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리뷰] 尹정부 우주경제 로드맵 ‘삐거덕’
제4차 우주개발 기본계획 발표…턱없이 부족한 예산〮항우연 내홍 등 문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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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윤석열 정부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선포하고 지난 21일 첫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하면서 경제 영토를 우주까지 확대한다고 큰소리쳤지만 공염불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22회 우주위원회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우주경제 실현을 위해 우주개발 1.0정책을 2.0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주위원회는 국내 우주 정책을 의결하는 최상위 컨트롤타워로, 위원장이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될 예정이다.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 발표
우주위원회는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마련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2023~2027년)을 심의·의결했다.
4차 기본계획은 '2045년 우주경제 강국 실현'을 비전으로 정했다. 특히 공공주도 연구 역량과 인프라를 민간에 점진 확대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우주탐사 확대 △우주수송 완성 △우주산업 창출 △우주과학 확장 △우주안보 확립이라는 5대 임무를 설정했다.
윤석열 정부의 우주개발 기본계획
이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 6874억원을 투입해 누리호(KSLV-II)를 4차례 추가 발사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2032년까지 총 2조132억원을 투입해 누리호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III) 개발 사업에 나선다. 재사용 로켓 등 미래 기술에 대한 선행 연구도 착수한다.
이를 통해 2030년대 무인(無人) 우주 수송, 2045년까지 유인(有人) 수송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업이 필요한 로켓 발사장과 제조 클러스터(집적지)를 구축해 민간 주도 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민간이 구축하기 어려운 로켓 발사장과 우주환경시험시설 등을 위해 약 8000억원 규모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곧 추진한다.
우주위원회는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 등 우주탐사 확대 계획도 공식화했다. 탐사 과정에서 필요한 달·화성 궤도선·착륙선·운송선 모두 자력 개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주항공청 신설, 민간으로 기술 이전
윤 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점 중 하나는 우주산업 창출을 위해 공공사업 확대와 민간으로 점진적 기술 이전에 나서겠다고 밝힌 점이다. 우주개발 기업을 위한 검·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저변확대를 위한 스타트업 전주기 지원을 강화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7300억원 수준이던 우주개발 투자를 2027년 1조5000억원까지 2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우주항공청을 설립하고, 국가우주위원회를 대통령 기구로 격상하는 등 국가 우주정책 추진체계도 혁신한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우주과학 역량과 전문인력 양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2040년까지 세계선도형 우주과학 임무를 주도할 수 있도록 장기 우주과학 연구 확대가 핵심이다. 인력 양성을 위해선 초·중·고 우주교육 저변을 확대하고, 대학에선 우주 중점 연구실과 미래우주교육센터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우주안보 확립항목에서는 한반도와 주변해역의 위기상황 감시와 국가 안보대응력 강화를 위한 초소형위성체계 개발사업이 눈에 띈다. 초소형위성체계는 다수의 영상레이더(SAR) 위성과 광학(EO) 위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관련 사업은 올해 12월부터 2030년까지 9년간 총사업비 1조 4223억원을 투입해 위성체, 지상시스템, 활용시스템 등을 개발하는 임무다.
달착륙선까지 발사하갰다는 큰 그림이다. 물론 이 그림은 문재인 정부때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현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첫 한국형 독자 발사체인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데 이어 8월 달 탐사궤도선 다누리 발사 등 위성ㆍ발사체 부분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ㆍ산업ㆍ투자 등 전반적인 수준은 선도국가들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우주 산업 규모는 전 세계 1%에 그친다. 우주 개발 투자 예산도 6000~7000억원대에 그쳐 중국의 10분의 1, 미국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 성공의 주역인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항우연의 조직 개편에 항의하는 뜻으로 본부장직을 사퇴하면서 내홍을 겪고 있다.
고 본부장은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한 사퇴서를 통해 “12일 단행된 항우연의 조직개편으로 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조직이 사실상 해체됐다”며 “이대로는 누리호 3차 발사와 산업체로의 기술이전 등 산적한 국가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정환 본부장의 사퇴서
조직 개편이 발단이 됐다. 항우연은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발사체연구소’를 새로 설립하고, 누리호 3~6차 발사를 맡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과 100t 액체 로켓엔진 등을 개발하는 ‘차세대발사체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으로 구성된 연구소 조직을 발표했다. 또 15일 최환석 부원장을 발사체연구소 소장에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고 본부장이 그동안 이끌어온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조직이 따로 없는 상태에서 내년 6월까지만 존속한다는 것이다. 간부직 축소와 대부서화 등 기획재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공공기관 생산성ㆍ효율성 제고를 위한 혁신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 조직개편의 배경이라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발사체개발사업본부 내 15개 팀 조직은 폐지돼 상위 부서로 흡수된다.
고정환 본부장은 “250여 명이 근무하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본부장 한 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됐다”면서 “분야별 기술개발을 총괄하는 5명의 부장 전원도 이런 상태로는 업무수행이 불가능하며 해체된 16개 팀 팀장들의 업무도 박탈됐기 때문에 본부장의 직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발사체개발사업본부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누리호 3차 발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기업으로 기술이전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 원장이 사실상 일방적인 통보로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해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누리호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지 불투명해졌다.
고 본부장은 사퇴서 제출에 이어 과기정통부가 21일 개최한 3차 발사를 포함한 '누리호 고도화사업' 착수회의에도 불참했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정부가 항우연에 총 6874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누리화 고도화 사업에 한화로의 기술 이전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이 삐거덕거리고 있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과 4차례 공동 발사하며 로켓 설계·제작·발사 기술을 이전 받기로 했다. 항우연이 국책 연구기관으로 사업화를 직접할 수 없는 만큼 정부 입찰을 통해 한화가 항우연 기술을 이전 받을 기관으로 낙점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열린 누리호 고도화사업 착수회의에 고 본부장과 함께 누리호 개발을 이끈 보직자들이 모두 불참해 누리호 다음 발사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불투명해졌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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