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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백'의 진화, 어디까지 변신할까?

최근 지붕 장착형 에어백, 허그 에어백 등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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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들은 오래 전부터 승객들의 안정성을 높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 집중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에어백이다. 에어백은 차량이 충돌할 때, 충격으로부터 탑승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에어백의 센서 및 전자제어 장치는 자동차가 충돌할 때 충격력을 감지하여, 압축가스로 백(bag)을 부풀려 승객에 대한 충격을 완화시킨다.

 

에어백은 1960년대부터 도입된 안전벨트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초기에 사용된 2점식 안전벨트는 허리만 고정시켜 가슴, 허리 등이 핸들이나 계기판에 부딪히는 피해를 막기에 부족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3점식 안전벨트는 허리 벨트와 어깨 벨트를 통해 안전성을 높였지만 여전히 머리와 목 부위가 다치는 문제를 남겼다.

 

이 같은 안전벨트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조 안전장치로 도입된 에어백은 충돌하는 순간 펴지는데 에어백의 작동 조건은 에어백의 종류와 차종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정면충돌 에 어백의 경우 대체로 정면에서 좌우 30도 이내의 각도에서 유효 충돌속도가 약 20~30km/h이상일 때 작동한다.

 

기술 진화에 따른 에어백의 역사

SRS에어백으로도 불리는 1세대 에어백은 차량충돌이 일어나면 센서가 신호를 보내고, 화약이나 가스가 폭발하면서 0.001초 단위로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생성되는 기체는 1000분의 1초 단위로 공기주머니를 부풀게 하여 승객이 다른 내장제품에 부딪치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한 번에 전체 가스가 배출되기 때문에 팽창속도와 세기가 조절되지 않아 어린이 혹은 벨트 미착용 시 작동하게 되면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곤 했다. 안전띠 보조용 승차자 보호장치(Supplemental Restraint System Air-bag)라는 이름을 따서 SRS 에어백으로 지칭했는데 1976년 회사의 소유권이 바뀌면서 제작 회사와 상관없이 SRS 에어백으로 명칭이 통일되었다.

 

 

디파워드 에어백으로도 불리는 2세대 에어백은 1세대 에어백을 보완하기 위해 에어백의 팽창력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춘 에어백이다. 이름처럼 팽창력을 20~30% 정도 줄였기 때문에 초기보다 팽창력이 부족하지만 어린이를 포함하여 작은 체구의 사람까지 넓은 범위에서 사용이 가능해졌다.

 

스마트 에어백으로 불리며 운전자의 위치와 안전벨트 착용여부, 충격강도 등을 감지해 상황에 따라 팽창력을 조절할 수 있는 3세대 에어백은 어느 정도의 충돌인지,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도 감지를 한다. 따라서 센서가 충격이 작을 때는 약하게 에어백이 터지도록, 충격이 클 때는 세게 에어백이 터지도록 감지하는 에어백이다. 안전벨트 착용 여부 뿐만 아니라 충격강도에 따라 팽창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조금 더 세밀하게 탑승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으로도 불리는 4세대 에어백은 이전 세대보다 더욱 정밀해졌다. 3세대 에어백은 충돌 강도와 안전벨트 착용유무만 판단했다면 4세대에어백은 탑승자의 위치, 몸집, 앉은 자세 등 추가적인 정보를 파악하여 각 에어백이 어떤 강도로 펼쳐질지를 결정한다. 그리고 3세대의 핵심 기술인 약한 충격의 경우 2단계로 나눠 팽창하는 Dual Stage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3세대 스마트 에어백에 탑승자의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를 추가하여 기존 기능에 탑승자의 세밀한 정보까지 더해져 적합한 팽창력으로 펼쳐지는 에어백이다.

 

다양한 에어백의 개발

최초의 자동차 에어백은 1953년 미국인 토목기사인 존 헤트릭이 특허를 내면서 시작됐다. 그러다 1981년 메르세데스-벤츠가 최초로 선보였다(1974년형 올즈모빌의 토로나도에 최초로 장착됐다는 얘기도 있다).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에 적용했지만 처음에는 옵션이었다. SRS 에어백으로도 불렸던 1세대 에어백은 탑승자의 상반신이 운전대나 대시보드에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는 보조장치였다. 국내에서는 1998년 핸대차 뉴그랜저에 최초로 장착됐다.

 

정면충돌 사고 피해를 줄이는데 집중됐던 에어백은 1990년대 들어서면서 측면충돌 사고까지 대비한 사이드 에어백과 커튼 에어백으로 발전했다. 좌석 바깥 측면에 장착되는 사이드 에어백(몸통 보호)과 측면 창 부분을 덮는 커튼 에어백(머리 보호)이 등장한 것이다.

 

사이드 에어백(출처 : 현대자동차)

 

자동체 제조사 중 가장 안전성을 강조하는 볼보는 1987년 첫 에어백 장착 차량을 출고한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사이드 에어백을, 1998년에는 커튼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일반 승용차처럼 지붕 쪽에 커튼 에어백을 설치할 수 없는 컨버터블 차종에는 도어 내장형 커튼 에어백을 적용하기도 했다.

 

또한 볼보는 2014년 세계 최초로 보행자를 위한 에어백도 상용화했다. 앞유리 기둥 등 차체의 단단한 부위에 보행자가 머리를 부딪혀 치명상을 입지 않도록 에어백을 펼쳐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재규어랜드로버도 디스커버리 스포츠, 이보크, E-페이스 등에도 보행자 에어백을 적용했다.

 

보행자용 에어백(출처 : 볼보)

 

한편 앞좌석 탑승자의 하체 보호를 위한 무릎 에어백도 등장했다. 운전자용 무릎 에어백은 1995년 기아차가 스포티지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2015년 포드는 조수석 글로브박스 덮개가 팽창해 사고 충격을 흡수하는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현재 무릎 에어백은 국산 경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무릎 에어백

 

요즘 출시되는 차량들에서는 ‘센터 에어백’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올 초 제네시스 GV80를 시작으로 기아 쏘렌토, 제네시스 G80에 센터 에어백이 탑재됐다. 센터 에어백은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에서 펼쳐진다. 측면 충돌 사고 시 탑승자간 신체 충돌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 센터 에어백은 운전자가 혼자 탑승한 경우에도 작동하는데 이는 내장재 등에 의한 측면 충격이나 파편들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센터 에어백

 

센터 에어백은 2009년 토요타가 고급승용차 뒷좌석에 처음 적용했다. 2013년에는 GM이 앞좌석 센터 에어백을 도입했다. 현재 국내 시판중인 쉐보레 SUV 트래버스에도 적용되어 있다.

 

해외에서는 소형차들도 센터 에어백을 장착하기 시작했다. 유럽의 신차 안전도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가 올해부터 측면 충돌 안전성을 새롭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 전기차 ID.3, 볼보자동차그룹 전기차 폴스타 2, 혼다 재즈 등 소형차들도 센터 에어백을 장착하고 출시되고 있다.

 

토요타 자동차는 차체 길이가 3m 미만인 소형차 iQ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9개나 되는 에어백을 적용했다. 세계 최초로 리어 윈도 에어백과 앞좌석 시트 쿠션 에어백이 여기에 포함됐다. 리어 윈도 에어백은 후방 추돌 사고 시 뒷좌석 탑승자의 머리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시트쿠션 에어백

 

시트 쿠션 에어백은 최근 벤츠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뒷좌석에도 적용됐다. 등받이를 뒤로 기울여 앉은 상태에서 정면 충돌이 발생할 경우 탑승자 몸이 안전벨트 아래로 미끄러지지 않도록 골반 부분을 효과적으로 잡아준다.

 

안전벨트 자체가 팽창하는 에어백도 있다. 충돌 시 안전벨트 면적을 넓혀 신체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킴으로써 늑골 등의 부상 가능성을 줄여준다고 한다. 2010년 포드가 익스플로러를 통해 처음 선보인 이래 벤츠 S-클래스 등에 적용됐다. 현재 국내 판매되는 포드 세단 몬데오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안전벨트 에어백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가 2017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루프 에어백도 선보였다. 전복 사고 시 0.08초만에 후방에서 전방으로 전개되며 지붕 전체를 덮어 선루프로 승객이 이탈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머리와 목 부위 상해를 경감시킨다.

 

선루프 에어백

 

 

미래의 에어백

최근에는 포드 자동차가 차량 추돌 사고 등에서 내부 승객들의 추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지붕 장착형 에어백에 대한 특허를 냈다.

 

지붕 장착형 에어백(출처 : 포드)

 

기존 에어백은 1열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필러, 시트 옆구리 등에 숨어있는데 포드가 제출한 도면을 보면, 지붕형 에어백은 각 좌석 위 지붕 속에 자리한다. 사고가 나면 원형 공기주머니 11개로 구성한 에어백이 시트 주변을 감싼다. 이를 통해 기존 에어백이 보호하지 못했던 영역까지 커버할 수 있다. 가령 충돌 시 주변에서 날아오는 물건을 막아줄 수도 있다. 포드는 ‘상용차는 물론 세단과 쿠페, 픽업트럭, SUV, 미니밴 등 승용 모델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차에서는 내부 좌석 배치가 정형화된 현재와는 달리, 차량 내부에서 좌석 위치를 바꿀 수 있으며 앉는 자세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래의 에어백은 구성과 형태를 달리하여 탑승자를 구속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허그 에어백(출처 :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최근 공개한 ‘허그 에어백(Hug Airbag)’에 바로 미래 에어백 기술에 대한 힌트가 담겨 있다. 허그 에어백은 기존 사이드 에어백의 특성을 다듬어 구속 성능을 높인 신개념 안전사양으로,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세 개의 챔버(Chamber)로 구성돼 있다. 우선 상단 챔버는 탑승자의 머리와 상반신을 감싸며, 하단 챔버는 골반을 비롯한 하반신을 보호한다. 아울러 중앙 챔버의 돌출된 부분은 전방으로 꺾이며 탑승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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