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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리뷰] 삼성전자 메모리 인위적 감산선언, 글로벌 시장에 어떤 영향 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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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지난 4월 7일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의 '인위적인' 감산을 발표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 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던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공식 인정했다. 이런 결정에 이른 배경과 앞으로 이에 따른 글로벌 반도체 시장 영향을 살펴보도록 하자.

 

출처: 삼성전자

 

우선 이번 발표 배경은 급격히 악화된 실적에 있다.  4월 7일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2023년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보다 95.7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가 된 것은 2009년 1분기 5900억원 이후로 14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은 63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수요 둔화에 따른 출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시장 예상보다 악화한 때문이다. 영업 이익 감소폭에 비하면 매출 둔화폭은 적다. 그만큼 이익을 낮춰서 많은 물량을 팔다가 한계에 부딪쳤다는 의미다. 

 

증권가 분석으로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60~70%를 차지하던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측한다. 일부 전문가는 반도체에서 낸 적자를 그나마 다른 부문에서 열심히 메워서 영업이익 전체가 적자가 되는 상황을 피했을 거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출처: 매일경제

 

반도체, 그 가운데서 메모리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몇 년 단위로 호황기와 불황기가 오는데 불황기에 점유율 하위 기업 대부분이 엄청난 적자를 보다가 사업을 접는다. 대만, 일본, 유럽의 메모리 업체들이 이런 과정을 겪으며 시장에서 철수했다. 선두 기업은 오히려 이때 투자를 늘리며 일종의 치킨 게임을 진행한다.

 

충분한 생산능력과 미세공정 능력까지 갖춘 상태로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는 호황기가 오면 투자를 계속한 기업이 천문학적인 이익을 독점한다. 때문에 그런 이익규모에 매력을 느낀 다른 기업이 뛰어들며 시장 진입을 준비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삼성전자가 불황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큰 영업적자를 보는 건 별로 신기한 일이 아니다.

 

 

현재 살아남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가운데 더이상 퇴출될 기업도 없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가진 업체는 2022년 기준으로 1위 삼성전자(46%), 2위 하이닉스(24%), 3위 마이크론(15%)이 전부다. 1위가 퇴출된다는 건 상식적으로 시장 전체가 망하기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는 한때 잠시 상황이 안좋았지만 호황기를 거치며 쌓아놓은 막대한 현금, 설비, 점유율을 통해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3위인 마이크론은 미국 업체인데 미국 첨단무기에 필수적인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 정부로서는 퇴출을 용납하기 어렵다. 

 

따라서 삼성전자로서는 치킨게임을 극한으로 벌려야 할 이유가 없다. SK하이닉스가 퇴출되어 그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정작 그렇게 되면 점유율 60퍼센트에 달하는 엄청난 독과점 기업이 출현하는 셈이다. 세계 각국의 극심한 견제 대상이 되니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번 메모리 감산 이후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현재 메모리 가격은 급락 중으로 D램 고정 거래가는 지난해 초 3.41달러에서 올해 1~3월 1.81달러까지 떨어졌다. 낸드 고정 거래가는 작년 1~5월 4.81달러 수준에서 지난달 3.93달러까지 하락했다. 2분기에도 10~15% 하락할 전망이 나왔는데 이 정도면 생산 원가 이하의 하락 수준이다. 석유 같은 경우는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감산을 결정하자 바로 가격이 치솟기도 한다. 메모리 반도체 역시 가격이 회복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삼성은 이번 인위적 감산에 종전의 기술적 감산까지 합해 메모리 생산량을 총 20% 정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이어간다면 올해 생산량은 1조5000억개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는 5개월 치 수요량이며 고객사 보유 재고도 5개월치로 합계 10개월 정도다. 

 

상당한 여유가 있기에 실공급 부족이 올 우려가 없는 만큼 가격 반등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현재 재고 수준을 고려할 때 최소 6개월은 지나야 할 것으로 본다. 시장가격은 실제 공급부족이 오기 전부터 수급예상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시장 가격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시장 등에서는 이런 예상 때문에 이미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는 등의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출처: 마이크론

 

다만 우려되는 점은 있다. 본래 미국 정부는 인위적인 시장 조절 행위를 매우 싫어하며 특히 외국 기업에게는 이런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시장 상황이 조금 나아진 상황에서도 감산을 유지한다면 독과점 의혹과 함께 공정거래를 위반했다는 경고를 받을 수 있다. 앞서 글로벌 GPU 업체 엔비디아도 지난 분기에 소매 공급을 줄였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며 소매점이 공급 요청을 하지 않았기에 '인위적인' 공급 조절이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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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김우선I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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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선I기자
2023-04-12 07:00
반도체 감산을 하더라도 삼성은 초거대기업이라 큰 타격이 없다고 해도 관련 협력업체들은 어떻게 될 지 걱정되네요.

안병도I기자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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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도I기자
2023-04-12 09:00
네. 협력업체들도 호황기에 쌓아놓은 돈이 있어야 하는데, 중소기업이면 그 특성상 별로 없다고 봐야하니... 뭔가 관련 당국이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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