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뷰] 국내 전기버스 시장, 중국산 전기버스 50% 돌파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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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데이터를 분석하는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전기버스에서 현대차의 일렉시티가 2177대(52.6%)로 가장 많았지만 중국 하이거버스의 하이퍼스가 574대(26.9%)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비야디의 이버스12도 285대(13.3%)로 3위를 차지하며 국산 전기버스 시장을 맹추격하고 있다.
4위는 502대(12.1%)를 등록한 에디슨모터스의 이화이버드가 차지했다. 중소기업 우신산업의 아폴로 버스는 438대(10.6%)로 5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에 중국산 전기버스가 공짜로 도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전기버스 구매보조금 제도를 개편했지만 중국산 전기버스의 증가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중국산 전기버스의 저렴한 가격이다.
중국산 전기버스의 인기 비결은 가격이다. 중국 전기버스의 일반적인 수입 판매 가격은 2억원 선으로, 최대 7000만원의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구매가는 1억원 초반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현대차 일렉시티 등 국산 전기버스는 3억원대로 보조금을 받아도 가격은 2억3000여만원 수준이다. 중국 버스와 비교해 1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가격이 싼 이유는 전비가 뛰어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한국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보다 주행거리는 짧지만 가격이 싸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인기를 끌자 환경부가 전기버스 보조금 제도를 수정했다. 기존 전기버스 보조금 상한선은 대형 7000만원과 중형 5000만원이다. 환경부는 이 금액을 유지하면서 배터리 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방안이다. 중국산 전기버스는 국산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장착된 배터리의 에너지밀도가 1L당 500Wh 이상이면 최대 보조금의 100%, 450Wh 이상~500Wh 미만은 90%를 주는 식이다. 국산 전기버스는 에너지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쪽이 보조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버스가 최대 1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 반면, 중국 전기버스는 지원금 규모가 5000만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기존에 받던 금액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하지만 최근엔 주행거리가 짧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LFP 배터리 성능이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CATL은 10분 충전에 400㎞까지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선싱을 공개하기도 했다. 완전 충전 시 최대 700㎞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영하 10도 추위에도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제조업체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에너지 밀도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겠다는 환경부의 대안도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현재까지 국내에 진출한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는 비야디, 하이거, 황해자동차, 킹롱 등 10개사가
넘는다. 매년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가 2~4개사 이상
생길 정도로 중국 전기버스는 국내 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반면 국산 전기버스 업체로는 현대자동차, 에디슨모터스, 우진산전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전기버스 사업에 ‘특정업체 독점 방지 쿼터제’를 적용하고 있는 것도 거꾸로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에게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운수업체가 10대 넘게
전기버스를 구매할 경우 특정업체 차량 비율이 50%를 넘어선 안 된다는 게 특정업체 독점 방지 쿼터제다. 초기엔 현대차 등 국내서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전기버스 제조업체로부터 중소규모 전기버스 제조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지만 이것이 오히려 중국산 전기버스 시장을 키워줬다는 분석이다.
중국산 전기버스가 국내 시장에서 50%를 돌파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안전성이 관건이다. 통상 우리나라보다 낮은 안전기준에 따라 제작되는 중국산 전기버스들은 시동꺼짐과 같은 잦은 안전사고 탓에 국토부가 대대적인 안전검증을 하겠다고 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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