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칼럼] 북경 작장면 vs. 인천 짜장면 뭐가 더 맛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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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윤지상(수시로) 기자] 유튜브에서 썬킴의 음식 유래에 대한 영상을 보다 짜장면 이야기가 나왔다. 해당 영상에서 썬킴은 중국 본토에서 먹은 작장면은 우리 짜장면과 완전히 달랐다고 했다. 거기까지는 맞는 말이다. 그런데 중국 본토 작장면이 엄청나게 짜고 맛이 없다고 표현했는데 내가 경험했던 것과 좀 달랐다. 개인 차이는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의 경험에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개인적인 경험으로 중국 작장면 나는 맛있게 먹었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몇몇 사람이 댓글 공격을 해왔다. 아마 나를 중국 신봉자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조금 아쉬운 상황이었다. 물론 내가 틀릴 수도 있으니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는 의미에서 작장면과 짜장면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게 되었다.
모든 짜장면의 조상, 중국 작장면(炸醬麵, 자장몐)
짜장면의 원조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 작장면은 면 위에 장을 올려 먹는 방식의 면 요리다. 볶은 면장을 올려 먹고 색상은 된장에 가깝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좀 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의 비율과 작장면에 들어가는 다양한 토핑과의 조합으로 덜 짜게도 더 짜게도 느낄 수 있을 듯싶다. 또한 장 만드는 집에 따라 더 짜기도, 덜 짜기도 할 수는 있을 듯하다.
한국 짜장에는 기름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는 데 반해 중국의 작장면은 그냥 볶는 정도여서 우리 짜장면보다는 퍽퍽해서 마치 걸쭉한 막장에 비벼 먹는 느낌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런 장 위에 각종 야채를 넣고 비벼 먹는 스타일인데 조금 퍽퍽하게 비벼지는 이유는 기름을 거의 넣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가 경험했던 작장면은 북경 작장면이었는데, 걱정스러운 비주얼에 비해 담백한 맛이 굉장히 뛰어나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무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의 일이다. 중국은 지역별로 작장면의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중국인이 한국에 와서 짜장면을 먹고는 이제 무슨 작장면이냐고 놀랐다는 이야기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어떤 음식이든 그것을 받아들이는 지역에서 자체적인 특징이 가미되기 마련. 우리 김치가 일본으로 건너가 달콤한 기무치로 바뀐 것을 먹으며 우리는 솔직히 그걸 김치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아마 무슨 느낌인지알 듯하다. 그런 의미로 보면 우리 짜장면은 작장면에서 유래한 우리 고유의 음식임이 분명하다.
식용유로 볶는 춘장, 인천이 고향인 한국 짜장면
1880년 임오군란을 진압하기 위해 파견된 청나라 군대 때문에 인천항에는 화교 커뮤니티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곳에서 1890년 산둥성의 가정식 작장면을 인천항에서 일하는 중국인 부두 노동자들에게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 짜장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 화교 커뮤니티가 커지고 자리를 잡으면서 인천에는 많은 중국요리집이 생겼고 한국식 짜장면은 중국요리집의 메인 메뉴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본토에서 수타면 기술자를 데려와 수타면이 보급되기 시작했고 점점 한국인의 입 맛에 맞게 레시피가 바뀌었는데 기름과 양파 등의 야채, 고기 등을 넣고 끓여 내듯 볶아내는 짜장이 등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춘장의 짠맛을 상쇄하고 감칠맛을 내기 위해 MSG가 첨가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한국 짜장면에서는 짠맛보다는 감칠맛이 더하지만, 실제로는 짜장면의 염도는 하루 권장 나트륨 섭취량인 2,000mg을 훌쩍 넘어선 2,392mg에 이른다. 원래 짜장면도 짠 음식이지만 MSG로 그 짠맛을 덮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짜장면을 먹고 나면 물을 많이 찾게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한국식 짜장면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면 요리 중 하나의 자리를 분명하게 차지하고 있다. 냉면, 잔치국수, 밀면, 메밀면 등 다양한 면 요리 중에서 단연 짜장면은 상위에 속하는 우리의 영혼을 담은 음식 중 하나다. 중국 작장면이 맛있냐? 아니면 우리 짜장면이 맛있냐는 것은 글을 정리하다 보니 의미가 없는 일이 되었다. 누구에게는 한 그릇의 어떤 음식도 소중하고 맛날 수 있기에 평가는 각자의 몫에 돌리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susir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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