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리뷰] 한국군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 성공의 의미 > 테크리뷰

[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제주 해상에서 우리 군이 소형 위성을 탑재한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군은 4일 제주 남쪽 해상에서 소형 민간위성을 실은 고체연료 발사체 발사에 성공, 궤도에 안착했다고 밝혔다. 쌍방 교신에도 성공했다. 이날 발사는 한화시스템 주관 하에 이뤄졌고,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 중인 고체 발사체 및 궤도진입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발사체와 위성을 제작함으로써 수행됐다.

이보다 앞서 한국군은 지난 2일 독자 개발한 첫 군사정찰위성(425 위성)을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어 우주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킨 바 있다.

 

이번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 시험은 위성보다 발사체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해 1, 2차 시험과 달리 이번에는 1단 고체엔진이 처음 등장했다. 이로써 1, 2, 3단의 고체 연료 엔진 발사 시험은 모두 마무리되어 2025년 본격 발사 때는 이번에 빠진 2단 엔진까지 1, 2, 3단 고체엔진과 4단 액체엔진까지 완료결합한 완전체가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발사는 고체추진 우주발사체의 3차 시험발사를 겸한 발사로, 고체 발사체 기술 개발의 핵심 성과 달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더미(모형) 위성이 탑재됐던 1, 2차 때와 달리 실제 위성(민간 상용)도 탑재된 것도 차이점이다. 다만 중량 101kg에 해상도 약 1m에 불과해 세계 정상급 수준인 425 위성에는 크게 못 미친다.

 

고체 연료 로켓은 비교적 가격이 싸고 기동성이 좋지만 대형 탑재물 수송에는 적합하지 않다. 팰컨-9 로켓의 탑재능력이 2만 2800kg인 점에 비해 고체 방식은 기껏해야 2000kg 미만의 위성만 탑재할 수 있다.

 

한국군는 그러나 향후 중대형 위성도 고체 로켓으로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사한 누리호 역시도 아직 탑재능력이 1500kg에 불과해 액체로켓과 고체로켓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 시험은 소형과 대형 위성을 두루 탑재할 수 있는 고체와 액체 로켓을 동시 보유하기 위한 중요 관문으로 평가된다.

 

우주 강국들 역시 액체와 고체 로켓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팰컨-9(액체)과 델타(고체), 유럽은 아리안(액체)과 베가(고체), 일본은 H-2(액체)와 엡실론(고체)을 병행해서 쏘아올리고 있다.

 

 

 

고체 로켓은 상업적 목적 외에 군사적 유용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장기 보관이 가능해 사전에 충분한 물량을 만들 수 있고 단순한 추진구조 때문에 신뢰성이 높은데다 무엇보다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북한이 고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하지만 세계적 로켓 강국에 비해 아직은 갈 길이 멀고 전반적 우주경쟁에선 한국은 더 많이 뒤쳐져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의 액체 로켓인 H-2B는 탑재능력이 1만 6500kg인데 비해 한국의 누리호는 1500kg으로 같은 액체 로켓인데도 능력차가 현격하다. 일본의 고체 로켓 엡실론이 이미 상용화된 것과 비교해도 한국의 고체 로켓은 걸음마 수준을 겨우 벗어났다. 달 탐사와 우주 개척 분야로 시야를 넓히면 그 차이는 더 커진다.

 

2019년 102회였던 우주 발사체 발사는 지난해 186회로 급증했고 올해는 11월까지만 해도 191회에 달하는 등 세계적 우주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제 한국도 비로소 우주경쟁에 뛰어들었다. 고체 로켓의 발사 성공은 한편으로 전략적 대륙간 장거리 미사일 기술 기반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저작권자 ⓒ리뷰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