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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리뷰] 김만덕객주, 행복한 식사에 제주의 역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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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제주도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을 상대하다보니 점심시간 즈음 비행기가 도착하면 김만덕객주를 자주 찾곤 한다. 공항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제주 또는 한국을 처음 찾는 외국인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길 수 있어서다. 

김만덕객주는 음식을 파는 곳이지만 일반 음식점과는 많이 다르다.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조선시대 거상 김만덕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오픈한 김만덕 객주.

 

조선시대의 거상으로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김만덕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가 7년간의 사업 끝에 지난 2015년 오픈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만덕객주는 김만덕의 공간인 만덕고가 4채(밖거리, 안거리, 정지간, 창고), 손님용 객주 2채(안거리, 밖거리), 주막 2채 등 총 8채의 초가로 구성되어 있다. 주막 2채가 현재 음식을 파는 공간이다. 

입구에 관람동과 주막동이 큼지막하게 표시돼 있어 식사를 마친 후, 혹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관람동을 돌아볼 수 있다.


김만덕객주는 8채의 초가로 구성되어 있다.

 

김만덕은 조선 후기 제주도에서 활동한 여성 상인으로, 1794년 제주에 큰 흉년이 들었을 때 자신의 전 재산을 털어 곡식을 사들인 후 빈민들을 구휼한 인물이다. 당시 그가 살린 백성의 수가 1천명 이상에 달했다 한다. 김만덕의 얘기는 임금인 정조에게도 전달돼 정조는 ‘의녀반수’라는 벼슬도 하사했다 한다. 정조는 소원도 말해보라 했는데, 김만덕의 소원은 두 가지였다. “한양에서 임금님을 뵙고 싶고, 금강산을 보고 싶습니다.” 이는 당시로서는 엄청난 파격이었다. 스물 셋의 나이에 양인의 신분이 되어 객주를 차리기 전까지 김만덕의 신분은 기녀였다. 기녀를 했던 여성이 임금을 알현한다는 건 자체가 가당치 않은 일이었고, 인조 때 실시된 출륙금지령으로 이때는 제주도민 누구도 감히 밖으로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출륙금지령은 1629년(인조 7년)부터 1825년(순조 25년)까지 무려 196년 동안이나 제주도민들의 섬 밖 출입을 막은 정책이다. 

거상 김만덕의 이런 스토리도 흥미로운데, 객주 안으로 들어가면 민속촌이나 박물관에 들어온 느낌이다. 초가마다 용도에 따라 인물이 재현돼 있고, 서민들의 상차림도 있어 옛 제주도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만덕객주 내부

 

김만덕객주 내부

 

주막동에선 명칭 때문인지 막걸리에 어울릴 만한 음식이 많다. 비오는 날 제격일 것 같은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는 식사를 하러 간 거라 김만덕정식과 몇 가지 음식을 주문했다.

몸국, 고사리육개장, 고기국수도 있는데, 외국인들이 맛보는 첫 음식으로는 어떨지 몰라 무난한 메뉴인 김만덕정식을 선택했다. 정식의 주 요리는 제육볶음과 고등어구이 2가지인데, 그래서인지 2인 이상 주문만 가능하다. 정식의 밑반찬은 밥과 국을 빼고 대략 6가지 정도인데, 몇 번 씩이나 리필을 요청할 정도로 맛깔스럽다.

 

김만덕객주의 김만덕정식

 

김만덕정식 외에는 김치전, 해물파전, 도토리묵을 주문해봤다.

메뉴판에 김치전이 ‘강추’로 돼있는데, 지난해 먹어본 기억으로는 딱히 추천할 만한 맛이 아니었어서 살짝 고민이 됐다. 전에는 없던 ‘강추’라는 단어가 붙었으니 일단 주문해본다. 도토리묵을 주문할 때도 잠깐의 논란이 오고 갔다. 우리나라 사람들과 달리 도토리묵은 외국인들에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다. 아예 손도 대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괜찮은 걸’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이 좋아하는 음식은 아닌 듯하다.


4인분의 정식으로 식사를 시작하고 있자니 조금 후 따뜻한 김치전과 해물파전이 나왔다. 

인원이 많아 테이블이 2개로 나뉘니 내온 음식도 반반으로 나눈다.

강추라는 김치전 먼저~~

적당히 잘라 한 입 넣어보는데... 지난해의 그 김치전 맛이 아니다. 

두툼한 돼지고기가 자주 씹혀 김치전 고유의 맛이 떨어졌던 지난해와 달리 김치 고유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전체적으로 맛이 풍부해졌다. 

달라진 맛에 놀라는 모습을 보더니 사장님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작년에 김치전 명인을 찾아가 조르고 졸라서 배워온 거예요~~”

아, 공을 들인 메뉴라 ‘강추’를 큼지막하게 써붙였구나. 


김만덕객주의 강추 메뉴 '김치전'과 해물파전.

 

외국인들에겐 호불호가 갈리는 도토리묵, 그리고 고기국수.

 

김만덕정식 4인분에 김치전, 해물파전, 도토리묵까지, 모든 접시를 싹싹 비울 정도로 모두가 만족스런, 제주에서의 첫 식사였다. 

다음번에 또 가게 된다면 몸국과 고사리육개장을 꼭 맛봐야겠다. 

 

Tip. 식사 후 시간 여유가 있다면 김만덕객주 맞은편에 위치한 김만덕 기념관에도 들려볼 것을 추천한다. 김만덕의 역사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볼 수 있다.


[식당정보]

상호 : 김만덕객주 

주소 : 제주 제주시 임항로68 

메뉴 : 김만덕정정식 12000원, 몸국 9000원, 김치전 18000원, 비빔밥 8000원

영업시간 : 11:00~22:00 (매주 월요일 휴무/브레이크타임 없음)

전화 : 064-727-8800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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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황충호l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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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충호l기자
2024-07-10 08:45
왠지 막걸리를 마셔야 할 것 같은 그런 식당이네요.

라라I리뷰어님의 댓글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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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I리뷰어
2024-07-13 15:07
비오는 날 막걸리가 어울리는 곳이에요~~ ㅎㅎ
근데 정식도 괘안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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