.
스타링크의 폐해
지금은 4천여개이지만 하늘에 4만여개의 위성이 떠있는 건 어떤 이들에게는 재앙이 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천문학자들이다. 천체 사진을 촬영하려면 오랜 시간 노출해야 하는데 위성들의 난입으로 천체사진 촬영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네덜란드의 한 천문학자는 오는 2025년 무렵에는 밤하늘에 최소 30대의 스타링크가 보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조만간 우주망원경 외에는 지상에서 우주 관측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번째는 우주 쓰레기 이슈이다. 지금도 지구 대기권 밖에는 폐 위성들이 수백 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측은 일반적인 인공위성들이 1000km 궤도를 공전하는 데 반해 스타링크 위성은 500km 정도의 궤도를 돌고 있고 수명이 다하면 추진기관을 이용해 궤도를 이탈한 후 대기권에서 연소되어 소멸되도록 계획되었다고 밝힌다.
세 번째는 스타링크 대역폭의 한계다. 현재 스타링크 위성 1개당 데이터 대역폭은 17~23Gbps인데 해당 위성에 N명의 사용자가 연결된다면 평균 대역폭은 1/n이 된다. 즉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회선당 5Mbps밖에 안되는 대역폭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스타링크의 통신 속도가 LTE급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못 미친다. 평균 300Mbps인데 피크 타임 때는 32Mbps로 느려지고 0.4초 정도의 레이턴시가 있다. 위성을 사용하기 때문에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아서 스카이라이프 TV처럼 구름이 많이 끼거나 폭설, 태풍이 오는 경우엔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스타링크, 한국에도 하반기부터 서비스
스타링크가 지난 5월 12일 한국자회사인 스타링크코리아를 통해 기간통신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 이후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코리아간 국경 간 공급 협정이 체결되고 과기정통부의 협정 승인 절차가 진행되는 대로 한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원래 스타링크 서비스의 가능 시기를 올해 1분기로 예고했지만 2분기로 미룬 바 있고, 스타링크코리아 설립을 계기로 10월이면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링크에도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스타링크 서비스를 위해선 위성 단말을 별도로 구입해야 하며 가격은 599달러로 비싼 편이다. 또 단말을 설치할 수 있는 마운트와 함께 설치 비용도 별도로 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은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이용료는 데이터 제한이나 기간 약정없이 월 110 달러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스타링크는 항공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가 UAM(도심항공교통)을 2025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여러 기업들과 구체화에 들어갔는데 국내 도시 상공을 운항하는 UAM에 스타링크가 사용될 확률이 높다. 기존 무선 통신이 상공의 항공기에서 사용하기엔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스타링크코리아가 기간통신 사업자로 등록됐는데, 머지 않아 제4 이동통신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3사로부터 회수한 5G 28GHz를 신규 사업자에게 할당해 통신시장에 제4 이동통신사를 진입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스타링크는 미국에서 28GHz 주파수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의 28GHz 주파수 할당은 오는 6월 공고되고 공식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 분야는 항공기, 선박 등에서 이용하는 기업간거래(B2B) 통신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용 통신망이 이미 촘촘히 깔려 있어 음영지역이 상대적으로 적고 속도 측면에서도 위성통신이 더 느리다는 점, 서비스 가격이 높다는 점 등에서 스타링크는 우선 군 통신사업이나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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