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리뷰] 덩치 키우는 ‘슈퍼앱’…슈퍼앱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 테크리뷰

[리뷰타임스=김우 기자] 현재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 이전에 7개 내외의 국가와 그 외 수많은 소국들이 중국의 천하통일을 두고 싸웠던 군웅할거의 시기가 춘추전국시대다. 춘추전국시대 동안 축적된 문명적 진보와 변화는 이후 진한시대를 거치면서 중화권, 더 나아가 동아시아 문명권이 기틀을 마련한 중요한 시기다. 일방적인 패권이 없이 치고 받는 싸움이 계속되는 시기를 흔히 춘추전국시대라고 일컫는다. 최근 앱(App) 시장에서도 굵직굵직한 슈퍼앱들이 등장하면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싸움의 끝은 어떻게 될까?

 

우선, 슈퍼앱을 알아보자. 슈퍼앱은 하나의 앱만 있으면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쇼핑, 송금, 투자, 예매 등 일상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 거대한 앱을 말한다. 하나의 앱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앱을 슈퍼앱이라고 부른다. 기술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2023년 상위 10가지 전략 기술 동향의 하나로 슈퍼앱을 포함하면서 오는 2027년쯤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슈퍼앱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슈퍼앱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다양한 기능에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앱이 여러 기기에서 사용자를 추적하는 것이 크게 제한되어 있어 각 앱은 앱이 열려 있는 동안에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어 슈퍼앱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외에도 미국 시장에서는 경쟁, 소비자 행동, 각종 규제 장애물,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슈퍼앱이 급성장하고 있는 지역은 아시아권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슈퍼앱은 동남아시아의 그랩, 중국의 위챗 등이 있다. 특히 위챗은 2011년 소셜미디어로 시작해서 점차 슈퍼앱으로 성장하며 현재 13억 명 이상의 MAU를 보유하고 있다. 인스턴트 메시지, 온라인 쇼핑, 가상 지갑, 결제 서비스, 배달 서비스 등의 여러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인들의 필수 앱이 되었다. 또한 위챗은 사용자가 앱 내에서 모든 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 모든 기능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업과 정부에 매우 유용하며, 소비자 행동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과세 목적을 용이하게 해준다.

 

 

 

베트남, 싱가포르,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여행해 본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사용해 봤을 앱 '그랩(Grab)' 역시 슈퍼앱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륜차 기반 승차 공유 서비스로 시작한 그랩은 한때 '동남아 우버'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승차 공유 시장에서 성공한 앱으로 불린다. 승차 공유를 넘어 배달의 민족과 같은 음식•식료품 배달부터 결제, 보험, 물류, 대출까지 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확장하여 제공 중이다. 월간 3,200만 명 이상이 그랩을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금융 슈퍼앱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사들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슈퍼앱을 꿈꾸고 있다. 트위터의 파랑새 로고를 알파벳 ‘X’로 바꾸는 게 첫걸음이다. 기능도 다양해진다. 트위터를 메시지 교환은 물론 전자상거래와 금융 업무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슈퍼앱’으로 탈바꿈한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머스크의 슈퍼앱 프로젝트가 빅테크 SNS 혁명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 CEO는 과거 슈퍼앱에 대한 비전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중국의 위챗을 예로 들며 “트위터 인수는 슈퍼앱 X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눈여겨보는 기능은 특히 ‘금융’이다. 그는 지난 3월 직원들에게 트위터의 미래 비전을 담은 ‘트위터 2.0’을 설명하며 “단순한 SNS에 그치지 않고 금융 생활의 중심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는 앱은 토스, 카카오톡, 티맵,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이 있다. 토스는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앱 내에서 구동시키며 록인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국내 양대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검색과 메신저 외에도 동영상 스트리밍, 커머스 등 기능을 확장하며 슈퍼앱으로 거듭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공식적으로 카카오톡을 개인 간 소통과 커뮤니티, 비즈니스 기능을 하나로 모은 ‘슈퍼앱’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카카오톡 하단 메뉴에 있는 다섯 개 탭 모두에서 DAU 1,000만 명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커머스와 송금 등 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왔으며 선물하기, 라이브 커머스, 모바일 검색과 뉴스 제공, OTT 서비스인 ‘카카오TV’까지 앱에 탑재됐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과 대중교통 앱을 하나로 합쳤다. 모빌리티 전 영역에 걸친 슈퍼 앱을 내놓기 위해서다. 차량 구매·관리 서비스도 제공할 뿐 아니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도착지 맛집·숙소 등의 정보를 개인별 맞춤 형태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올해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한 뒤 2025년 기업공개(IPO)를 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국내 대표 금융앱인 토스(toss)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지난해 알뜰폰 업체를 인수하고 신용카드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은행, 증권, 자산관리 등을 통합한 모바일앱 토스를 '슈퍼 금융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토스의 지난 9월 앱 월활성사용자수(MAU)는 약 1577만명으로, 카카오뱅크(약 1391만명), KB국민은행(약 1216만명), 신한은행(약 958만명)보다 훨씬 높다. 기본적으로 토스는 종합 금융앱(슈퍼앱)을 지향하지만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자주 선보이고 있다. 가능한 많은 서비스를 선보이고 그 중에서 사용자들에게 선택받는 서비스만 살려두는 전략이다. 이런 서비스가 쌓일수록 토스의 MAU가 높아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중고거래 앱으로 시작한 당근마켓은 지역 인증을 통해 현재 이용자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 내에서 중고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당근마켓은 중고 거래시 필요한 송금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당근페이와 주변 아르바이트를 구직할 수 있는 걸어서10분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하고 있다. 지역 기반 플랫폼이라는 점을 활용해 동네 생활에서 필요한 영역들을 하나의 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같은 슈퍼앱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슈퍼앱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리한 기능이지만 사회적으로는 반독점 구조를 심화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보유한 기업이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기존 산업의 생존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한 알고리즘에 따른 편파적 정보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고, 과도한 자금 쏠림으로 금융 안전성 저하 및 데이터 유출에 대한 우려 상승에 따라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및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슈퍼앱의 메인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연쇄적으로 발생해 이용자와 기업 간 신뢰를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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