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리뷰] 요즘 뜨는 전기차 배터리, 어떤 방식이 최종 승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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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최근 주식 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주가 매우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조선산업 등과 더불어 2차전지가 대한민국의 차세대 핵심 수출산업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전기차 등에서 쓰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 시장에서는 대한민국 업체가 커다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매출 현황을 보면 중국업체인 CATL이 34%, BYD가 12%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이 14%, 삼성SDI가 5%, SK온이 7%를 점유했다. 이 밖에 일본의 파나소닉이 10%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중국업체는 점유율은 높지만 아직까지 주로 중국 내수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으며 일본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제휴한 대량납품 물량이 대부분이다. 나머지 시장의 범용 배터리는 한국업체가 대부분 공급하는 중이다.
시장 면에서 보면 세계 배터리 시장은 중국이 전체 판매 실적의 56.4%를 차지하며 1위이며 한국은 25.8%의 점유율로 2위다.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선 한국이 가장 우월한 위치를 갖고 있다. 한국 정부는 한국이 2030년까지 세계 점유율 40%, 5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서 각종 지원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하게 '배터리' 혹은 '2차전지'라고 말해도 실제로는 기술적인 구성물질과 구현 방식의 차이점이 있는 다양한 종류가 경쟁하고 있다. 각 나라의 기술환경, 구매력, 제품 전략과 맞물려 배터리 시장은 각국의 밀고 있는 주력 방식이 서로 다르다. 어떤 방식이 최종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각국의 해당 기업의 흥망이 달려있다. 현재 시장에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3종을 기술적인 면에서 살펴보자.
충전을 해서 쓸 수 있는 배터리(2차 전지)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가장 구형인 납축전지는 지금도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동용 배터리로 쓰이고 있다. 한 세대 전 휴대폰이나 PDA 등에 넣는 충전지로는 니켈수소, 니켈 카드뮴 방식도 종종 사용됐다. 그러나 지금은 작은 크기로 고전압을 낼 수 있고 충방전 특성이 가장 좋은 리튬 계열 배터리가 널리 탑재되는 중이다. 전기차 역시 리튬 배터리(리튬이온, 리튬 폴리머)가 기본이지만 리튬 외에 어떤 물질을 양극재로 넣어 쓰는가 등등에 따라 특성과 제조원가가 다른 여러 배터리 종류가 존재한다.
1. 리튬 삼원계 - 에너지밀도가 높지만 생산비가 비싸다, 한국업체의 주력방식
리튬 전지는 리튬을 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전지다. 3.6~3.8V의 평균전압에, 완충시 4.0~4.25V 전압을 가진다. 기존 NiCd(니켈카드뮴)나 NiMH(니켈수소) 전지보다 큰 전압과 많은 충전 용량을 가졌기에 높은 에너지 밀도라는 장점으로 현재 주류 방식이 됐다.
리튬은 희토류에 준할 정도로 희귀한 원소이지만 리튬 배터리에는 매우 작은 비율만 사용된다. 풍부한 나트륨으로 대치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에너지밀도가 훨씬 낮아지기에 상용화되지 못했다. 과방전과 저충전 방치 등에서 성능 열화가 심하고 보호회로가 잘못되거나 가열 파손 시 폭발 위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확실한 가성비 우위의 제품이 없기에 리튬 배터리를 근본적으로 대체할 방식은 없다.
한국 업체들은 에너지밀도를 높일 고성능에 주력한 리튬 삼원계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삼원계는 양극재로 리튬과 다종의 전이 금속(니켈, 코발트, 망간 등)으로 구성된 산화 화합물을 사용한다. 니켈이 용량특성, 코발트가 수명 특성, 망간이 안정성을, 알루미늄은 출력 특성의 향상을 담당한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NMC(니켈, 망간, 코발트) 양극재를 채택했다. 이 방식은 에너지 용량과 출력면에서 우수하지만 코발트와 니켈의 원가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다. 삼성SDI에서 밀고 있는 양극재는 NCA(니켈, 코발트, 알미늄)인데 이 방식은 NMC 이상으로 밀도를 높일 수 있고 망간보다도 저렴한 알루미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생산비가 약간 저렴하지만 상당히 불안정한 특성이 있다. 최근에는 이 둘을 같이 사용하는 NCMA도 개발 중이다.
2. 리튬 인산철 - 에너지밀도가 약간 낮지만 안정성이 좋고 생산비가 저렴하다, 중국업체의 주력방식
리튬 이외에 인산철을 사용한 방식(LFP) 배터리도 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와 니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생산비가 비교적 저렴하다. 일반 리튬이온 전지보다 폭발, 화재의 위험성이 낮으며 충방전 수명도 3000회 이상으로 길다.
하지만 단점으로는 에너지 밀도가 일반 리튬이온 전지보다는 떨어지며, 평균 전압이 3.2V로 낮다. 완충 부근이나 완방 부근을 제외하곤 전압이 매우 일정하다는 특성이 있다. 출력 안정성을 위한 회로를 만들 때 유리하긴 해도 막상 배터리 제어 면에서도 까다로워진다. 일반 배터리는 전압을 측정해 충전량을 측정하는데 리튬인산철은 그 전압 변화가 너무 완만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납 축전지보다 훨씬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수명 등 여러 면에서 우수한데다 과열시에도 1000℃ 넘게 올라가는 일반 리튬이온 전지와 달리 400℃ 정도까지만 과열되는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생산비도 저렴하므로 단거리 이동용 전기자동차나 전기버스처럼 배터리 탑재 공간이 많은 대형 차량에 주로 사용된다.
삼원계와 달리 완충완방이 아닌 중간 충방전 시에 충전용량 저하가 발생하는 메모리 효과도 있지만 크지는 않다. 어쨌든 생산비가 저렴해서 대량생산과 공급이 용이하기에 삼원계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3. 전고체 배터리 - 에너지 밀도와 생산비 모두를 잡는다, 일본 업체가 기대를 거는 차세대 방식
현재 2차 전지 관련 기술은 발전이 상당히 느린 편이다. 리튬 전지만 해도 양극재 정도만 변할 뿐이며 아직 전해액 방식조차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액체인 이온, 혹은 유동적인 리튬 폴리머 방식까지가 상용화된 제품의 한계였다. 이에 전해액 대신 고체를 사용하는 전고체 (solid state) 전지가 연구되고 있다.
전해액 대신 고체를 사용할 수 있다면 리튬/나트륨 전지의 에너지 저장 밀도를 훨씬 높일 수 있으며, 알카라인 전지를 충전 가능한 2차 전지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생산비 하강과 에너지 밀도 향상을 쉽게 달성할 수 있기에 전고체 배터리는 한차원 높은 차세대 기술로 꼽히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도 2020년대 중후반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특히 2차 전지 시장에서 열세지만 소재 부품 기술력이 살아있는 일본 업계 쪽에서 단숨에 강자의 위치로 오를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집중적으로 연구 중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했으며 ,2025년 전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닛산과 혼다는 2030년 전에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전고체배터리는 같은 공간에 넣어도 서로 섞여서 합선되지 않기에 하나의 패키지에 여러개의 셀을 집어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도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액체 전해질이 아니므로 한겨울 등 저온환경에서도 안정적 성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아직은 개발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전해질이 고체면 전극과 전해질의 밀착성이 떨어져 불연속 계면을 형성하고 내부 저항이 증가해 이온 전달이 방해를 받아 성능이 저하된다. 전해질과 양 극판의 접촉을 최대화하고 접촉면에서의 저항을 최소화해야 하는 기술적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데 아직은 성과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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