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리뷰] 갈수록 중요해지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결함 비중 42%로 급증
2016년 11.4%에서 매년 증가세…자동차 잔고장 호소하는 소비자 피해 증가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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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의 전통적 제조업에 머물렀던 과거에는 SW 활용 빈도가 주행·제동 등 기계 제어 분야에 한정됐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차량은 엔진 출력, 조향,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 많은 부분에 소프트웨어의 개입이 이뤄진다.
최근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전자 시장은 2019년 대비 5.5%의 연평균 성장률로 46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산업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컴퓨터 비전, 센서 등의 고급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 없이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을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에서부터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 Battery Management System), 충전 인터페이스, 에너지 관리 등의 핵심 소프트웨어 기능을 통해 전기차의 성능과 수명을 향상시키고 있고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인터넷 연결 및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운전자와 승객들에게 정보, 엔터테인먼트, 안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등이 그 예이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프트웨어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분석, 블록체인 등의 기술로 운전자와 승객들의 개인적인 취향과 필요에 맞춘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LTE 통신망을 통해 자동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실시해 배터리 성능향상 및 문제 해결을 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 관련 업데이트까지 진행하기도 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 소프트웨어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약 18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SDV 전환 가속화를 위해 업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소프트웨어 개발 연합체를 구성했다. 현대차∙기아는 마북 인재개발원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 및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등 총 17개 사와 차량용 제어기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업무협약에 따라 참여 기업들은 ‘현대차그룹 모델 기반 개발(Model Based Development, 이하 MBD) 컨소시엄’을 발족했다.
하지만 자동차 결함 사례에서 소프트웨어의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일부 차종은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운전자 및 동승자 안전에 위협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완성차 업체의 투자도 적극적이지만, 이면에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해 소비자 불안과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10건의 결함 중 SW 문제는 1건 이하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4~5건으로 늘어났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 SW 관련 사후조치 건수는 2012년 6건에서 지난해 277건으로 4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사후조치 건수 중 SW 문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7.5%에서 38.3%로 크게 늘었다. 올해 1~5월에는 총 320건의 사후조치가 취해졌는데, 이 가운데 SW 관련 조치는 135건(42.2%)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의 리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국내ㆍ수입 완성차 업체의 소프트웨어 결함에 대한 시정조치가 최근 3개월간 7차례(23개 차종) 발생했다. 이중 테슬라의 모델S 등 일부 차종은 배터리관리장치 소프트웨어의 오류로 배터리 상태 진단이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행 중 동력이 차단돼 차량이 멈추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랜저(GN7)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다. 전자식 브레이크 소프트웨어의 설정 오류로 스마트크루즈컨트롤 기능 주행 중 오르막 경사로에서 앞 차량의 정차로 인한 차량 정차 시 후방 밀림 현상이 발생해 사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그랜저(GN7)은 지난 5월까지 누적 14건의 사후조치가 취해졌는데, 이 가운데 10건(71%)이 SW 문제다. 기아자동차의 레이 등 6개 차종도 계기판 소프트웨어 문제로 차량의 계기판 화면이 표시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해 약 4만 8,025대의 차량이 자발적 시정조치에 들어갔다.
수입차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실시한 SW 관련 사후조치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59건(전체 사후조치의 44%), BMW코리아 42건(44%), 폭스바겐그룹코리아 30건(53%)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2022년 수입차 판매량이 가장 많았던 벤츠 E클래스는 작년 실시한 사후조치 52%가 소프트웨어 관련인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은 다양한 편의 기능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리콜 및 보증 처리 등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 달리 문제를 초기에 발견하기 어렵고,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차량을 구입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결함(잔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하면 완성차 업체에 대한 불신감과 차량수리에 따른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완성차 업체는 지속적인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도 중요하지만 차량 출고 전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문제 발생 시 빠른 사후 대처로 소비자가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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